한참 읽을 생각을 해왔던 책을 읽은 뒤 그 기대때문에 아쉬울 때가 있다. `건지 감자껍질파이 북클럽`은 조금은 예상과 달랐고 그만큼 만족스러웠다.

2차 세계대전 독일군의 점령 아래에 있던 영국 채널제도의 작은 섬 건지가 소설의 주무대이다. 어두운 분위기를 생각했지만 소설은 재미있고 유쾌했다.

런던에 사는 작가 줄리엣은 전쟁과 관련된 책으로 유명세를 얻고 있다. 그녀가 읽던 책 한 권이 건지섬의 도시에게 흘러가고 그는 그녀에게 편지를 쓴다. 도시는 편지를 통해 줄리엣에게 건지 감자껍질파이 클럽에 대해 이야기하고 그녀는 매료된다. 건지 섬 북클럽 멤버들과도 서신을 주고받던 그녀는 어느새 건지섬으로 떠난다.

건지 섬에서 그녀는 런던의 시드니, 스코틀랜드의 소피들에게 편지를 부친다. 건지 섬에서의 경험과 삶, 그녀가 쓰게 될 책에 대한 이야기들을 한다.

독일군이 점령한 건지 섬은 피폐했고 북클럽의 시작을 만든 엘리자베스는 수용소로 끌려가 부고를 전한다. 많은 이들의 죽음과 건물의 붕괴, 배고픔 속에서도 건지 섬의 주민들은 감자껍질파이 북클럽을 통해 뭉친다. 돼지고기먹기에서 비롯된 북클럽은 책은 매개일 뿐 사람들은 통해 서로에게 위안이 된다.

건지 섬에서 줄리엣은 딸 킷과 사랑하는 남자 도시를 얻는다. 애번, 아멜리아, 엘리, 이솔라... 사랑스러운 건지 섬의 사람들은 책을 읽으며 미소를 머금게 한다. 이 소설 전반에 사랑스러움이 깔려있다. 수많은 편지들만으로 이루어진 이 소설은 다른 서간형식 글들을 읽을 때 비교하게 될 것 같다.

점점 익숙함을 느끼다가 마지막 이솔라의 탐정 수첩까지 버라이어티하다. 이솔라 할머니의 비스킷 통에서 발견된 오스카 와일드의 편지 8통까지 말이다.

작가님의 유작이라 아쉽고 책 속에서 소개된 많은 책들이 남아있어 반갑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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