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는 왜 쓰는가
제임스 A. 미치너 지음, 이종인 옮김 / 예담 / 2016년 4월
평점 :
절판


작가는 왜 쓰는가_제임스 A. 미치너
출판사_위즈덤하우스

 

평생을 읽고 쓰기에 몰두한 작가,
작가들의 작가, 제임스 A. 미치너의
50년간 문학 수업기

 

 

세계적인 명성을 얻은 작가는
어떤 작가에게서 영향을 받고 어떤 책을 읽었을까?
어떤 사람을 만나고 어떤 사건에서 영감을 받았을까?
어떤 삶을 살아왔을까?
............
제임스 A. 미치너가 말하는 창작에 대한 신념
헤밍웨이와 커포티 등
동료 작가에 대한 분석과 읽어온 책들에 대한 생각
그리고 시대의 주목할 만한 인물들을 만났던 젊은 시절 이야기.
                                                                    - 책 소개 글 中

 

*

 

 

목차와 소개글에서 볼 수 있듯,
작가가 지난 70~80년 동안 살아오며 생각한
작가와 작품, 창작에 대한 연구와 고뇌가 담긴 책이었다.

책을 처음 넘기면 만나게 되는 <작가의 말>에서부터 작가가 한 평생 살아오며 만났던 작가들과 그 작품에 대한 감상, 그리고 작품을 연구하는 것에 대한 자신의 의미, 자신의 작품에 영향을 주었던 작가와 작품들..... 등을 소개하고 있는 것을 볼 수 있었다. 이 대목부터 작품에 대한 작가의 열정과 사랑, 작가라는 직업에 대한 보람과 애정 등이 한껏 묻어 나오는 것을 여실히 느낄 수 있었다. 그래서 인지 빨리 뒷장이 읽어보고 싶었던 책이었다. 

 

 

 

*

 

 

 

1  떠오르는 한 작가에 대하여


첫 장은 청년 시절 작가의 일화가 담겨 있다. '그레이스 리빙스턴 힐'을 만나 그녀의 작품 세계에 발을 들였던 이야기가 그 시작이다. 저자는 이 사건이 자신에게 문학적 모험이었고 꾸준한 영향을 주었던 일화라고 소개하고 있었다.
이후 반스의 컬렉션을 보기 위해 일을 꾸민 일화 등....... 청년 시절에 그가 감동 받고 그의 작품 세계에 영향을 주었던 일화들을 읽고 있노라면 어느 작가의 이야기에 빠져 흐뭇하게 따라가는 나를 발견하고 있었던 것 같다.

수많은 작품을 꿰차고 있는 모습이나, 유명 작가 앞에서 소신껏 작품에 대한 견해를 피력하는 패기넘치는 청년 시절의 모습들, 수많은 작품을 읽고, 시를 달달 암기하고 있는 청년 작가의 모습에서 작가의 작품에 대한 신념은 결코 단순히 '작가'라는 직업 때문에 형성된 것이 아님을 느낄 수 있었다. 

또, 그런 부분 말고도 인간적인 작가의 모습이 한 편의 소소한 단막극 같아서 유쾌하고, 또 작가도 평범한 사람이구나 해서 공감가면서 친근함까지 느껴지는 대목이었다. 작품에 대한 연구가 많이 묻어나 있지만 필력 덕분인지 마치 한 편의 가벼운 수필을 읽는 것처럼 즐거웠다. 한편으로는 친구와 독서모임을 하는 기분도 들었다.


"들어봐, 이번에는 내가 이 책을 읽었는 데 말이야, 이 작가님이 글쎄"

"이번 내용 대박이야. 소재도 완전 신선하고, 작가님 필력이 아주...

주인공들도 완전 빠져든다니까......!!!"


마치 친구와 독서 후 잔뜩 흥에 겨워서 이야기하는 모습이 떠올라서 흐뭇한 미소까지 어렸던 것 같다.

그리고 두 번째 장으로 넘어가기 전, <증언>이라는 부분에서 <신념>이라는 부분. 이 장에는 작가가 '창작'할 때의 자신의 신념을 몇 가지 정리해두었는데, 나는 소개글과 이 장이 제일 인상 깊었다. 말 그대로 집필활동 하면서 자신이 생각한 작가의 마음 가짐 같은 건데, 공감이 되었고, 나도 글을 쓰면 이런 자세로 써야겠다. 하는 생각 때문이었다.


p.101~105
"성공한 소설은 인물들로부터 시작하고 그들과 함께 지적, 정신적으로 성장한다. 그러나 인물들은 그들이 처해진 상황, 그들의 시대적 주제 속에서 파악되어야 한다."

"위대한 소설은 작가가 외롭게 인간이 경험을 탐구하는 데서 얻어진 것이지 학술적 조사에 의해서 얻어지는 것이 아니다."

"소설을 기획하는 데 건축적 구도가 완성되지 않으면 별로 해놓은 일이 없다고 할 수 있다."

"독자의 주의를 끄는 제일 좋은 방법은 훌륭한 주제를 가지고 시작하는 것이다. 독자의 주의를 계속 끌려면 무엇보다도 이야기에 진실성이 있어야 한다."

"과도한 상징과 부자연스러운 은유는 천재 작가 혹은 문예창작과 학생들이나 사용하는 것이다."

"나는 저자author가 아니라 작가writer이다."


 
이 외에도 좋은 문장들이 너무 많았지만, 직접 책을 사서 읽으실 분들을 위해.. 가장 인상 깊었던 몇 구절을 옮겨보았다. 작품을 쓰기 전, 작품 기획 단계부터 집필 과정에서 어떤 마음 가짐으로, 또 어떻게 써야 하는지에 대해서 다시 한번 생각해 보게끔 하는 문장들이었다.



 2  다른 작가들에 대하여

 

다음 장으로 넘어가면 미치너가 만나거나 혹은 그들의 작품에 평론을 썼던 작가들과의 일화가 소개되어 있다. 익히 들어본 작가들 <어니스트 헤밍웨이>, <마거릿 미첼>, <마커스 굿리치>, <트루먼 커포티>와의 화가 소개되어있다.

솔직히 두 작가는 잘 모르겠지만, 어니스트 헤밍웨이는 <노인과 바다>로 알고 있었고, 마거릿 미첼은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로 알고 있던 작가였는데. 읽은 지 너무 오래되어 까마득한 작품들이라.... 아쉽게도 미치너가 묘사한 작가들의 모습과 작품을 매칭을 하려는데에는 무리수가 있었다.

다만 작가들과의 일화에서 하나의 작품을 묘사하기 어떤 생각을 하는지, 어떠한 노력과 생각들을 거쳐서 탄생하는지를 볼 수 있어서 흥미로웠다. 또, 모르는 사이에 편집 과정에서 사라져 버린 문장들로 인한 독자로서의 아쉬움을 표하는 미치너의 모습을 보니, 나는 아직 독자로서 작가 지망생으로서도 많이 부족하고 멀었구나 하는 생각도 들었다.

또, 정말 아는 만큼 보인다는 말처럼, 문장 하나 하나를 곱씹으며 작가의 필력에 감탄하고 작품에 쓰인 상징과 상황 묘사, 인물 설정에 대한 특징을 분석하는 미치너의 이야기를 읽다보니 반성해야 겠다는 생각도 들었다. 그간 나의 독서 태도와 서평할 때 자세라든가...에서 말이다.



 3  나이 들어가는 한 작가에 대하여

 

끝으로 이 장에는 미치너의 몇 편의 시가 소개되어 있다.
문장 하나 하나에 작품 활동에 대한 사랑과 열정이 은은하게 남겨져 있는 문장들이 보여 은은한 감동을 주었다.

 

 

**

 나는 사실 책을 읽으며 처음부터 작품 구성이라던가 주인공, 작가의 필력이 담긴 문장들... 이런 것들을 하나하나 분석하면서 읽는 편은 아니다. 물론 책의 분야에 따라 다르겠지만.

그래도 본질적으로는 작가가 '무슨 말을 하고 싶어하는지'에 초점을 맞춰서 읽는 편인 것 같다. 그게 문학이면 작품의 주제와 스토리 라인을 따라가게 되고. 수필이면 작가님이 '나 이렇게 살었어.'를 친구와 혹은 부모님, 가족 이야기를 들어주는 것처럼 도란도란 읽어나가고, 비문학이면 책 소개에서 명시된 주제랑 관련된 핵심 키워드를 따라 연구 내용 등의 새로운 사실을 알아가는 데 초점을 맞춰 읽어왔다.

그러다가 정말 좋은 작품인 것 같다라는 생각이 들면 작품의 배경을 형성한 환경, 즉 시대적 상황이나 세계관 등에 대해서 다시 짚어보고, 또 인물들은 어떻게 구성되어 있었으며, 주제와 스토리를 형성하는데 상징적으로 작가가 활용한 것이 무엇이었는지 다시 찾아보게 된다.

물론 책을 읽을 때 배경지식이 있으면 더 몰입하게 되는 것 같다. 이미 잘 알고 있거나, 우연히 들어서 약하게나마 알고 있는, 시대적 배경이나 비슷한 상황, 특정 직업군이나 상황에 대한 배경 지식이 있으면 작가의 표현력과 필력에 더 몰입하게 되서 읽기도 한다. 중요한 표인트다 싶으면 메모하거나 사진을 찍어두었다가 다시 읽어보게 된다.

하지만 처음부터 파헤치며 읽는 것을 좋아하지는 않는다.
일단 '머리 아프니까.'.

다만 서평을 하면서, 그리고 이 책을 읽으면서, 왠지 한번 읽고 그냥 덮어버리는 짓은 조금 잔인한 짓인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어떤 작품이든 (물론 개중에는 정말 작품이라고 하기에 정말로!! 이상한 작품도 있지만) 작가의 창작의 고뇌가 담긴 책들이고, 그 속에는 다양한 인생이 녹아져 있기 때문이다.

이미 누가 말했을지도 모르지만, 책이나  예술 작품들을 보면 하나 하나 소중한 시대의 산물이고 그 시대의 사람들의 가치관과 인생이 직간접적으로 녹아져 있기에 더욱 가치가 있다는 생각을 하고는 한다. 역사를 보고 우리가 그 시대를 간접적으로 이해하는 것처럼, 다양한 시대, 혹은 동시대 다른 환경의 작품들은 나에겐 미지의 영역에 대한 소통의 매개가 되어준다. 그래서 정말 좋은 작품을 만나면 마치 새로운 곳에 여행하는 것처럼 그 흥분과 설렘으로 벅차오름을 느낀다.

때문에 한 작품의 탄생을 위해서는 엄청난 조사와 탐구, 작품 기획을 위한 연구 단계에 얼마나 많은 시간과 노력이 들어가는 지는 감히 내가 헤아릴 수 없는 부분일 것이다.

그래서 요즘은 좋은 책을 읽고 서평을 남길 때마다,  소중한 작품을 선사해준 작가에 대한 소소한 보답이라는 마음을 가지고 쓰곤 한다. 책을 받고 거기에 대해 미숙하지만 나의 생각을 남기는 것, 작가님들에 대한 소소한 응원과 격려와 보답이다.
물론 작가와 독자 간 소통이 이루어졌을 때, 집필 의지도 생기고, 다양한 높은 품질의 작품들이 계속 탄생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있다. 실제로 작가님들 중에 거침없이 평을 원하는 분들도 있고.
 
이런 저런 이유로 나는 책이 좋다. 다른 사람과 대화하는 것도 좋다. 좋은 책을 읽고 씀으로써 다양한 사람들고 소통하고 나도 꿈을 실어주는 그런 사람이 되고 싶다. 그런 여러 가지 의미로 책에 대한 사랑과 글쓰기에 대한 꿈이 있는 나에게 이 책은 인생 멘토 같은 좋은 작품이었다. 

작가 지망생이나 출판 분야와 관련된 업무 혹은 평론에 대한 관심이 있는 사람들이라면 한번쯤은 꼭 읽어보면 좋을 책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본 서평은 위즈덤하우스(출판사)가 진행한 서평 이벤트에 당첨되어 자유롭게 작성한 글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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