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사랑이야
서경 박신우 지음 / 봄출판사(봄미디어) / 2016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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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작품 소개


키워드
현대로맨스/오피스로맨스/로맨틱코미디/잔잔달달물/재회물/순정남/다정남/상처남녀



등장인물
남주_윤태경(34)
라인코리아 관리부 총괄팀장으로 부임했다. 9년 전, 그의 형 대신 나간 멘토 프로그램에서 예서와 만났다. 그녀는 전혀 기억하지 못하지만, 그는 기억하고 있는 추억을 떠올리며 오랜만의 재회가 반가웠다. 하지만 9년 전, 심적으로 복잡한 일을 겪으며 유학 결심에 한국을 떴다가 다시 돌아왔다. 그리고, 첫사랑 그녀를 만났다.

"오랜만에 봐서 반갑다. 그리고 예쁘게 잘컸네."


여주_송예서(28)
인사팀 주임, 9년만에 만난 첫사랑 오빠가 소속팀 팀장으로 발령받아 왔다. 상사로 모셔야 할 일 때문에 복잡한데, 그 와중에 9년 전 자신의 마음을 헤집어 놓고는 갑자기 사라졌던 그가 생판 다른 이름으로 나타난 점까지, 머릿속에 복잡한게 한두가지가 아니다. 그런 마음을 아는지 모르는지, 9년 만에 나타나 또 다시 맘을 들쑤셔대서 여간 머리 아픈게 아니다!!

"누구세요?"
당신, 누구야. 윤기태? 윤태경?



 2  줄거리


9년 만에 재회한 첫사랑은
아련한 기억을 다시 붙잡고 싶을 만큼
더욱 남자답게 변해 있었다.

팀장이라는 직책을 달고, 조만간 결혼을 한다는 소문과 함께.

**

"장난하지 말고, 오랜만에 봐서 반갑다. 그리고 예쁘게 잘컸네."

새로 팀장님이 부임하러 오는 날, 예서는 '첫사랑 오빠'의 결혼 소식에 멍때리다가 그만 치마에 커피를 쏟아붓고 말았다. 그리고 급하게 들어간 옷가게에서 예상 외의 남자와 조우했다.

바로 예서의 첫사랑이자, 첫사랑과 결혼한다는, 그 오빠.
아직도 자신을 아이 취급하는 듯한 태도와, 9년 전 다소 아픈 기억을 끄집어 내는 첫사랑의 얼굴에 예서는 일단 모르쇠로 일관했다.

그러나, 바로 곧이어 뜨억할 일이 이어지니, 바로 새로 온 팀장이라며, 그 오빠가 걸어오고 있는 것이 아닌가.


"윤태경입니다. 이건 아까 놓고 가신 재킷."
"감사합니다. 아, 처음 뵙겠습니다. 송예서 입니다."
"처음 본 건 아닐 텐데요."

능글맞게 받아치며, 자신을 상사이자 '태경'이라는 이름으로 소개하는 남자 때문에 또 다시 머리 속은 과부하가 걸린다. 같은 얼굴, 다른 이름. 분명 그녀가 9년 전 만났던 사람은 '태경'이 맞는데, 그때 그 사람의 이름은 '태경'이 아니었다.

하지만 그 고민도 잠시 초등학교 남학생 마냥, 자신을 기억하지 못한 척한 예서를 향한 윤팀장의 소소한 갑질이 시작되니! 첫날부터 메밀 알레르기가 있던 예서를 위한 메밀 국수집 점심을, 고마움에 저녁 약속을 묻는 예서를 향해 '야근'하자고 채근하기.
결국 예서는 피하는게 답이겠거니 싶었다.

그러나, 사내 약간의 불미스러운 사건이 터진 직후, 팀장 직권 카드로 예서는 태경의 방에서 개인 비서처럼 업무를 보게 되는데, 이 팀장님, 아니 이 오빠. 사람 헛갈리게 만드는 재주가 너무 탁월하다!!

  
"팀장님, 진짜 이상한 거 알아요?" 


"아뇨, 이상해요?"


"네, 팀장님께서 자꾸 그러니까....

 제 입으로 말하기도 민망한데 혹시나 절 좋아하시는 거 아닐까 하는 그런 착각이 들어요.

 ...... 그러니까 팀장님께서 조심해 주셨으면 좋겠어요."

조심하라니, 이제야 네가 알아줬는데.

"착각 아니야."


볼 근처에 닿을 듯 말 듯 아슬아슬한 거리에서 그가 속삭였다.

"네가 좋다고, 송예서."



  리뷰

역시 첫사랑이 주는 힘은 위대하다.

'첫사랑'
그 단어 하나만으로도 가슴이 괜히 설레고, 그 사람이 떠오르기 시작하면, 걷잡을 수 없이 과거 그 시간으로 거슬러 올라가 있기 때문이다.

나는 왜 그 사람이 좋았더라.
막상 큰 계기는 없는데 그냥 그 사람이라서 좋았다. 이상하게 내가 가는 길에 그 사람이 우연히 눈에 밟혔고, 내가 원하던 이상형대로 항상 멋진 모습이었던 기억이 남아 있었기 때문인지. 항상 내게 '첫사랑 그분'은 다소 미화된 상태로 나의 이상형의 남자로 추억 속 사진첩처럼 남겨지게 되었다.

여기에도 9년 전, 첫사랑을 못 잊고, 가슴에 품었던 두 남녀가 있었다. 태경과, 예서.
9년 전, 멘토-멘티 프로그램을 통해서 만났던 두 사람이, 약간의 엇갈림으로 서로 오해를 남긴채 헤어졌다가 다시 재회해서 풀어나가는 이야기이다.



(오늘도 말이 막 길어지는 것 같아 축약하면)
9년 전 첫사랑 두 남녀가 회사에서 상사와 부하직원으로 재회해서 과거 오해를 풀고 사랑을 확인하고 키워나가는 이야기다. 전반적으로 잔잔달달하고 코믹요소가 가볍게 깔려있어서 즐거운 분위기 적당한 설렘을 즐길 수 있었다.
<그여름 나는>이나 <다정한 거리>처럼 중간 중간 과거와 현재를 오가는 전개로 이어져서 과거 이야기에 남주의 순정
이 설핏 설핏 보이는게 또 심쿵 포인트였다.
다만, 큰 갈등은 없어서, 그걸 주로 보는 사람들은 살짝 심심할 수도? 삼각 전개로 갈 듯 싶었으나 심심하게 풀리며 악조도 (있을듯 하다) 없었고
, 남주 태경의 새어머니가 조금 여기저기 상처를 많이 주어대서 화가 났지만, 태경이 크게 경고하고 깨갱하고, 결국 두 사람의 해피엔딩을 맞이하는 그런 이야기였다! 
 

**

첫사랑이 주는 아련함 때문에 살짝 감성에 젖었는데, 실제 책의 전반적인 내용은 잔잔-로코-달달 느낌의 글이었다.


첫사랑과의 재회를 예쁘고 재밌게 그려준 이야기
나도, 첫사랑과 재회한 적이 있었다. 바로 작년, 시험치러 서울 올라갔던 날! 무려 쌩얼로. 그 넓디 넓은 서울 땅에서 또 만났다고만 하면, 엄청난 인연같고 감동인데, 나는 시험치러 왔던 상황. 더 이상 선크림으로 밝아지지 않는 피부에 그나마 희망이라면 아이브로우 한 획은 신의 한수였다. 
그리고 두 번째 재회는 졸업식날, 거의 신부 화장처럼 풀메이크업으로 가서 만났으나. 되려 못 알아보았다. 아. 내 첫사랑과의 감동적인 재회여. 안녕.

생각보다 현실은 쥐구멍에 숨고 싶은 일들이 더 많았던 것 같다. <건축학 개론>을 보지는 않았지만, 첫사랑과의 재회가 주는 이상적인 그림이란 것이 있는데.

음, <늑대의 유혹>처럼 빗속에 우산 속으로 뛰어드는 재회도 심쿵하지만, 현실과 너무 머니 패쓰하고. 적어도 좀 '정상적인' 상태일 때, '어머?'하며 '오빠?'하고 마주칠 수 있는 거 아니야?.... 싶어왔는데.

역시 이 작품은 그런 첫사랑의 재회를 조금은 그래도 충족시켜 주어서 좋았다.

"예쁘게 잘컸네."
..... 잘컷대... 그것도 예쁘게...... !!!!


알아보기나하면 다행일텐데, 예쁘게 잘컸다고 한다. 립서비스로라도 듣고 싶은 말인데 순도 100% 진심을 담아 한 말이니, 뭇 처자 마음 얼마나 떨렸는지. 게다가 외꺼풀에 눈에 힘을 주면 생기는 쌍꺼풀. 옴마. 정말, 나도 첫사랑 오빠가 떠올라서 그 페이지를 읽는데 괜히 가슴이 쿵쿵 떨려왔다.

한편, 9년 전 아픈 기억 때문에, 풋풋하던 첫사랑이 한켠이 어둡게 바래졌던 예서는 첫사랑과의 재회가 마냥 반가울 수만은 없었다. 하지만 오해는 풀고 싶어서 9년 전 전말에 대해 들으려고 타이밍만 재고, 둘이 서로 타이밍만 재서 어떻게 일이 풀리지 풀리지 싶었는데.

그래도 예서가 아주 눈치가 없어서 다행이었다. 너무 다정하게 바라보는데 그 눈빛을 어찌 감당하리오. 확실히 말하는데, 이 남자 이때다 싶어. 본심을 고백한다.
그리고 드디어 두 사람의 '진짜 재회'가 이뤄진다.


재력있고 능력있고, 인간미도 있는 귀여운 순정남 태경
(역시 나는 남주 편애자다. 껄껄. 남주 소개에는 수식어 연발)


사실 태경이 예서를 처음 본 것은 조금 더 거슬러 올라간다. 첫 만남 이야기가 소소하게 그려지는데, 무튼 나는 요런 오랜 인연이라는 소재를 참으로 좋아해서, 더 꺄꺄 거리면서 읽었던 것 같다.
그런데 읽으면서 도대체 왜 내 주변에는, 우리 동네에는 이런 오빠들이 없었던 걸까. 현실과의 괴리에서 눈에 땀이 찰뿐.
근데 또 내 직장 상사로 온단다. 사귀고나서는 지갑을 던지고 카도 한도 시험해보라는 남자라니. 직권으로 사심채우는 남자라니. 이런 갑질이라면 땡큐다.

근데 이 사람 주사가 너무 웃겨서ㅋㅋㅋㅋㅋ꼭 안 취하고 강할 것 같은데, 주사가 너무 귀엽다. ㅋㅋㅋㅋㅋㅋ




되게 사내 완벽한 인기남인데 여주 앞에서만 이렇게 조금씩 모자란 모습 보이면 난 또 이게 좋아서, 되게 혼자 깔깔 거리면서 읽은 기억이 났다.

그리고 이 남자, 에너자이저다..../////


 

 


(통의 정체는 각자의 상상에 맡기는 것으로...)


과거와 현재의 교차가 주는 향수, 두근거림
책을 읽다보면 가끔 과거와 현재의 이야기를 오가면서 이야기가 전개되는데, 그때마다 이 남자의 사랑이 그때부터 시작되었고, 사소한 행동 하나하나에 의미와 마음이 담겨있었다고 생각하니 그게 또 설레였다.

특히나 오빠에 대한 환상이 컸던 나였던지라, 고등학생 때, 괜히 졸업한 대학생 오빠들이 가끔 학교를 찾아오면 뭐가 그렇게 두근 거렸던지. 무튼 그 설렘까지 떠올라서 즐거웠다. 회상 속 태경의 나이가 지금 내 나이랑 갑이라고 생각하니 조금 소름...이었지만.


전반적으로는 잔잔달달 전개, 사이사이 로코, 큰 갈등은 no
기본적으로 잔잔달달물을 좋아하는 독자들이라면 편하게 읽을 것 같고, 중간중간 가미된 로코같은 느낌의 이야기에 더한 즐거움을 발견할 수 있을 것 같다. 

다만 전반적으로 큰 갈등이 없어서, 갈등이 없는 이야기를 심심하게 생각하는 사람들에게는 살짝 루즈한 감이 있지 않을까 싶기도하다.

확실히 요 이야기는 첫사랑의 재회가 어떻게 풀려나가는지가 포인트이기 때문에, 두 사람에게 포인트를 두고, 잡은 물고기인 예서에게 계속 밥먹이는 태경의 모습을 보는 재미로 봐야할 듯 싶다.

 
기타/마무리
이거이거 가독성이 높아서 거의 두 시간만에 읽었던 기억이 난다. 
내가 좋아하는 소재라서였을까. 첫사랑의 이야기는 현실에서는 이뤄지기 힘들다는 말 때문인지, 첫사랑에 대한 이상한 환상과 아련함이 있어서, 괜히 '첫사랑'이 소재면 일단 기본 점수를 주고 나는 읽는 편이긴하다.

아, 진짜 이 소설 속에 들어가보고 싶은 느낌이 들 정도로, 이런 오빠 내 추억 속에 없나 괜히 푸념만 늘어놓게 생겼다. 음, 근데 약간 사내 연애라기보다 오피스 배경에 캠퍼스 커플 같은 느낌이 들어서 나는 더 두근거렸다는. 살짝 단편 로코 드라마 느낌도 나고.

태경이 얼굴에 자꾸 <닥터스> 홍쌤이 떠오르고!!!............
거기 둘도 좀 한소리 듣는 연애고자였는데, 요기도 예서가 이성 친구 준성이 흑심 품는 거 알아채도 못하고, 그래도 눈치는 좀 있어서 대들긴 했다만, 왜들 애들 연애하는 듯이 귀엽던지. 

물론, 태경이는 약간 계략남이긴 했는데, 아아 막 예상치 못한 전개에 질투도하고, 예서가 벌이려던 일 이용이나 해먹으려하곸ㅋㅋㅋ 뭔가 은근 유치한데 귀여우니 그냥 봐준다.(?)


무튼 오랜만에 첫사랑이 주는 애틋함, 아련, 설렘 등에 대해서 떠오르게 해준 고마운 책이었다. 읽는 내내 나는 개그코드가 특이한가 싶을 정도로 엄청 낄낄 깔깔 껄껄거리면서 읽었는데, 조만간 다시 읽어봐야겠다.

음, 그리고 다 읽고나서 문득 든 생각은, 나도 누군가의 첫사랑이었을까. 하는 그런 생각.
하얀 얼굴에 긴 생머리 흩날리는 그런 소녀소녀한 이미지는 아니었고, 지금도 아니지만.
나도 누군가의 그런 추억 한켠에 남아 있을까.
그냥 문득 그런 생각이 드는 책이었다.



  

박신우,첫사랑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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