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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레스 코드 1 : 변신 ㅣ 천계영의 리얼 변신 프로젝트 1
천계영 지음 / 예담 / 2012년 7월
평점 :
절판
생각해보면 우리는 하루에 최소한 2~3번 정도 옷을 갈아입는다.
아침에 일어나 집 밖으로 나갈 때, 하루 일과를 마치고 집으로 돌아왔을 때.
갑자기 옷을 정갈하게 입어야 하는 자리가 생기거나
외출하기 전 마음에 드는 코디를 찾지 못하면 몇 번이고 다시 입어보기도 한다.
먹고 자는 것 만큼이나 입는 것도 일상이 되어있지만, 옷을 '잘' 입는 것은 생각보다 쉽지 않다.
그러던 차에 우연히 천계영님의 드레스 코드를 만나게 되었다.
드레스 코드는 포털사이트 다음에서 연재되었던(?)
천계영님의 웹툰으로 책 역시 웹툰과 동일한 내용을 담고 있다.
(현재는 시즌2까지 연재하시고 편성을 기다리는 중이라고 하심)
웹툰을 보면서 은근히 패션에 대한 공부도 되고 재미도 있어서 몇 번이고 들여다보기도 했지만,
스크롤을 내려가면서 계속 모니터로 보다보니 불편한 점도 있었는데
이렇게 책으로 나와서 무척 반가운 마음이 들었다.
전체적으로 웹툰의 내용과 똑같지만 가끔 한 챕터가 끝난 후
등장하는 짤막한 에세이(?)를 읽으면서
내가 입는 옷과 내 몸에 대해서 새로운 관점으로 생각해볼 수 있어서 좋았다.
드레스코드라는 만화를 그리게 된 이유과 과정,
천계영 작가님 스스로의 패션 공부에 대한 이야기로 시작되어
옷의 구입에 관한 짤막한 이야기와 체형,
그리고 1권에는 옷 중에서도 상의에 관련된 내용이 담겨있다.
책의 내용 중에는 현재 나의 패션 지수를 알아볼 수 있는 테스트와
옷값을 잘 쓰고 있는지에 관한 테스트가 있는데
나는 생각보다 좋은 점수를 받지 못했다.
잘 생각해보니 나 역시 천계영님처럼 옷을 사러 매장에 가 점원이나
주위 사람의 시선, 평가를 받는걸 부담스러워하는 편이라
꽤 오랫동안 인터넷을 통해서만 옷을 구매했다는 사실이 떠올랐다.
그렇다보니 실제적인 내 체형은 고려하지 않고,
옷만 봤을 때 예쁘거나 쇼핑몰 모델이 입은게 예뻐보이면 사는 식이어서
사실은 나에게 맞지 않아서 못 입는 옷,
어울리지 않거나 생각보다 불편해서 입지 않는 옷 등이 많아
과거에는 옷은 많이 사는데 비해 입을 수 있는 옷이 많지 않았다.
최근 몇 년 사이에는 옷을 거의 사지 않아 유행이 많이 지나거나
나이보다 어려보이는 옷을 많이 입고다니고 있기도 했다.
결국 예쁜 옷을 보는 안목은 있지만, 나에게 어울리는 옷을 보는 안목은 없는 셈이었다.
게다가 티셔츠, 블라우스, 자켓 등 각 상의 아이템마다 넥과 카라의 모양과 길이 등이
다른 다양한 디자인이 많이 나오는데도 나는 그 흔한 V넥 티셔츠 한 벌 사입어 본 적이 없어서
그동안 옷을 살 때 참 수동적이고 습관적이었구나.. 하는 반성을 하게 되었다.
한 눈에 보기 쉽게 정리가 되어 있어서 넥과 카라의 종류가 이렇게나 많다는 것,
가지고 있는 것은 커녕 입어본 적도 없는 디자인이 많다는 것도 새삼 깨달으면서
나도 앞으로 2년 정도 다양한 디자인에 도전하고 나에게 어울리는 룩을 찾는 것을 목표로
의류비를 써야겠다는 계획을 세우게 되었다.
특히나 실루엣에 관한 부분을 읽을 때는 뜨끔하고 느끼는게 많았다.
소재나 프린트된 그림, 컬러만 다르다고 나의 스타일이나
이미지가 변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책을 통해 깨달으면서
앞으로는 허리를 강조한 X 실루엣에 도전해봐야겠다고 마음 먹었다.
그리고 1권의 마지막 챕터인 '살' 부분을 읽을 때는 눈시울이 시큰하기도 했는데,
오랫동안 통통한 체형 때문에 놀림 받고 나 또한 책 속 내용처럼
몸을 가리려 엄청나게 큰 데도 불구하고 심지어는 남자 옷도
입고 다닌 적도 많아서 공감이 많이 되었다.
패션은 자신감이라는 흔하디 흔한 문구를 여기저기서 자주 보지만
이 말 역시 경험으로 체득해봐야 내 마음에 와닿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특별부록으로 수록된 체형별 코디법은 사실 다른 책에서 많이 다뤘던 내용이라
천계영님만의 패션에 대한 쉽고 공감되는 개성은 부족한 것 같아서 아쉬웠다.
하지만 이 책을 통해 각 아이템별로 내게 맞는 디자인을 고르는 노하우를 엿보면서
그동안 나는 옷을 살 때 어떤 생각을 하고 있었는지,
앞으로는 어떤 생각을 하면서 옷을 골라야할지
한번쯤 진지하게 생각해본다면 분명 달라질 수 있을거라는 자신이 생겼다.
또한, 외적인 이미지를 통해 사람들이 나에 대해 느끼는 감정이나 분위기를 통제하고 싶다면
여성스러운 무드, 커리어우먼 같은 지적인 무드 등
옷이나 잡화의 디자인 및 컬러를 원하는 분위기에 맞추면 된다는
사실 알고 있으면서도 막상 옷을 살 때는 까맣게 잊어버리게 되는
기본에 대해서도 되짚어 볼 수 있었다.
드레스코드 2권과 웹툰 드레스코드의 앞으로의 연재가 벌써부터 기다려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