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위크
강지영 외 지음 / CABINET(캐비넷) / 2019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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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어위크_전건우 외 7인(정명섭, 김성희, 노희준, 신원섭, 강지영, 소현수, 정해연)

<어위크>는 편의점에 숨어 들어간 3명의 어설픈(?) 강도에게 알바생 한주가 이야기를 들려주는 것으로 시작한다.

사건의 발단은 중식이 음식 배달을 하던 중에 일어났다. 술에 잔뜩 취한 남성과 부딪힌 중식은 그가 흘린 ‘권총’을 우연히 줍게 되고, 친구 현우는 권총을 가지고 한방 노릴 계획을 짜기 시작한다.

하지만 결과는 바로 도주, 치밀한 계획도 없이 총 한 자루로 은행 차량을 탈취하려던 그들의 계획은 수포로 돌아가고, 가방에 돈을 넣은 채로 허겁지겁 눈앞에 보이는 <어위크>로 들어서게 된다.

그리고 그곳에서 특이한 알바생을 한명 만나게 된다

“편의점은 항상 이 자리에 있었어요.”-p.26

권총을 들고 강도들이 들이닥쳐도, 태연하게 행동하는 알바생 한주. 겁먹고 덜덜 떨어도 모자를 판에 본인을 인질로 잡아둔 강도들에게 먹을거리를 챙겨주고, 너스레를 떨기까지 한다.

처음 보는 편의점인데 오래전부터, 늘 여기 있었던 것처럼 말하는 한주의 말.

한편, 화장실이 급해 창고로 가려던 태영은 창고에서 이상한 장면을 목격하게 되고, 두려움에 떨게 된다. 그러던 중, 대치하던 경찰들이 요구사항을 들어주는 데까지 남은 한시간, 한주가 시간 때우기로 재미있는 이야기를 들려주겠다고 한다.


그렇게 편의점이 있는 7개의 이야기가 시작된다. 7명의 서로 다른 스타일의 작가님들이 써내려간 이야기가 이어지는데 정말 서로 다른 단편 모음집 같다.


평리원 감사 이준의 비밀스런 경운궁 화재 수사, 아파트에 잠입한 킬러, 평행우주를 배경으로 또 다른 자신과 만난 남자, 남편 살인을 계획하는 여자와 이를 애틋하게 바라보는 여인, 게임 괴담과 사람을 집어삼키는 구덩이, 아비지옥에서 몇 번이고 고쳐 죽는 남편을 구해주려고 직접 그 아비지옥에 뛰어든 아내, 그리고 자신들의 편의점을 지키기 위해 사고뭉치 회장을 찾아가 모의하는 편의점주들 이야기.

정말이지 내용들 모두 하나도 예측할 수 없었던 내용의 이야기들이었다. ‘기묘한 편의점에서 벌어지는 7일 야화’라는 점에서 예측을 했어야 했나. 사실 처음부터 기대했던 이야기와는 사뭇 달라서 당황했었다. 대한제국 시기에 발생한 화재 수사와 편의점이 어떤 관련이 있다는 걸까.

특히나 평행우주에 타임머신에 ..... SF 향기 짙게 나는 <당신의 여덟 번째 삶>은 정말 어떻게 연관 지어야 하나 엄청 어려웠던 것도 사실이었다. 편의점을 중심으로 발생하는 미스터리한 사건들을 풀어나갈 줄 알았기 때문이었다.

물론, 모든 이야기의 중간 중간 어딘가에는 편의점 ‘어위크’가 있다. 또, 몇 편은 다소 난해해서 읽기 어려웠지만, 몇 편은 독특하기도 하고, 취향의 음산하고 미스터리한 느낌도 있었기 때문에 재밌게 읽을 수 있었다.


기대와 달라 조금 당황스러웠지만 미스터리분야에서 또 다른 한국 작가님들을 새로이 알게 된 점이 좋았던 <어위크>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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