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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이 - 심윤경 장편소설
심윤경 지음 / 한겨레출판 / 2019년 1월
평점 :
나의 아름다운 정원도 가슴을 울리는 글이었는데 설이도 마찬가지다.
나도 탐정이 되고싶다.
내인생도 분실물투성이었다. 뭔지 몰라도 잃어버린 무언가를 찾아 헤매야 하는 내 운명에 대한 자각. 자각도 없이 때로는 무언가를 하염없이 찾고, 때모르는 열정을 불태우며 비어있는 부분을 채우려 애썼다. 지금도 마찬가지고. 하지만 모든 사람들이 그러고 있는 것을 안다. 내가 별나게 불행하지도, 슬프지도 않다는 것도 안다.
화장에 대한 다양한 의미들을 안다. 화장한다고 이 세계의 질서에 복종하는 것도 아니며, 불량학생이 아니며, 아이답지 않은 것이 아니라는 것을 설이를 통해 본다.
내가 곽은태선생님같은 거짓말을 하고있지는 않는지 늘 두렵다. 그 두려운 마음을 잊지 않으려고 한다. 나도 모르게 곽은태선생님같은 태도를 자식에게 취할 때가 많기 때문이다. 왜 감사하질 못해. 니가 얼마나 많은 것을 누리고 있는데. 나는 그러지를 못하고 자랐는데 너는 왜 가진것에 감사하지 못해. 같은 말도 안되는 논리를 어른의 권력으로 밀어부쳤다.
삶에 쫓겨 많은 거짓말을 하며 어른으로서만 살아가는 삶에서 설이가 나에게 콜론을 찍어주며 되짚어 보라 한다.
독서토론 중에 내 스스로 던진 질문에 혼자 곰곰이 생각해보았다.
인간은 너무나도 불완전하며, 자식으로 인해 철없고 악한 부분들이 개선된다면, 자식은 무슨 죄가 있냐고. 자식이 한 개인의 성장 발판이 될 수 있냐고. 인간이 인간의 도구가 될 수 있는거냐고.
나름대로 내린 결론은, 인간은 상호작용하는 존재이며, 자식에게 내가 다가 아니며, 모든것이 좋거나 모든것이 나쁠 수 없으며, 우리가 자식에게 빚지면서 내 자신을 바르게 세워 가듯이 우리의 자식들 또한 그 다음 세대들에게 빚지며 살아갈 것이라는 것이다. 자식을 낳든 안 낳든, 우리는 우리보다 약한 자들과 어린 자들에게 빚지며 살고 있다는 것을 잊으면 안 된다. 동물들, 어린 자들, 노인들... 우리보다 약한 자가 있다는 것은 우리를 깨닫게 하며, 내 자신 또한 그들에 속한다는 것을 알게 하고, 나 혼자 잘나 이 세상을 살아갈 수 없다는 것 또한 깨닫게 한다.
설이.
세상에서 가장 약하게 태어나
많은 사람을 깨닫게하고
너 스스로도 깨달으며 사는 모든 존재의 통칭.
나도 한 사람의 설이로서
설이의 몫을 다하며 살아가고 싶다.
감사를 생각하는 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