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연 : 나를 깨우는 짧고 깊은 생각
배철현 지음 / 21세기북스 / 2016년 7월
평점 :
구판절판


 

심연_배철연
출판사_21세기북스


 1  작품 소개


"당신의 마음 속 깊은 곳을 본 적이 있는가!
-후회없는 오늘을 살기위한 28개의 아포리즘-


책은 총 4부로 구성되어 있다.
배철현 교수가 정리한 자기 성찰의 4단계인 '고독, 관조, 자각, 용기'라는 큰 주제를 중심으로 한번 묶이고, 그 아래로 총 28가지 그와 관련된 28개의 아포리즘이 나열되어 있다.


1부 고독, 혼자만의 시간 갖기
순간, 생각, 현관, 인내, 침묵, 실패, 동굴로 구성되어 있는 1부에서는 자신의 내면을 바라 볼 '혼자만의 시간'을 갖는 것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여기서 언급하는 고독은 정말 사회에서 동떨어져서 외톨이로 남아있는 상태를 의미하는 것이 아니다.

잠시 속세, 자신이 살고 있던 삶과 시간에서 나를 분리해 자신의 깊숙한 내면을 성찰하는 시간인 것이다. 이 고독의 시간 동안 자신만의 의미있는 순간을 포착해 자신의 길을 찾아내고, 심연의 소리에 귀를 기울이며, 그곳에서 우러나오는 나의 유일한 임무를 찾아내는 것이다. 
이 소중한 시간을 통해, 우리는 개개인 주체별로 가지고 있는 본연의 임무를 찾기 위한 여정의 시작을 준비하게된다. 


2부 관조, 있는 그대로의 나를 발견하기
묵상, 단절, 숭고, 사유, 관찰, 오만, 심연으로 구성되어 있는 2부는, 우리는 얼마나 스스로를 돌아보며 살고 있었는지를 반추할 수 있는 메시지던져준다.
 
이 장에서 우리는 이 넓디 넓은 광할한 우주에서 우리가 맡은 배역이 무엇인지 물어본다.

나를 돌아보는 시간을 충분히 가지고 있었는지, 주체적인 삶이 아닌 그저 습관적으로 해오던 삶 속에서 매너리즘에 빠져있었던 것은 아닌지. 혹은 현재 상황에 안주하며, 현재 누리는 것들을 스스로의 성취라고 생각하고 오만에 빠져 멈춰있는 것은 아닌지를 끊임없이 묻고 있다.

그래서, 관찰의 진정한 의미를 일깨워주고 자신만의 '심연'을 보고 있는지를 마지막으로 묻고 있다.


3부 자각, 비로소 찾아오는 깨달음의 순간
괴물, 임시 치아, 가면, 갈림길, 멘토, 진부, 자립으로 구성되어있는 3부는 이제 자신의 내면을 직면하고, 내 길을 나아가기 직전에서 필요한 이야기들을 들려준다.
 
이 장에서 우리를 앞으로 나아가지 못하도록 막고 있던 과거의 자신에 대해 마주해보라는 메시지를 받는다. 지금까지 주어진 환경이 전부라고 믿어왔던 지난 날의 편협한, 진부한 사고의 틀을 깨고 더 넓은 세상을 향해서 나아가는 것이다. 오롯이 자신의 고유한 삶을 그리면서.


4부 용기, 자기다운 삶을 향한 첫걸음
몫, 열정, 믿음, 아우라, 착함, 옳음, 빛의 축제로 구성된 마지막 장은 자신이 해야할 일을 깨닫고 이를 개시하기 위한 첫걸음에 대한 이야기를 한다.

진정한 자신의 이야기는 타인이 만들어 놓은 우주 창주 신화나 종교의 교리보다 훨씬 숭고하다고 이야기한다. 사회가 만들어 놓은 틀과 강요 속에서 살던 수동적인 삶에서 벗어나, 숱한 성공과 실패 사이에서도 매순간 자기 확신과 그 확신을 지켜내는 인내를 겪으며 사는 삶.
이러한 가치들을 일러주며, 주체적인 삶의 숭고함을 일깨워준다.

아울러, 이를 실천하기 위해 필요한 자신의 노력과 함께 부가적인 것들에 대한 조언(교육, 멘토) 등에 대해서도 이야기하며 이 장은 마무리 된다.



 2  리뷰

사실 책은 수령하자 마자 그 주에 다 읽어버리기는 했다. 초반에 몇 장을 제외하고는 생각보다 술술 읽혀서, 틈나는 대로 마구마구 읽었던 기억이 난다.
 
일단 앞서 소개한 것처럼 '자기 성찰'을 위한 배철현 교수의 메시지가 담긴 작품이다. 나를 바라보고, 나를 발견하고, 나를 깨닫고, 나다운 삶을 만들자는 28장의 메시지들.

'나를 깨우는 짧고 깊은 생각'이라는 소제목을 따라, 책을 읽는 동안 지금까지 살아온 시간을 자연스레 반추해보았다짧으면 짧고 길면 나름 길다고 느꼈던 스물 다섯해. 그 시간을 되새겨보고 나는 어떤 삶을 살아왔나를 돌아보는 시간을 가질 수 있는 계기가 되었던 것 같다.

그리고 그간 어떻게 사는 삶이 의미 있는 삶일까를 한창 고민하던 시기였던지라, 이 책이 주는 문장 하나하나가 모두 인상적이어서 책을 놓기가 힘들었던 것 같다. 한 장 한 장을 넘기면 그때마다 공감되고 감동적인 말들이 이어졌으니 말이다.

특히 좋았던 점은, '이렇게 살아라, 살아야한다.'식의 자기계발서가 아니라, '이런 삶은 어떻겠니?'하며 내가 스스로 고민할 수 있는 메시지를 던져주는 작품이라 더욱 잘 읽히고 좋았던 것 같다.

게다가, 28가지 메시지 속에 구성된 단어의 어원들과 역사 속 이야기들 모두 공감되고 그 속에 함의된 내용들을 함께 의미하는 것도 신선하고 흥미로워서 지루할 틈이 없었던 것 같다. 다만 좋은 이야기가 너무 많아서 되려 다 머릿속에 넣으려니 과부하가 걸렸달까.


물론, 그 와중에도 인상적이었던 몇 이야기들이 있었다.
먼저, 1부에서 '생각'이라는 파트였다. '천재'에 대한 작가의 생각이 담긴 장이었는데,

'천재란 자신만의 고유한 생각이 있다는 것을 믿고, 그것을 지속적으로 찾는 사람이다. 그리고 찾아낸 그것을 소중히 여기며 일생 동안 묵묵히 실천하는 사람이다.'-p.28

나는 이 말이 참 인상적이었다. 천재와 바보는 종이 한 장 차이라고 하는 말도 있고. 또, 어느 정도 노력으로 뇌를 훈련하고 발달시킬 수는 있으나, 천재는 일정부분 타고난다는 말이 많지 않은가.
하지만, 그럼에도 나는 저 문장이 공감되고, 믿고 싶어졌다. 주변에서 탁월한 선택을 하는 사람들 중에 막상 '타고난 천재'는 얼마 없었던 것 같다. 머리 좋은 사람들이 있기는 하겠지만 그마저도 본인이 어느 정도 자신이 선택한 분야에 꾸준히 몰입하고, 연구하던 사람들이었던 것 같았기 때문이었다.
 
그리고 또, 바로 몇 장 뒤에 이어지던 문장.

"내가 축하해야 할 대상은 나와 무관한 신이나 이데올로기가 아니다. 바로 나 자신이다. 자신의 생각을 가장 소중히 여기고, 자신의 심연에서 우러나오는 나만의 유일한 임무를 찾아내는 자가 가장 행복한 사람이다." - p.33

요즘 많이 생각하던 내용이라 인상적이었고, 지극히 개인적으로는, 어쩌면 이 책 내내 말하고 싶은 이야기가 함축된 문장이 아닐까하는 생각이 드는 문장이었기 때문이다.

지금까지 얼마나 자신을 존중하며, 내가 살고 싶은 삶을 살아왔는지를 성찰하게 만들어 준 문장이었기 때문이었다. 어쩌면 나는 반은 행복하고 반은 불행하다 여기며 살아오지 않았나 하는 생각도 들었다.

중간 중간에, 분명 이 일이 하고 싶은데, '이걸로 먹고 살 수 있겠어? 현실을 직시해, 너가 어린애야?'하면서, '가야할 길' 혹은 '정도'라고 속단해버린 틀에서 벗어난 생각들을 무던히도 죽여왔던 것 같다.

그렇게 살아오니 남들과 똑같은 옷을 입고 똑같은 문제집을 풀며, 똑같은 생각을 지닌 김 아무개가 되어 있었던 것 같다. 중간 중간 나를 돌아볼 기회가 있었음에도, 무시하고 저 심연 깊숙한 곳에 더 밀어 넣어버렸던 거다.

하지만 생각했던 것과 달리 일이 잘 안풀리기도하고, 예상 외의 곳에서 풀리기도 하며, 또 다양한 삶의 모습들을 경험하고 관찰하면서, 인생의 답은 없으며, 결국 이 험난한 길을 걸어가는 데 중요한 것은 자신의 내면에 귀기울이고 자신의 나침반을 찾는 것이라는 것을 문득 깨닫게 되었다.

그런 생각을 하던 시기였던지라, 이 책에 더 몰입할 수 있었던 것 같다. 마치 그렇게 살아도 된다, 정말 너가 생각한대로 살아봐라. 하고 응원해주는 느낌도 들었던 것 같다.


이 외에도 인상적인 문장들이 많이 있었다.

"혼돈에서 질서로, 없음에서 있음으로서의 질적인 변화는 '처음'이라는 특별한 순간을 통해 가능하다. 처음이란 이전과는 질적으로 전혀 다른 상태로 진입하기 위한 경계의 찰나다. 습관처럼 흘러가던 이전의 양적인 시간과 달리 충격적이고도 압도적이어서 전율하게 하는 문지방이다."-p.108

'시작이 반이다, 처음이 어렵다.'라는 말을 종종 듣는다. 그만큼 '처음'이라는 순간은 특별하다. 내가 처음 연필을 쥐었을 때, 처음 공부를 시작했을 때, 처음 누군가의 앞에 섰을 때, 처음으로 누군가에게 인정받기 위해 노력하던 때. 등등.
 
새로운 경험을 겪게되는 매순간, 미지와의 경계를 넘어가며 새로운 자신을 발견한다. 그 경계의 직전에서 미지와의 조우에 대한 설렘과 걱정과 충격은 가히 설명하기 힘들다. 내 경우는 자신에 대한 불확신과 지금까지 나를 둘러싸고 있던 기존의 자신을 허무는 느낌을 수반했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그걸 겪고 나면 저 심연 깊숙한 곳에 숨겨져 있던 새로운 모습을 발견하기도 하게 되는 것 같다. 혹은 기존의 벽을 허물고 내 세계, 심연을 더욱 확장하는 계기로 작용하기도 하는 듯 하다. 이처럼, 처음이란 정말 중요한 것인가 보다. 하는 생각이 들었다.


언제나 나 자신을 마주하고 내 길을 찾아나서는 길은 힘들다.
뒷 장에 오이디푸스와 스핑크스 일화에서 들려주는 '진정 극복해야 할 대상은 나 자신'이라는 메시지처럼, 새로운 일을 시작할 때, 혹은 계속되는 실패에 인내가 필요할 때, 나를 방해하는 적은 의외로 내 속에 있음을 깨달을 때가 종종 있기 때문이다.

이 정되면 됬지, 이 길은 내 길이 아니야. 할 만큼 했어. 나한테 원했던 게 이 정도 아니겠어?
등등... 다양한 핑계와 자기 합리화 속에서 틀을 규정짓고, 그 속에 나를 한정짓고 가두는 것은 언제나 또 다른 '기존의 나'였다. 
 
그렇기에 나를 직면하고 잘못된 길을 바로 잡기란 쉽지 않다. 몇 년, 몇 십년을 옳다고 치부하던 것들이 무너지는 그 순간만큼 허무한 것은 또 없기 때문에. 아니, 허무로도 표현하기 힘들다.

그렇기 때문에 그 기존의 나와 무수히 얽현 타인과 사회 속에서 자신을 속박하던 사슬을 풀어 내고, 심연 깊숙한 곳에 숨겨진 자신의 진짜 '가면(persona)'을 발견하는 삶의 행적을 '숭고'하다고 말할 수 있는 게 아닐까. 그런 생각까지도 들었다.

이 우주, 지구 속 다양한 세상, 그리고 내 삶에서 나의 본연한 임무를 찾아나가는 행위. 그것은 하나 하나 같은 것이 없어 고유한 것이기에 숭고한 것이다. 그러므로 소중한 것이다.

이런 생각을하며 오늘 하루도, 매순간 순간도, 찰나의 시간까지도 소중히 여기며 살아야 겠다. 나의 길을 조금씩 걸어 나가면서.
 


배철현,심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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