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 모든 곳의 전수미 현대문학 핀 시리즈 소설선 53
안보윤 지음 / 현대문학 / 2024년 10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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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세상 모든 곳의 전수미
➰지은이: 안보윤
➰펴낸곳: 현대문학




🔖#한줄평

보편적인 윤리란 마땅히 지켜야할 것들의 기준은 무엇을 위한 것일까




✔️생각

보통 사람들은 ’정상인‘의 범주에 들고 싶어한다
어느 누군가에게 ’비정상‘이라는 말을 들으면
발끈하며 어디가 비정상이냐고 따지고 든다




드라마 #조립식가족
여자주인공의 절친으로 나오는 박달은
고등학교 졸업 후 어엿한 변호사가 된다
어머니의 성화에 27세의 나이에
소개팅이 아닌 ‘선’을 본다
그리고 보란듯이 ‘선’을 파토낸다
‘엄마’에게 전화가 왔다
딸을 나무라던 그녀는 이런 말을 내뱉는다
‘남들처럼 잘 사는 걸 봐야 안심하지‘
‘죄송해요’
딸은 사과한다




스치듯 본 이 장면은 쉽게 지워지지 않는다
우리 사회가 만들어 놓은 기준들은
생각보다 너무 쉽게 우리의 행동을 저지한다
언니 ‘전수미‘는 틀에 박힌듯 사는 모습이
욕구를 짓누르고 엉키듯 살아내는 일상이
갓잖아보이지 않았을까..




한 사람의 욕망을 채우기 위해선
다른 사람의 욕망을 희생해야 하는 경우가 있다
조금 덜 표현하고, 조금 덜 요구하기에
간과하고 지나가는 부분들도 있다
그런 비겁함이 쌓여 살아가는 오늘과 내일
과거의 피해의식은 현재를 망각한 채 살아가게 한다
지난 시간에 갖혀버린 모습에서
미래를 찾아보는 것은 힘들다




동생 ’전수영‘의 어린 시절은 고통으로 얼룩졌다
안보영 작가님은 대놓고 ‘아프다’는 표현을 하지 않았다
하지만 왜케 읽는 내내 아팠는지 모르겠다
어느 순간 경악했다가, 칼끝이 스며들듯 따끔거렸다가
해무에 휩싸이듯 한치 앞도 보이지 않다가,
결국 뒤집어 모든 것을 헤집는 모습에 약간의 희망을 걸었다




죽음 앞에서 한 없이 나약해지는 모습들은
‘호상’이 얼마나 주변인들을 위한 것인지 깨닫게 했다
늙고 병든 개들을 위한 호스피스 동물 병원
늙고 병든 사람을 위한 요양원
그 곳에서는 많은 생명들이 사라져간다
죽음을 가까이하는 그 곳에서
시들어가는 생명줄을 붙잡는 그 곳에서
동생 ’전수영‘은 소신을 지켰다




인간이 규범과 논리를 정하고 따르게 하는 것은
지켰을 때 따라오는 안정감을 위해서일 것이다
그렇게 사람들을 가둬놔야 사회 시스템을 돌아갈 것이고
커다란 체계들이 유지된다
개인의 욕망과 개성은 그렇게 무시된다




’전수미‘처럼 어딜 가나 흔적을 남기는 것은
옳은 일이 아니다(여전히 난 보수적인 사람이다)
시니컬한 눈빛과 사막같은 감정을 가진 사람이
판치는 세상이 되어서는 안 된다
언니로 인해 망가진 삶은 보상의 길이 없다
처음부터 보상을 바라는 것은 무리다




그래도 살아야 하니까
이왕이면 ‘잘’ 살아야 하니까




✔️줄거리

전수영에겐 언니가 한 명 있다
바로 갱생불가한 금쪽이 ’전수미‘
그녀의 행동은 언제나 예측불가다
그리고 수영은 그런 언니로 인해
불안하고 우울한 어린 시절을 보낸다
겨우 언니로부터, 가족으로부터 떨어져
동물 요양원에서 일하며 살고 있는 그녀에게
한 통의 전화가 걸려온다
언니가 사람을 죽였다고




📖

🔖P 32

그랬다. 돌이켜보면 전수미는 자신을 해치는 일만큼은 단 한 번도 하지 않았다. 수치와 모욕을 견디는 건 항상 주변인들이었고, 평안을 구걸하는 것도 항상 주변인의 몫이었다. 멋대로 사람을 휘둘러 지배력을 확이하는 것, 자신의 영향력을 과시하기 위해 일부러 모든 것을 망쳐버린 것. 전수미는 엄마 아빠의 불안을 양분 삼아 사루가 다르게 전능해진 셈이었다.


🔖P 57

"긴병에 장사 없다잖아요.”
소란이 말한다.
“진저리 치게 될 때까지 놔두는 것보다 이게 훨씬 인간적인 방법일지 몰라요.”


🔖P 117

나는 전수미에게서만 벗어나면 모든 게 괜찮아질 줄 알았다. 그러나 가는 곳마다 전수미가 있었다. 나는 세상 모든 곳의 뒷면이었다. 온 세상이 내게 전수미였다.




현대문학(@hdmhbook)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찐하게 읽고 주관적으로 작성한 글입니다




감사합니다

그랬다. 돌이켜보면 전수미는 자신을 해치는 일만큼은 단 한 번도 하지 않았다. 수치와 모욕을 견디는 건 항상 주변인들이었고, 평안을 구걸하는 것도 항상 주변인의 몫이었다. 멋대로 사람을 휘둘러 지배력을 확이하는 것, 자신의 영향력을 과시하기 위해 일부러 모든 것을 망쳐버린 것. 전수미는 엄마 아빠의 불안을 양분 삼아 사루가 다르게 전능해진 셈이었다. - P32

"긴병에 장사 없다잖아요."
소란이 말한다.
"진저리 치게 될 때까지 놔두는 것보다 이게 훨씬 인간적인 방법일지 몰라요." - P57

나는 전수미에게서만 벗어나면 모든 게 괜찮아질 줄 알았다. 그러나 가는 곳마다 전수미가 있었다. 나는 세상 모든 곳의 뒷면이었다. 온 세상이 내게 전수미였다. - P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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