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바람 프로스팅
언정이 지음 / 우신(우신Books) / 2018년 8월
평점 :
품절


봄바람 프로스팅_언정이
출판사_우신북스
 

 
“헤어지자.”
 
프러포즈를 기대하고 갔던 우희는 4년을 만난 남자친구로부터 이별통보를 받는다. 온갖 행복한 상상을 하며 한껏 꾸미고 만나러 나갔더니 다른 곳도 아닌 화장실 앞에서 그는 너무 사랑해서 헤어진다는 구차한 변명만을 고한다. 실의와 충격에 빠져 레스토랑을 나와 정처없이 비적비적 걸어가던 우희 앞으로 엎친 데 덮친 격으로 비까지 내리고, 천둥소리에 급한 대로 우희는 아무 가게나 들어간다.
 
컵케이크를 파는 <봄바람 프로스팅>. 그곳에는 산뜻한 이름과 진열된 달콤한 빵과 달리 냉랭한 분위기를 뿜어대는 사장, 재명이 있었다. 재잘재잘 떠드는 우희와 달리 고요한 재명. 완전히 정반대인 타입의 서로를 보며 둘은 절대로 다시 만날 일은 없겠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그런 생각이 무색하게 두 사람은 사장과 종업원으로 다시 재회한다.
 
 
**
 
 
발랄한 매력의 우희와 냉미남에서 사랑꾼으로 변하는 재명의 달달한 이야기가 보기 좋았던 <봄바람 프로스팅>.

스토리는 일반적인 전개에 스무스하게 흘러가는 잔잔물이다. 똥차 보내고 벤츠 오는 스토리. (아니, 어떻게 보면 여주가 벤츠 몰고 가는.....(???))
 
우희를 사랑하기 때문에 헤어지자는 전 남친 도윤. 우희가 워낙 잘 사는 집 외동딸이라 그 격차로 힘들어서 헤어지는 그런 건가, 혹은 무슨 사연이 있나(뒷돈을 받았다던가) 싶어서 그랬더랬다. 어차피 나쁜 놈일 거면 그냥 ‘네가 이제 싫어졌어.’라던가 말하지는 나중에 재등장해서 하는 모양새에..... 와, 진심 분노를 느꼈다.
 
마침 만남 장소에서 만난 친한 동기. 그리고 살며시 제 배를 덮는 친구의 행동. 무심결에 머릿속에 흘러나오는 김건모의 <잘못된 만남>. 그리고 켜지는 전구. 자연스레 떠오르는 이들의 이별 공식.
 
그렇게 헤어졌는데 우희, 이 캐릭터 부잣집 외동딸, 온실 속 화초로 자라서 정말 명랑하고 긍정적이고 씩씩하다. 물론 초반에는 이별 때문에 조금 힘들어하지만, 다시 전 남자친구를 보고 싶은 마음에 그가 잘 가는 가게 종업원으로 취업해서 만남을 기다리려는 맹랑한 계획까지 세우는데. 여기 사장이 그 냉한 포스 뿜어내시던 컵케이크 사장, 재명이었다.
 
불과 얼음처럼 서로 정반대의 성격인 두 사람. 절대로 맞지 않는 타입이라 서로 절레절레 하지만, 워낙 순도 높은 명랑함에 넉살 좋은 우희의 파이팅 넘치는 에너지에 재명도 은근슬쩍 마음을 열기 시작한다.
 
여기에 우희 역시 남자친구 때문에 위장취업(?)한 것은 잊고 어느 사이 열혈 종업원이 되어버린 것은 물론이요, 뱀파이어 같던 사장님에게 욕정을 느끼기 시작하니. 이 엉뚱한 사람들의 종잡을 수 없이 널뛰는 모습들이 귀엽고 웃기기도 했다.
 
다만, 조금 아쉬웠던 건 남주 재명의 감정선이 잘 와닿지 않았달까. 이렇게 너무 차갑고 무뚝뚝하고, 강하게 사람에게 벽치는 캐릭터라면 마음을 열기까지 조금 시간이 걸린다고 생각하기 마련.
 
특히나 이렇게 성향이 다른 정반대의 사람이 만나면 처음에 투닥투닥하고, 그러다 제풀에 지치다가, 어처구니없어 웃다가, 저도 모르게 빠져서는 입덕 좀 부정하다가, 저도 모르게 질투하고 구속하려는 행동을 보여 혼란스럽다가. 제 마음도 다스리고 조금씩 열릴 법도 한데.

재명이 불현 듯 연애감정을 떠올리는 부분들이 의아해서 조금 당황했었다. 물론 취향의 차이이고 전개에 대한 선입견일 수 있지만, 내게는 ‘갑자기?’ 싶어서 읽다가 문득문득 의아함을 일으켰던 재명의 감정선. 아무리 생각해도 초반의 이미지와 너무 급변한 것 같은 느낌에 조금 난해했다.
 
또, 내게 너무 하이텐션이었던 여주의 발랄함. 왠지 순정만화에서 볼 수 있을 법한 텐션의 파이팅 넘치는 캐릭터라 귀엽기는 했지만 살짝 부담스럽기도.
 
여기에...... 갑자기 이유 없이 질척이는 구 남친에 남주의 트라우마를 이용하는 나쁜 작은 아버지의 행동들. 여기에 망가지는 남주 모습. (;;)

첫 작품이니까 그럴 수도 있지 않을까, 살짝 아쉬운 마음을 달래본다. 그래도 달달한 컵케이크 가게에서 명랑하고 발랄한 여주와 꽁냥꽁냥 하는 사장님 이야기가 가볍게 읽기에는 나쁘지 않았던 작품이었다.
 
 
 
<이 서평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지원받아 직접 읽고 작성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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