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오 나비클럽 소설선
김세화 지음 / 나비클럽 / 2024년 10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제목: 타오

➰지은이: 김세화
➰펴낸곳: 나비클럽


범죄의 피해자는 보통 약자다.
여자, 어린이, 노약자들이 보통 타깃이 된다.
그들 중 더욱 취약한 위치에 놓이게 된 사람의 죽음은
그 전말이 쉽게 드러나지 않는다.
‘타오’는 사건의 피해자로 불법 노동을 했던
베트남 유학생이며 외모가 뛰어난 여자였다.
사회적 취약자의 억울함을 풀어 가는 과정은
그리 순탄치 못했다.


🔖 오지영 형사과장은 사건의 성격에 대해서 감을 잡지 못한 상태임을 인정했다. 빈약한 단서는 감각적으로 수용한 관념의 파편 외에 아무것도 아니다. 사건의 성격을 알지 못하면 단서의 의미도 해석할 수 없다. 어디서 출발해야 할까? 믿을 수 있는 것은 오직 사실뿐이다. 오지영은 선입견과 추측을 배제하는 것을 수사의 기본 원칙으로 삼고 있었다. [61쪽]


이 세상은 서로 다른 생각과 가치관으로 가득 차 있다.
흔한 공통점이 있는데,
바로 ‘나’ 위주로 생각한다는 것이다.
특히 범죄자들에게는
이기적인 것을 넘어선 무언가가 존재한다.
그런 사람들의 범행을 밝혀내기 위한 과정 속에
누군가의 삶 역시 피폐해질 수 있다는 것,
주인공 ‘오지영 형사과장’이 그러했다.


범인을 잡기 위해 수사를 할수록 부상을 입었고
언론의 뭇매를 맞음에도
쉽게 흔들리지 않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안타까운 점은 그녀의 사생활이
그리 행복하지 못했다는 것이다.
두 마리 토끼를 다 잡는 것이
쉽지 않다는 현실이 보였던 장면이다.


🔖 그녀는 자신이 학교에서 윤리를 가르친다는 게 불가능하다고 생각했다. 보편타당한 윤리 법칙이라는 게 있기는 할까? 아이들에게 윤리를 가르친다는 것이 사회에 잘 순응하는 법을 주입하는 것 같아 도저히 자신이 없었다. 대신 불행해진 사람을 주목했다. 사람을 불행하게 만든 사건에 몰두했다. 어떤 사건이든 피해자를 따라가다 보면 결국 여성이 많았다. [242쪽]


’사회에 잘 순응하는 법을 주입한다‘는 구절이
쉬이 뇌리에서 사라지지 않는다.
우리 사회는 독특한 개성이
조금이라도 도드라져 보이면
그 사람을 배척하고 인정하지 않는다.
특히 ’윤리‘라는 과목은
더욱 사람을 얽매는 면이 없지 않다.


🔖 약자가 진짜 약한 자가 되는 과정은 하루아침에 이루어지지 않는다. 다시 일어설 수 있는 수많은 기회를 때마다 없애버리는 셀 수 없는 욕망, 거기에 우연 또는 재수 없음 등이 보태진다. 아니 우연이다 재수 없음은 없다. 지배와 피지배 구조에서 필연적으로 나타날 수밖에 없는 결과다. <중략> 타오라는 이름에는 초목의 의미가 있다. 푸른 숲이 푸른 숲으로 보존되려면 숲을 훼손하거나 초목을 휘감는 검은 욕망의 손길이 없어야 한다. [452쪽, 작가의 말 중]


김세화 작가님은 대구 MBC에서 30년 동안
기자로서 활동해 오셨다.
특히 기자를 묘사하는 장면과 대화에서
몰입도가 높았다.
또한 기자의 한마디에
사정없이 흔들릴 수 있는 대중과
기존 사실에 기자의 생각을 반영한 추측성 기사가
얼마나 해로울 수 있을지 보여준다.


’타오‘는 자신이 처한 처지를 알아달라고
그녀가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한다.
하지만 그녀는 철저히 이용당하고 무시당한다.
그녀는 휘둘릴 수밖에 피지배자였고
그런 그녀를 철저하게 짓밟은 지배자들이 있었다.
안타깝고 씁쓸했다.

🔖
타오의 모습은 앞으로 가야 할 기나긴 여정을 앞두고 잠시 휴식을 취하는 남루한 차림의 고단한 순례자 같기도 했고, 이제야 긴 여정을 끝내고 마지막 숨을 고르고 있는 고독한 여행자처럼 보이기도 했다. [409쪽]


김세화 작가님의 ’타오‘는 단순한 추리 소설로
치부하기에는 진한 메시지를 전하고 있다.
사실을 경시한 언론의 횡포와
종교적인 사건의 민감함
지나친 원칙주의와 들끓는 더러운 욕망
타인을 보지 못하는 ’나‘라는 감옥에 갇힌 사람들
그리고 작가님의 필력이 더해져
’2024 한국추리문학상 대상‘을
수상한 것이 아닌가 생각이 들었다.


#채성모의손에잡히는독서(@chae_seongmo) 서평단에 당첨 #나비클럽(@nabiclub) 도서제공으로 주관적으로 작성한 글입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