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문학은 성경을 어떻게 만나는가 - 텍스트로 콘텍스트를 사는 사람들에게
박양규 지음 / 샘솟는기쁨 / 2021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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혹자는 묻는다. 지금까지 가장 많이 팔린 책은 무엇인가? 답은 성경이다. 그런데 가장 읽히지 않는 책도 성경이라는 우스개 소리도 있다. 이것은 무엇을 의미하는가? 그만큼 읽어내기가 어렵다는 것이다. 사실 성경은 한 권의 책이 아니다. 정경으로 인정 받은 66권짜리 전집이다. 성경은 과학책 또는 역사책이 아니다. 하나님이 인간에게 주는 메시지를 기록한 책이다. 거기에 기록 당시 생활사와 자연 환경, 역사적 배경이 같이 담겨 있다. 때문에 성경 기록 당시에 대한 배경 지식이 없으면 제대로 이해하기 어렵다.

 

코로나19 시대에 한국 교회 특히 개신교는 위기에 직면해 있다. 사회적 거리두기를 위해 현장 예배 제한 조치를 종교 탄압이라고 주장하는 사람들이 있다. 이는 일반 대중의 공감을 얻지 못했다. 오히려 반사회적 집단이라는 비판에 직면해 있는 실정이다. 이런 때에 기독교인들은 어떻게 교회 공동체 뿐만 아니라 지역 사회에서도 공생할 수 있을까? 지금은 당연히 이런 고민과 자기 반성을 해야 한다. 성경에 기록된 하나님의 뜻이 아닌 인간과 종교 조직의 이익이 우선 아니었는지 점검해야 한다.

 

이런 때에 읽은 박양규 님의 신간 '인문학은 성경을 어떻게 만나는가'는 적절한 문제 제기와 성찰을 들려 준다. 특히 인상 깊었던 점은 성경 기록 당시에 하나님의 말씀을 전해 들었던 청중이 누구였는가? 어떤 상황에서 나온 말이었는지를 확인하라는 것이다. 성경에 기록된 문자 그대로 읽고-더 정확하게 말하면 한글로 번역된- 오늘날 기준으로 해석하고 적용하면 안된다.왜냐면 구약성경은 구전되는 것을 어느 순간 히브리어로 기록한 것이고, 수천년이 지나서 영어와 중국어로 번역된 것을 다시 한글로 중역했기 때문이다. 물론 최근에는 히브리 사본을 직접 한글로 번역하기도 한다.

 

저자의 통찰을 읽으면서 느낀 감동이 새롭다. 그동안 성경 인물을 영웅시 하는 경향이 있었다. 그런데 저자는 성경에 기록된 인물 중심이 아니라 그 사람을 불러 쓰시는 하나님을 주목하라 한다. 또한 주인공이 아닌 주변 인물들의 심정과 반응을 주의깊게 살피고 오늘날 나 자신에게 대입해 보라고 권고한다. 하나님이 살아계시듯 기록된 성경 말씀도 살았고 운동력이 있어서 읽는 사람의 영혼을 일깨운다.

 

저자는 공감 포인트 12개를 제시한다. 각 포인트마다 벤치마킹하기, 공감하기, 인문학으로 성경 읽기 꼭지를 두어 독자로 하여금 머리에 머물고 마는 지식이 아니라 실제 삶에서 실천과 적용할 수 있도록 돕는다. 이를 통해 저자는 4차 산업혁명 시대에도 성경이 인간에게 여전히 영향력을 미치는 살아있는 하나님 말씀임을 강조한다.

 


세상의 방식이 무엇을 성취하고 소유할 것인가를 묻는다면, 성경은 '어떤 사람'이 되어야 하는가의 가치를 고민하게 한다. 요세푸스의 기록에 의하면, 노아 시대의 사람들은 욕망과 탐욕의 포로가 되었고, 노아는 그 가치관을 등지고 방주를 만들었다. 노아에게 선택의 기준은 '이익이 되는가'의 기준이 아니라 '옳은 것인가'의 문제였다.  75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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