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 상식사전 - 인도의 역사부터 경제, 정치, 예술, 비즈니스 노하우까지 한 권으로 끝낸다! 길벗 상식 사전
권기철 지음 / 길벗 / 202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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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한 권으로 인도와 그곳에 사는 사람들을 이해했다고 결코 말할 수 없다.  인구가 13억 명이라고 하는데 조만간 중국의 그것을 뛰어넘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우리나라와는 지리적인 여건 때문에 중국, 일본, 베트남 등에 비하면 멀게만 느껴진다. 그저 중고등학교 때 배웠던 세계사에 언급된 몇 쪽 분량이 인도에 대한 지식의 전부였다. 소를 안 먹는다는 힌두교와 요즘도 여전하다는 카스트라는 신분제도 정도가 인도에 대한 인상이다.

그러나 최근 실리콘밸리의 기술 혁명의 중심에 인도 출신 엔지니어들과 최고 경영자들이 포진하고 있고,  다국적 기업들이 기회의 땅으로 부상된 인도로의 진출을 꾀하고 있다고 한다. 이런 때에 인도에서 다양한 활동을 펼치고 있는 저자 권기철이 사전을 펴냈다.  일반적인 낱말 사전이 아닌 50가지 주제를 다룬 상식 사전이다. 인도의 지리적, 역사적, 언어와 종교적 배경을 먼저 설명한다. 그리고 우리나라와 비교가 되지 않는 규모의  선거제도를 설명한다. 2014년 선거에 1100만명의 공무원이 동원되었다고 하니 말 다했다.

인도의 경제, 문화, 크리켓 등의 스포츠는 물론 인도에서 비지니스를 하고자 하는 사람들을 위해 제3부에서  다양한 착안사항들을 알려 준다. 이것은 저자가 인도에서 사업과 생활을 하면서 얻은 시행착오와 노하우를 간결하게 정리한 것이기에 매우 유용한 조언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특별히 인도인들의 특색인 ‘주가드’라는 행태를 잘 이해하고 인내심을 갖고 그들과 협상에 임해야 함을 강조한다.  마치 중국인들의 ‘꽌시’를 협상의 매개로 활용하는 것과 비슷한 느낌이다. 저자는 협상의 달인인 인도인과 좋은 관계를 맺고 성과에 이르기 위해서는 여유를 갖고 기다릴 수 있는 철저한 사전 준비가 필요하다고 말한다. 조급하고 촉박한 일정을 내세우면 인도인에게 협상의 주도권을 뺴앗기는 결과를 가져오기 때문이다.

재미있는 에피소드도 소개한다. 유엔(UN) 총회 때 제일 어려운 것이 일본인이 말하게 하는 것과 인도인의 말을 멈추게 하는 것이라 한다.  말을 많이 하는 인도인의 특성을 제대로 짚었다 할 수 있다. 저자는 인도인들이 시간 준수 개념과  약속을 잘 지키지 않는 것의 복합적 요인을 설명한다. 무엇보다 인도는 여전히 불확실성이 많은 나라이다. 급속한 도시화로 인해 교통 체증이 심각하고, 다민족, 다언어, 다종교, 카스트 신분제도가 얽혀 있어 임기 응변에 능한 사람이 생존할 수 있는 여지가 많다. 그래서 인도인들은 ‘찰타하이(Chalta hai)라는 말도 입에 달고 산다고 한다. 이는 당면한 상황만 모면하고 보자는 인도인들의 무책임한 태도를 의미한다.

그러나 인도는 지금 인터넷과 4차 산업혁명의 물결을 따라 급속도로 현대화의 길을 걷고 있다. 구태를 떨쳐내고 세계 경제의 강자로 급부상하고 있는 것이다. 이는 조만간 중국을 추월할 것으로 보이는 인구 증가에서 기인하기도 하다. 우리나라의 경우 2018년 신생아가 326,900명으로 역대 최저를 기록한 것에 비해, 인도는 매년 평균 약 2,500만명이 태어나고 있다. 물론 인구 증가는 순기능 뿐만 아니라 역기능 또한 만만치 않게 몰고 온다.  인도상식사전을 읽으면서 우리나라의 미래가 어떻게 될 것인지, 코비드19 팬데믹을 겪고 있는 인류가 나아갈 방향이 무엇인지 잠시 글로벌하게 생각해 보는 계기가 되었다.



밑줄 친 본문들...


먼저, 인도인의 기질과 비즈니스 사고를 가늠하는 데 필요한 ‘주가드(Jugaad)를 이해할 필요가 있다. ‘주가드’는 힌두어로 ‘예상치 못한 위기상황을 극복하기 위한 즉흥적이고 독창적인 아이디어나 능력’을 뜻한다.
최근에는 주가드를 경영전략으로 발전시켜 열악한 환경에서 생존하기 위해 독창적 방식으로 해법을 찾아내는 경영으로 해석하고, 인도 기업인의 경영 철학을 상징적으로 나타내는 용어로도 사용한다.
한국인의 입장에서 보면, 주가드는 ‘적당히’로 해석될지 모른다. 그러나 이것은 인도가 생존하기 위한 ‘방법’이며, 인도가 생존하기 위한 ‘이유’이기도 하므로, 인도에서 생활하는 데 필요한 사고이자, 반드시 이해해야 하는 사고 방식이다. 309~310p

인도는 힌두교, 이슬람교, 기독교, 시크교, 불교 등 여러 종교가 공존하고 힌디어와 영어 외에도 십수 개의 공용어를 사용하는 나라다. 인도 출신 경영자들은 다문화 다종교 다언어 사회에서 자라 다양한 이해 관계자와 소통하는 데 익숙하고 타인과 타 문화에 대한 포용력이 높은 편이다. 316p

이런 땜질식 행동은 주가드의 가장 좋지 않은 측면이다. 계획성 있게 행동하지 않는 것, 과학적 방법을 취하지 않는 것, 조직이 체계적으로 기능하거나 대응하지 않는 것이 바로 주가드의 폐해다. 이 모든 것은 진실이며, 많은 인도 기업들은 주가드의 가능성과 한계를 인식하고 체계적 혁신 쪽으로 빠르게 나아가고 있다. (중략) 주가드의 장단점을 이해하는 것은 인도의 비즈니스 환경에 관한 우리의 지식이 넓어지는 것에 그치지 않고, 그들의 의사결정 배경을 이해함으로써 인도에서 성공할 수 있는 확실한 기반을 만들어 준다. 320-321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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