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모니쿠스
데이비드 매슨 외 지음, 김성균 옮김, 마스터칼리 삽화 / 우물이있는집 / 2025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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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데모니쿠스 Demonicus

➰지은이: 데이비드 메슨 외
➰옮긴이: 김성균
➰펴낸곳: 우물이 있는 집


동서양을 막론하고 ‘악’에 대한 고찰은
끊임없이 이어져왔다.
영화 ‘엑소시스터’에서 악마에게 지배당한
인간을 그린 장면은 쉽게 잊히지 않았다.
우월한 능력, 끔찍하게 바뀐 목소리와
뚫린 입으로 내뱉는 내뱉던 저주까지
악을 묘사했던 모습은
공포와 불쾌감을 일으키기에 충분했다.


그럼 ’악‘의 근원은 어디에서 찾아야 하는 것인가.
<데모니쿠스>는 500년 전에 ’악‘에 대해 연구했던
밀턴, 루터, 그리고 괴테의 작품을 분석해 본다.
또한 그들의 작품 속에 녹아있는
’악‘에 대한 통찰력을 내놓는다.


밀턴의 <실낙원>에서의 ’악‘은 사탄이다.
반란을 일으킨 대가로 동참했던 천사들과 함께
천국에서 추방당한 후 지옥의 1인자가 된 사탄.
대천사였던 그는 출중한 능력의 소유자였다.
신을 능가할 수 있다는 자만으로 반란을 일으키고
결국 추방당하고 만다.
오로지 ’악‘만을 행하겠다고 하며
하와(이브)에게 죄악을 속삭인다.


🔖 천사의 직무를 즐기는 그의 쾌감이 강해지자 천사의 처지를 자각하는 그의 감정은 약해졌다. (중략) 그는 비록 천국의 최대천사였지만, -아니, 정확하게는, 오히려 천국의 최대 천사였기 때문에- 가장 빠르게 타락했다. [39쪽]


괴테의 <파우스트>의 메피스토펠레스는
지구상에서 4,000년 또는 6,000년간 생활한
문명화된 그러기에 더더욱 교활하고 영악한 사탄이다.
메피스토펠레스는 신에게 이용당하지만
결코 자신이 그 사실을 깨닫지 못한다.
신과의 내기에서 이기기 위해 메피스토펠레스는
끊임없이 파우스트를 악의 길로 인도하기 위해 속삭인다.


🔖 그러니까 네가 차가운 악마의 주먹을
영원히 생동하는 건강한 창조력에 들이밀어도
그 주먹을 만든 악심은 무기력하리니.
차라리 다른 사업을 물색해 봐라.
혼돈(카오스)의 기괴한 아들아!


이처럼 외치던 파우스트는
박사로서 알고 있던 것들을 버리고
메피스토펠레스를 따라가며 악의 길로 들어선다.


🔖 그를 얽매는 모든 광포한 초조감의 저변에는 그에게 적합한 또 다른 세계를 건설해야 하고 또 건설하려는 진심을 간직한 영혼이 존재한다. [215쪽]


무너져내렸던 파우스트는
새로운 세계를 건설하고자 한다.
메피스토펠레스는 그를 굴복시키고자
<마녀의 부엌>으로 데려가 타락한 여인으로 하여금
그를 색욕에 빠뜨리려고 했다.


🔖 그러나 화류계를 몹시 혐오하는 파우스트는 소박하고 상냥하며 순정을 간직하는 아주 고상한 처녀를 사랑하는 연정에 빠져든다. [236쪽]


파우스트는 악에 대한 연구를 통해
진정 인간이 얻고자 하는 ’자유‘란 무엇이며
’인류‘로서의 인간이 아닌 ’개인‘으로서
보편화되어야만 한다는 통찰력을 던져준다.


🔖 파우스트는 중세문화를 모든 면에서 완벽하게 대표한다 [187쪽]


루터의 <좌담집>에 등장하는 ’악마‘는 마귀다.
그는 종교적인 맥락으로 ’악‘에 접근했다.
짓궂은 날씨와 마녀, 꿈과 몽유병, 질병,
부정적인 모든 것은 악마의 탓이다.


🔖 루터는 교황을 사탄의 화신으로 간주했거나 적그리스도(안티크리스트)로 간주했고, 로마 교황청을 악마의 왕국으로 간주했다. [106쪽]

솔로몬의 72악마 편은 참 흥미로웠다.
제1 악마 바엘은 <지옥에서 온 판사>에서
유스티티아가 꼼짝 못 했던 존재다.
역시 제1 악마여서 그랬나 보다.
제32 악마 아스모다위는 <전지적 독자시점>의
아스모데우스를 떠올리게 했다.
실제 작품 속에서 32번째 마계의 마왕으로 등장한다.
이처럼 악마에 대한 작품을 구상하고 있거나
새로운 영감을 얻고 싶은 창작자들에게
추천하고 싶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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