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런 사랑을 해요
못말 김요비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19년 4월
평점 :
품절


 

<그런 사랑을 해요>는 사랑이 주제인 에세이로, 만남과 헤어짐 그리고 다시 새로운 사랑을 앞두고 공감할 수 있는 생각들을 정리한 글이었다.

부농부농한 표지를 펼치면 아기자기하고 예쁜 일러스트가 한가득 담겨있어 제대로 감수성 자극. 센치해지는 한밤중이나 새벽에 읽기 정말정말 좋은 책이었다.

책은 ‘그런 사랑을 해요/괜찮아지는 중입니다/사람을 앓아보니 사람에 더 신중해졌다/네가 자주 행복해졌으면 좋겠어’ 이렇게 이어지는 총 4개의 파트로 나누어져있다. 책을 다 읽고 나서 다시 챕터 제목을 읽어보면 사랑하고 이별하고, 거기서 오는 아픔을 이겨내며 성숙해지는 과정이 고스란히 담겨 있는 것만 같았다.

읽는 내내 연애와 사랑이라는 감정에 대해서 계속 고민하고 연애 중에 느꼈던 생각들에 공감하며 읽었다.

 

서운함을 느끼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에요

서운하다는 것은 기대가 커졌다는 것이고

기대가 커졌다는 것은 마음이 깊어졌다는 의미니까요

중요한 것은 서운함을 느꼈을 때

빙빙 돌리거나

숨기지 않고 서운하다 말하는 용기에요

아무리 가깝고 두터운 사이일지라도

그는 당신이 아니고

당신 또한 그가 아니기 때문에

-p.35 <서운함>

처음에는 마냥 설레던 연애가 문득 슬퍼질 때가 있었다. 가만 생각해보면 분명 그 사람은 처음 모습대로 한결같은데, 괜히 덜 생각해주는 것 같아 서운해 하고, 그런 마음에 혹여 벌써 마음이 식은 거 아닌가 싶어 가슴 아프기도 하고.

저 글을 읽고 나니 내 마음의 크기와 깊이가 달라져 그 사람에 대한 기대치가 달라졌다는 건 생각하지 못하고 상대방의 태도만 지적하려했던 자신의 태도가 조금 한심하게 느껴지고 속상했다. 요즘 들어 가장 무서웠던 건, 그 일말의 서운함 때문에 상대방의 노력은 생각지도 못했다는 점이었고.

얼마나 연애 중에 내가 이기적이었나 싶기도 해서 움찔했다.

특히나 가장 많이 반성 아닌 반성을 하게 된 부분은 관계유지를 위한 노력에 대한 부분이었다. 사회생활 하면서 인간관계를 위해서는 책도 읽고, 선배들한테 조언까지 구하고, 스트레스 받지만 이해하려고 노력하기도하고, 그렇게나 신경 쓰면서 정작 소중한 사람한테는 사랑하는 사람이라는 이유로 이해를 강요하지 않았나.

이 관계에 대해서 누구도 내게 약자라고 말한 적 없는데 누가 봐도 내가 약자인 것만 같았어요. (중략) 내 감저의 막연한 크기만큼 그가 나를 막연히 헤매 주기를 바랐던 거죠. 그렇게 나는 이 관계의 피해자를 자처하고 좋아하는 감정을 앞세워 그의 마음을 벼랑으로 몰았어요.

단지, 서로가 지닌 마음 그릇의 크기가 달랐던 것뿐인데, 더 좋아할 수 있는 내가 그저 더 좋아해 주면 됐던 것뿐인데. 그걸 몰라서 홀로 감당 못 할 새벽만 키웠던 것 같아요.

-p.120 <서툴렀던 시간들>

이래저래 공감과 함께 반성의 시간을 갖게 해준, <그런 사랑을 해요>.

그래도 요 사이사이 자동으로 미소 짓게 만드는 달달한 글귀들도 있었는데, <마음꽃>이라는 글이었다.

**

달달하면서도 씁쓸하고, 때론 슬프지만 놓을 수 없는 것. 없는 대로 잘 살아왔으면서 한때는 전부인 것 같고 없으면 어떡하나 전전긍긍하게 되는 오묘한 감정들. 특별한 것 같지만 어떻게 보면 다른 인간관계에서 오는 감정과 다를 바 없는 평범한 것들.

연애를 하기 전까지는 공감할 수 없고 공감하기 어려웠을 글들이 너무나도 잘 스며들었던 <그런 사랑을 해요>

마냥 설레기만한 사랑을 하고 있는 게 아니라면, 내 마음을 한번 돌아보고 싶다면, 명확히 정의하기 어려운 마음 때문에 속앓이를 하고 있다면, 한번쯤 고요한 저녁 읽어보면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드는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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