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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지 1 - 박경리 대하소설, 1부 1권
박경리 지음 / 다산책방 / 2023년 6월
평점 :
➰제목: 토지 1권
➰지은이: 박경리
➰펴낸곳: 다산북스
책의 서문에 녹아있던 박완서 작가님의 토지를 향한 마음은, 자식을 낳아서 성장을 지켜보는 마음이지 않았을까 싶다. 26년의 세월은 한 사람이 완연한 인격체로 성장하기에 충분한 시간이다. 그렇게 녹아든 정성과 글을 향한 마음의 깊이를 한 번에 헤아리기 힘들었다.
표지에서 넘쳐흐르는 고급 진 우아함은 토지의 시작과 너무 잘 어울린다. Gogh Edition 01 : Almond Blossom, 1890. 토지의 역사적 배경은 갑오경장 일본에 의한 강제 개방을 당했던 시기다. 대한 제국으로 발돋움을 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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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도 없이 국모가 일본 낭인들에 의해 살해당했고 그녀와 척을 지고 있던 흥선대원군마저 명을 달리했다. 바람 앞의 등불마냥 위태로운 시절은 경상남도 하동의 평사리의 사람들에게서 고스란히 느껴진다.
생때같은 자식을 떼어두고 집을 나간 별당아씨와 종 구천이, 되먹지 못한 최치수의 집안을 노리는 귀녀와 평산, 떠나버린 월선이를 그리워하는 용이. 겨울에서 봄으로 또 여름으로 넘어가는 시간 동안 아이들은 커갔고 어른들은 생을 이어갔다. 그 안에 펼쳐지는 사람들의 이야기는 보통 사람들의 이야기다. 이야기를 꾸려나가는 박경리 선생님의 필력은 역시 빠져들 수밖에 없다. 산과 들, 강과 자연으로 이어지는 풍경 묘사 역시 빼놓을 수 없다.
필사와 함께 한 느린 독서로 책을 더 깊이 이해할 수 있었다. 처음엔 익숙하지 않은 사투리에 읽는 속도가 붙지 않았다. 경남 지방에 3년 넘게 기거하고 있지만, 사투리가 어려운 건 사실이다. 그래도 읽다 보니 점점 그들의 생활과 말투에 빠져들었다. 목소리를 상상하고 모습을 상상하면서 나만의 토지를 그려보는 시간이었다. 2권을 읽을 시간이 벌써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