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소한 연애
김유나 지음 / 다향 / 2016년 4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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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작품소개




키워드
현대 로맨스 / 오피스 로맨스 (사내연애)/ 잔잔달달 / 계략남 / 능글남/ 다정남 / 순진녀 / 상처녀 

출간작
그 남자의 유혹

주인공
남_서태호
사내 부동의 인기남, 과묵하지만 다른 누구보다 존재감이 크다. 준수한 외모에 예의 반듯한 인상, 차가워 보이지만 알고보면 따뜻할 것 같은 느낌으로 온갖 무성한 추측에 사내 여직원들에게 판타지를 불러 일으키며 마음에 불을 지피는 그. 그러던 그가 어느 순간부터 인희의 마음을 조금씩 혼란스럽게 만들기 시작하는데. 

여_주인희
지극히 평범한 일상을 추구하는 그녀는 그저 조용히, 평범하게 남들에게 묻어가는 삶에 익숙한 스타일이었다. '있지만 없는 듯이' 그것이 생의 좌우명이었던 인희. 그런데, 어느 순간 불현듯 존재감을 드러낸 서 대리가 자꾸 머릿속을 휘젓고 평범한 일상을 위태롭게 만들기 시작했다.




"주인희 씨, 혹시 나 의식해요? 내가 자꾸 신경 쓰이나?

........ 난 그런데, 난 그래요. 주인희 씨가."


그저 조용히, 평범하게 살고 싶은 인희의 삶에 찾아온 커다란 파동,

신경쓰지 않으려해도, 그는 제 삶에 가랑비처럼 촉촉히 젖어 드는데.







 2  줄거리



그래, 요즘 난 그 사람 때문에 별게 다, 신경이 쓰인다.




입사 2년 차, 
적지 않은 사회생활을 하며,
 보고 들으며 내린 결론.
남들 눈에 튀어 봤자 괜한 구설수의 희생양.



그렇게 남들에게 묻어가는 게 삶에 익숙한 그녀는 '있지만 없는 듯이, 그렇게'를 생의 좌우명으로 하며
 지극히 평범하게 살아가는 삶을 추구하는 사람이었다. 회사에 누가 인기에 있다더라, 누가 누구와 어쩐다더라 하는 사내 직원들의 안줏감이 되는 건 절대 사절.

그래서 조용히, 제 할 일 묵묵히 하며 지내고 있었는데, 어느 순간부터 사내 인기남이라는 서태호 대리와 이상하리만치 자주 마주친다.

만원 엘리베이터에서 휘청이다 묘하게 안기고, 캐비닛 정리하다가 뒤로 넘어지려던 상황에서 받혀지고, 뙤약볕 내리쬐는 버스 정류장 아래 자동차 보조석을 내어주고. 심지어 집에 들어간 바퀴벌레를 태워주며, 생애 첫 선물로 바퀴벌레 약을 쥐어주던 남자.

자꾸 눈이 마주치고, 일상에서 부딪히며, 사소한 일상들이 모여들자 어느덧 특별한 일상으로 보이기 시작한다.

그러던 중, 사내 처총회(처녀총각모임회)에서 진실게임에서 서태호의 발언은 그자리의 모두에게 파란을 불러일으키기 충분한 것이었다.


"나는 지금 연애를 하고 있거나 관심 있는 사람이 있다?"
"연애는 No, 관심있는 사람은 Yes"
"그 관심있는 사람이 같은 회사 사람이다?"
"Yes."
 
술렁이는 소리 가운데 인희의 머릿속에 집요하게 남던 태호의 눈빛. 그가 대답하기 직전 그녀를 향해 보여주었던 깊이를 알 수 없는 짙은 눈동자에 인희의 속은 파도가 휩쓸린 듯 출렁이기 시작했다.

그러기를 얼마 안되어, 갑작스럽게 태호로부터 '카풀'을 하자는 제안을 받는다. 고민하던 차에 차도 고장났겠다, 상황도 묘하게 흘러갔겠다. 


에나 모르겠다, '이제 못 먹어도 GO다!' 하는 심정으로 태호의 차로 카풀을 하기 시작하는데........


**



"주인희 씨가 좋아요.
인희 씨가 짐작하는 거 이상으로
좋아하고 있어요.
그래서 덫을 놓고 인희 씨를 유인했어요.
인희씨도 날 의식하도록."

마주한 눈동자에서 시선을 떼지 않은 채 그가 한 발짝 가까이 내게로 다가왔다.


"난 내마음을 밝혔고,
인희 씨가 모두 알게 된 지금.
우리 둘의 간계를 더 이상 지체할 생각이 없는데.
.......
지난 번에 말했었죠, 절제하지 않을 거라고."





 3  리뷰

※ 주의 : 작성자의 콩깍지와 애정이 듬뿍 담긴 사심 어린 리뷰입니다.




리뷰 쓰기 전에 너무 좋아서 벌써 두탕으로 들어간 책이었다. 로맨스 소설은 지극히 취향을 타는 장르문학이라, 리뷰 쓸때마다 조심스러운게 적잖게 있는데.

현실적인 로맨스를 좋아하고, 잔잔달달물 성애자인 나에게있어서는...

정말이지 이 작품, 제대로 취향저격 작품이었다.




※ 지극히
주관적인 감상 포인트
1) 가독성이 좋다. 술술 읽혀 들어갔다.
2) 인물들 캐릭터 묘사가 공감되고 좋았다.
3) 현실적인, 일상에서 일어날 법한 공감가는 스토리
4) 그럼에도 순정만화, 로코 드라마, 영화 같은 로맨스



* 처음 책을 읽었을 때 깜짝 놀랄 정도로
빠르게 읽어내려갔다.

당시 리뷰 쓸 상황은 안되고, 시놉보고는 내용은 너무 궁금하고!

그래서 줄거리 파악 정도만 하자는 생각으로, 한번 빠르게 읽었는데, 1시간 동안 딴짓 안하고 책만 본 건 진짜 오랜만이었다.

1인칭 주인공 시점으로 주로 여주인 인희의 시점에서 전개되는데, 여자 주인공의 생각이 너무 공감되는 부분들이 많아서 마치 내 일기인 마냥 즐겁게 읽은 기분이었다.


* '주인희'라는 캐릭터는 일단 내 
성격이랑 비슷한 점이 많아서 더 애정을 가지고 본 인물이었다.

 아무래도 '지극히 평범한 일상'을 추구하는 성격에, 모나지 않게 적당히 살자는 내 삶의 방식과 비슷해서였는지, 내가 나중에 사회생활을 하면 이런 생각을 하며 지낼까 싶었다.

무튼 제 할 일 하면서, 절대로 남들 구설수에 오를 만한 튈 일 안하는 성격을 지닌 그런 성격이라면 공감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하면서 읽었다.

그리고 또.... 눈치가 아주 없는 건 아닌데, 모쏠에 첫 연애 감정이 너무 어색하고, 어려워서 일어나지도 않은 뒷일 때문에 전전긍긍하고, 진도 못 빼는 그런 모습까지!! 내가 나중에 연애를 하면 이렇지 않을까 싶은 생각에, 한 자 한 자 읽는 내내 막 주먹 꼭 쥔 채 흔들면서 '으아아아'하면서 읽었던 것 같다.

로설 읽으면서 그렇게 고개를 끄덕끄덕하고 '아아'하는 탄식을 내며 읽은 건 정말이지.. <연애결혼>이후 정말 오랜만이어서 흥분을 감출 수가 없었다.

게다 인희 요고요거 아에 눈치없는 캐릭터는 아니어서, 태호가 능글맞게 다가오기 시작할 때 자기가 도끼병인가 싶어 고민하다, 경계하기도 하고. 자기 좋아하는 게 이제 뻔히 보이는데, 그 이후 관계의 변화에 선뜻 용기가 나지 않아서 고민하는 모습이 너무 귀여웠다.

이처럼, 극히 주관적인 생각이지만. 연애 처음하는 모쏠녀의 심리를 잘 표현한 것 같아서 좋았다. 보는 사람 입장에서는 다소 느릴 수도 있지만, 그 페이스를 따라가는 게 즐거웠다. 또, 문장 하나 하나 공감되서 였던 것 같다.

대방의 마음을 모르는 건 아니지만, 처음이라 생경한 감정에서 오는 혼란. 또 이후 찾아올 변화에 대한 두려움. 그리고 자신의 감정의 정체에 대한 불확신.
이렇게도 모호 상황이건만, 자꾸 쉴 틈 없이 마주하는 상황과 어느 순간 켜켜히 쌓인 사소한 일상. 그렇게 어느 샌가 조금씩 스며들기 시작해 겉잡을 수 없이 특별해져 버린 감정과 그로인한 혼란스러움. 

그런 상황 속의 심리 묘사와 대사들이 공감을 일으켜서인지 읽는 동안 지루하지 않고 이입하면서 읽었던 것 같다.



* 또, 서태호 이 남자!!! 아, 완전 물건이다. 

내가 능글, 계략남 조합을 완전 좋아라하는데, 이 남자는 이제부터 현대 로맨스 쪽은 내 BEST 남주가 될 것 같다.
준필씨도 정말 좋았지만, 준필씨에게 절제미가 있었다면, 태호씨에게는 음음...방출미(
단어사용의 한계, 아 단어가 안떠올라 ㅠㅠㅠㅠ) 아 몰라 태호씨는 그냥 귀요미.

나는 대놓고 나한테 장난 잘 쳐주고 능글능글하면서도, 밖에서는 남들한테 반듯하고 성실하고 선 잘 지키면서 자기 할 일 착착하는 그런 바람직한 사람을 좋아라 하는데. 아무래도 내 이상형의 집합체였다. (그 바람에 얼마 전 짝사랑으로 가슴앓이 했던 내 마음 속 그분까지 떠올렸다는....)

회사에서는 과묵하고 일 밖에 모를 것 같은 남자, 차가우면서 따뜻할 것 같은 남자....라니... 이런 현실에서는 존재 하지 않을 것 같은 따뜻한 아이스커피 같은 판타지 같은 남자.

근데 인희 앞에서는 자꾸 능글남으로 변한다. 세상에 그가 농담을..? 이런 성격인데 막 농담도 던지고. 내 머리 위에서 날 들었다 놨다하고. 

또또,
이 남자의 순정과, 배려심에 나는 또 심쿵사 당할 뻔했다.
<국,영,수>의 도현쌤 이후로 오랜만에 만난, 10년 순정남이라니. 그리고 덫이라니.. 이 바람직한 계략남 같으니...!

읽다보면 정말 남주의 배려심에 퐁 빠졌는데, 예컨대.. 읽는 사람에 따라서 뭐 이런 말을 굳이?....라고 생각할 정도로 가끔, 여주가 가끔 연애 쑥맥인걸 티내는 장면들이 많이 나온다. 그래서 이게 드라마 장면으로 나오면... 으아아 손발을 잼잼 할 것 같은 대사들이 몇 개 있었는데.

그때마다 마냥 세상 귀여운 거 본다는 표정으로 흐뭇하게 '오구오구 우리 인희 그랬어요?'하고 바라보는 태호의 얼굴이 막막 상상되서 '꺄'하며 소리없는 아우성을 지르면서 읽었던 것 같다.
그리고 그런 특이한 반응이 좋아서 귀엽단다. 아 이 남자 어쩌지.
가둬두고 키우고 싶다.

특히나 나는 내가 정말 나중에 저런 말 할까봐 찔려서.... 사실 그런 대사 이후에, 태호가 마냥 귀엽게만 바라봐주고, 이해와 배려심으로 들어주고, 또 인희가 용기날 때까지 기다려주는 모습들이 더 설렘 요인으로 작용했던 것 같다.

저돌적이면서도 저돌적이지 않고, 잔잔하다가 갑자기 훅 들어오는, 아 글로 표현하기 어려운데, 진짜 판타지 같은 남자였다.


* 또, 이 작품이 특히나 좋았던 건, 현실에 있음직한,

제목처럼 '사소한' 일상에서 오는 이야기를 한편의 드라마처럼 그려냈다는 점 때문이었다.

회사에서 있을 법한 일상, 대리와 사원의 썸이다. 심지어 주변 지인 중에도 이렇게 연애하는 사람들이 있어서 정말 소재는 평범할 수 있다.

하지만 책을 읽는 내내 로맨스 코미디 영화 혹은 드라마, 혹은 순정만화 한 편을 보고 난 것 같았다. 그도 그럴것이...!! 무슨 일이 생길 때마다 동에 번쩍 서에서 번쩍 태호가 나타난다. 슈퍼맨처럼!

특히나 내가 순정만화나 로맨스에서 찾는 판타지, 혹은 이상형이라면, 자기 분야에서 열심히 하면서 대인관계도 원활하고.... 무튼 되게 바람직한 사람이면서 나를 긍정적인 방향으로 이끌어주는 그런 남자. 가끔 내가 힘들 때마다 내 편으로 척척 나타나서 듬직함이 느껴지는 남자, 그러는 한편 내가 지루할 틈 없이, 가끔은 짓꿏은 농담도 던질 수 있는 그런 남자인데.
(진짜 판타지다.)

오랜만에 내가 로맨스물에서 충족하고파 했던 판타지를 충족할 수 있어서 더욱 좋았던 것 같다.

무튼 그래서인지 과장놈이!!! 성추행 비슷무리한 걸 할 때, 도와준거나 차 수리 중에 태워다 준거라던가, 치마 엉망일 때 재킷 벗어준 장면이라던가.... 아 진짜 생각할수록 코피..코피가 날 것 같다.
 
그런데 이게 또, 대리-사원이라는 구도에서 실제 일상에서 일어날 법한 상황 속에서 벌어지는 일들이라. 왠지 이런 남자 있을 것 같은 기분에 내가 연애하는 기분이 들어서 간질간질 했다.

게다가, 남주가 첫 연애라 페이스가 느린 여주를 배려하면서도....
너무나도 '나 열심히 참고 있어요...'를 잊을만 하면 이야기 해주는데, 마치 너무 참아서 사리로 탑을 쌓을 것 같아서...

그래서 안쓰러웠는데 작가님이 한 챕터를 할애하셔서 태호씨의 남성미도 보여주셨다.

물론 길게는 나오지 않는다. 하지만 우리가 알고있는 만큼은(?) 나와있다. (연애결혼 정도? 아님 그보다 살짝 더?)


그치만, 나는 무턱대고 그려지는 씬의 향연을 그닥 좋아라 하는 편은 아니라, 딱 적당한 타이밍에, 적당껏, 감질맛나게 표현된 이 남자의 사랑 표현이 흐뭇하고, 두근두근 하면서, 동시에 따뜻하게 다가와서 좋았다.

또, 인희의 아픈 가정사도 살짝 나오는데, 그 사연을 보면 인희의 행동들이 조금 이해가 되기도 했다. 곁을 쉽게 내어주지 못하는 경계심 어린 행동들이랄까... 꼭 연애에 서툴러서뿐만은 아니라 본인의 상처 때문이었다는 점은 왠지 뭉클해지기까지 했다.

특히 아버지랑 꽃밭에서 이야기나누며 용서하는 장면에서는 괜히 뭉클해지면서 눈가가 촉촉하기까지 했다. 요즘 감성적이긴 한 것 같다.

이렇듯 사소한 일상들이 하나하나 모여 인연이 되고 특별함이 되고, 그렇게 하나의 드라마틱한 이야기가 될 수 있다는 것을 잘 그려낸 작품이었던 것 같다.


* 요즘 로맨스 소설에 빠져있다가, 그간 있었던 썸이든, 대시든 혹은 남의 연애 이야기든... 일상에서 친구들과 편히 나눌 법한 이런 거 저런 거를 간혹 떠올릴 때가 있었는데.

그러고보면 연애라는 게 정말 아주 심각하게 특별한 판타지적 이야기가 아니라. 정말 우리네들 현실에 묘하게 자리하고 있는 사소한 일들 중 하나였다는 게, 신기하게 납득이 될 때가 있곤 했다.

다만 우리가 지나치게 자극적이고 극적인 드라마를 요즘 많이 봐서 놓치고 살았던 게 아닐까. 우리들 일상에서 사소한 일 쯤으로 여겼던 것들도 모아보면 한 편의 로맨스 영화고 순정만화 일텐데.... 하는 생각을 요즘 하고는 했었는데.

이 작품을 읽으면서 그런 생각에 확신이 들었다. 우리들 인생도 알게 모르게 여러 로맨스가 있었다는 것.
뭔가 단조롭고 지루하고 음울했다고만 생각했던 지난 날들이 왠지 아련하고 설레고 그리운 그림으로 가득 찬 기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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