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론 (무삭제 완역본) 현대지성 클래식 20
존 스튜어트 밀 지음, 박문재 옮김 / 현대지성 / 2018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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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론 _ 존 스튜어트 밀

 




 

 


<자유론>에서 말하는 ‘자유’란 시민적 자유 또는 사회적 자유다. 사회가 발전하고 시민의식이 성장하면서 시민들은 자유를 얻게 되었지만, 어떠한 방식으로든 이런 자유를 제한하는 권력이 존재해 왔다. <자유론>에서는 그와 같은 권력의 본질과 한계에 대해 논의하고, 개인의 행복을 위한 자유의 중요성을 역설하면서 결국 사회의 성장을 위해 필요한 개인의 자유를 실현에 대해 이야기한다.
 





자유에 대한 담론은 시대가 지나면서 그 양상을 조금씩 달리해 왔다. 과거 자유는 정치적인 지배자들의 폭정으로부터 보호받는 것으로, 그 당시에는 지배자들의 권력에 대한 제한을 의미했다. 하지만 인류 사회가 발전하고 정치의식이 성장하면서 ‘지배자’의 위치에 있던 국가 권력을 지닌 자들이 국민의 대리인으로 변하기 시작했다. 이러한 변화 양상에서 그 ‘지배자’들은 국민의 이해관계를 대변하는 것으로 변했다.
 
그러나 그렇다고 사회에서 ‘자유에 대한 억압’이 사라진 것은 아니었다. ‘국민의 의지’라는 것이 결국 ‘다수의 의지’로 변질되면서, 다시 ‘다수의 폭정’이 나타났다. 지배적인 여론이나 정서의 폭정과 같은 사회적으로 다수인 자들이 행사하는 억압이 자유를 제한하기에 이른 것이다. 이들은 자신들과 부합하지 않는 개성이 발전하는 것은 막으려 든다. 이는 다양한 방식으로 나타나는데, 정치, 종교, 교육 등을 통한 각 분야, 사회 제도와 규범 등에서 나타난다.
 
물론 과거에는 국가의 질서 유지를 위한 목적으로 자유를 통제하기도 했다. 하지만 개인의 자유가 해악을 가져오지 않는 한, 국민 스스로, 혹은 정부를 통해서든 자유를 막을 강제력을 행사할 권리는 없다. 개인의 의사 표현을 막는 행위만으로도 현재부터 미래, 그리고 인류 전체에게 해악을 주는 행위라고 여기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모든 견해가 옳은 것은 아니다. 억압하고자 하는 견해가 옳을 수도 있고, 오류일 수도 있다. 그렇기 때문에 다양한 사상 앞에서 토론의 필요성을 역설한다. 
     

* 인간의 판단이 지니는 모든 힘과 가치는 그 판단이 틀렸을 때에 바로 잡을 수 있다는 데 달려 있다. _p.65
 
* 각각 진리의 어느 부분을 반영한 다양한 의견들이 제시되고 격렬하게 충돌하는 것은 해로운 것이 아니다. 도리어 진리의 절반을 담고 있는 어떤 의견들이 쥐도 새도 모르게 억압되고 있는 것이야 말로 우리가 진정으로 두려워해야 할 가공할 해악이다. _p.128
 
 
세상이 복잡해지면서, 그로부터 나오는 문제도 다양해지는 상황이다. 답이 떨어지는 수학이 아니고서야 해결 방법을 찾기 위해 끊임없이 토론해야 한다. 나와 반대의 의견도 들어야 한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나부터도 그렇고, 반대의 의견을 듣기란 어려운 일이다.

이 역시 관습과 같은 것에 얽매여서 자신도 모르게, 소수의 견해라는 이유로 타인의 자유를 좀 먹는 것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든다. 그리고 <자유론>은 이 역시 경계한다. 많은 독창성을 지닌 사람들이 관습과 전통 때문에 사장되는 천재성에 대한 이야기도 나오기 때문이다.
 
 
* 천재라는 말 자체 속에는 이미 그들이 다른 일반 사람들보다 훨씬 더 개성이 강하다는 의미가 내포되어 있다. 그래서 사회가 자신의 구성원들이 각자의 개성을 형성하는 데 어려움을 겪지 않게 하기 위해 마련해 놓은 몇 가지 정형화된 표본들은 천재들에게는 감당하기 어려운 아주 심한 억압으로 느껴지기 때문에 거기에 적응하는 것이 그렇게 쉽지가 않다. _p.153
 
 
사회가 만들어 놓은 표본 때문에 억압을 느끼는 천재들로부터 사회는 유익을 얻을 수 없다. 결국 계속 앞에서 이야기한 것처럼, 자유를 억압하는 사회는 발전 가능성이 낮아질 수밖에 없는 것이다. 
     
결국 <자유론>은 어떤 권력에 대해서든, 개인의 자유는 치명적인 위해를 가하지 않는 한 절대적이라는 이야기를 여러 가지 사례와 반론 등을 통해 제시하고 있었다. 여기부터는 조금 책의 중심 내용에서 샐 수 있지만, 나는 이 책이 ‘국가에 대한 개인의 자유’와 같은 정치적인 부문 말고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는 생각이 들었다.
     
  
* 근육의 힘과 마찬가지로, 정신적이고 도덕적인 힘도 오직 사용할 때에만 커진다. 단지 다른 사람들이 어떤 것을 믿는다는 이유로 그것을 믿고, 단지 다른 사람들이 어떤 일을 한다는 이유로 그 일을 한다면, 정신적이고 도덕적인 능력들은 전혀 훈련될 수 없다. _p.140
 
* 어떤 사람의 욕망과 감정이 다른 사람들보다 더 강력하고 더 다양하다고 말하는 것은 인간으로서의 자질을 더 풍부하게 지니고 있고, 따라서 다른 사람들보다 더 많은 나쁜 짓을 할 수도 있기는 하지만 분명히 더 많은 좋은 일도 할 수 있다고 말하는 것이다.
강한 충동은 활력의 또 다른 이름일 뿐이다. _p.142
 
* 지금은 인간의 본성을 위험에 빠뜨리고 있는 것은 개개인의 충동과 선호가 지나치게 많고 활발하다는 사실이 아니라, 도리어 결핍되어 있다는 것이다. _ p.144
 
 
사회가 복잡해지고 그를 이루는 구성원들이 다원화되고 있지만, 아직도 자유롭지 못하고 다수에 억눌려 사는 경우가 많은 것 같다. 공동체 의식이 강한 동양 문화권이라서인지, 아니면 그곳에 살고 있는 ‘나’만 심한 건지 모르겠다. 의사를 표현할 때 주변의 눈치를 심하게 보거나 어떤 판단에 대해 일반적인 견해를 먼저 생각할 때가 많다.
 
이처럼 글을 읽다가 나 자신도 모르게 스스로 자유를 억눌러 왔던 상황들이 떠올랐다. 하지만 계속 그런 상태라면 좋은 방향으로 발전하지 못할 것은 자명하다. 이는 책에서 경계하는 모습이 아니어도 충분히 예상할 수 있는 일이라는 생각이 든다.
 
대자보, 시위, 선거 등 다양한 형태로 자유를 표현하기 위해 운동을 하는 사람들이 있는 가하면, 나처럼 자유롭게 의사 표현하지 못하는 사람이나 상황 때문에 통제 받아 스트레스를 받는 사람들도 종종 보았다. 다양한 개성이 존중받는 사회라지만, 동시에 그 개성이 모두 비슷한 길로 걷고 있는 사회 일면을 보면 또 그건 아닌 것 같다.
 
그 속에서 함께 걷고 있는 나로서는, <자유론>이 주는 자유의 의미가 지금 사회에 더욱 곱씹어 봐야 할 중요한 논제라는 생각이 들었다. 
      




 

또, 개인적으로는 19세기 중반에 정리한 이 작품이 지금의 사회 문제도 적용된다는 생각에 소름이 돋았다. 조금 한심한 소리일 수 있지만, 지금이라도 이 작품을 필두로 다른 고전들도 차근차근 읽어나가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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