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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운 날엔 사랑을 지어 먹어야겠다 - 엄마의 밥상에서 내가 배운 것들
류예지 지음 / 책과이음 / 2024년 8월
평점 :

누구나 음식과 관련된 사연 하나쯤은 있을거라 생각한다. 나 또한 특정 음식을 보면 엄마가 생각날때가 있다. 결혼을 하고 아이를 낳고 엄마 음식을 먹는 날보다 내 손으로 해 먹는 날이 많음에도 여전히 엄마 음식이 더 맛있고 그립다. 이 책을 읽으면서 더욱 그랬다. 늘 부엌에서 바삐 혼자 밥상을 차리던 엄마의 모습이 생각나는 그런 책이였다. 이 책은 류예지 작가의 소박하지만 정성스러운 음식에 얽힌 추억이 담긴 책이다. 밥상 하나에 담긴 작가의 추억을 읽으며 나 또한 어린시절을 추억해보았다.

이 책에는 낯선 이름의 향토색 가득한 지역 음식과 어린시절 많이 먹었던 평범했지만 이젠 평범하지 않은 음식이 나온다. 책을 읽고 있다보면 작가의 어린시절 식사시간이 훤하게 그려진다. 할머니의 대한 기억을 나새이콩가루국으로 떠올린다. 왠지 모르게 나도 눈물이 찔끔났다. 일평생 육식을 못한 할머니가 온 가족과 먹을 수 있었던 음식, 나새이콩가루국. 엄마의 조그마한 빈자리를 채워주셨던 할머니, 그런 할머니가 만들어주신 나새이콩가루국은 어린시절 맛있다고 생각못했지만 커서는 다른 맛으로 다가온다. 할머니에 대한 첫기억과 끝기억. 그 기억과 관련된 음식이였다.

정구지는 물만 줘도 잘 자라는 생존력 좋은 식물이라고 한다. 엄마는 이것저것 텃밭에 심었는데, 그 중 하나가 정구지였다. 상하이에 사는 큰언니 집에도 엄마는 정구지라는 흔적을 남기고 갔다. 몇 년 전일이지만 강인한 생명력으로 정구지는 계속 자라고 있었다. 엄마의 사랑처럼 불쑥불쑥 자꾸만 자란다. 나도 엄마와 떨어져 타지에 살고 있는데, 엄마가 잠시 왔다가면 엄마의 흔적이 이리저리 많이 남겨져 있다. 그리고 그때 맛보았던 음식도 좀처럼 맛이 없어지지 않는다. 책을 읽다보니 우리 엄마의 음식이 너무 먹고 싶어졌다.

이렇듯 이 책은 음식과 추억이 담긴 책이다. 나의 추억이 아님에도 괜히 마음이 먹먹해지고 살짝 웃음이 지어졌다. 각자 맛 본 음식은 다를지라도 가족에 대한 사랑은 같기 때문인거 같다. 마음이 따스해지는 그런 책, 점점 추워지는 날씨에 따스함이 느껴지는 책이었다.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 받아 직접 읽고 작성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