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차 산업혁명과 대안의 사회 2 - 4차 산업혁명과 간헐적 팬데믹 시대 4차 산업혁명과 대안의 사회 2
이도흠 지음 / 특별한서재 / 202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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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년 동안 전세계를 충격과 공포로 가둬두었던 코비드19 팬데믹은 여전히 그 기세를 꺽지 않고 있다. 평범한 일상을 빼앗긴 사람들은 백신과 치료제 개발로 바이러스를 종식시키는 것을 새해 소망으로 말한다. 그럼에도 여전히 전망을 그리 밝지 않아 보인다. 왜냐면 바이러스는 종식(終熄)이란 단어처럼 없애버릴 수 있는 존재가 아니기 때문이다. 


새해 들어 보름동안 4차 산업혁명과 대안의사회 2권과 함께 여가를 보냈다. 저자 이도흠 교수는 1권에 이어 제2권에서는 4차 산업혁명에 담아내야 할 인간에 대한 고찰-철학과 종교, 인문학 등-의 내공을 보여 준다. 아울러 동시대를 강타하고 있는 코비드19 팬데믹이 일시적 또는 일회적 사건이 아님을 경고한다. 


저자는 간헐적 팬데믹 시대의 대안을 마지막 파트에서 제안한다. 제2권 제2부를 위해 인류사와 과학기술, 철학과 종교, 인간의 자유의지와 인공지능 등을 먼저 설명해 두었다. 이런 배경 지식이 없는 상태에서 아직 오지 않은, 그러나 곧 다가올 것으로 예상되는 미래를 전망하는 것은 어렵다. 


방대한 분량의 저작을 읽는 내내 드는 생각이 있었다. 저자는 과학자 또는 엔지니어가 아닌 현직 국어국문학과 교수이다. 저자는 쓰나미처럼 밀려오는 4차 산업혁명과 인공지능, 바이러스로 촉발되는 간헐적 팬데믹의 시대를 인류가 어떻게 대응해야 할지를 제안한다. 이것은 과학과 기술적 사고만으로는 담아내기 힘든 화두이다. 때문에 저자는 인류 역사를 꿰뚫는 사상과 철학,종교를 분석한다. 인간과 권력, 인간과 자연의 융합과 대립의 역사를 풀어낸다. 인류는 단지 수백년 동안 엄청난 문명의 성과를 이뤄냈다. 그


그 결과 어느 세대도 누리지 못한 편리와 풍요를 구가하고 있다. 그러나 역기능 또한 녹록치 않다. 80억에 육박하는 인류 중 여전히 1/4은 굶주리고 있고, 자연은 황폐해지고 기온 상승으로 인한 온난화는 기후까지 바꾸고 있다. 거대한 공장식 축산업은 산림과 강을 훼손했다. 가축의 배출 가스로 인한 오존층 파괴도 가시화되고 있다. 저자는 이런 현실을 적시한다. 돈이 되는 사업이면 앞뒤 가리지 않고 밀어부친 것의 결과를 보여 준다.


영국이 평원의 공짜 목초와 중서부 곡창 지대의 잉여 옥수수를 성공적으로 결합시킨지 한 세기가 지난 오늘날, 1억 600만 에이커에 달하는 미국 농경 지대에서는 2억 2,000만 톤의 곡식이 소를 비롯한 다른 가축들을 위해 재배되고 있다. 미국에서 가축들, 그것도 주로 소가 소비하는 곡물은 전 국민이 소비하는 곡식의 두 배에 육박한다.  전 세계적으로는 6억 톤의 곡식이 가축들, 그 대부분은 소의 먹이로 사용되고 있다. 315p


저자는 동양과 서양의 사상을 융합적으로 분석하여 이후에 펼쳐질 4차 산업혁명의 시대를 어떤 기준틀로 구축해야할 것인지 제안한다. 분열이 아닌 상생해야 한다. 파괴가 아닌 보존과 보호를 시작해야 함을 느낀다. 작금에 논란이 되고 있는 탈원자력과 재생 에너지로의 전환 이슈가 바로미터가 아닌가 싶다.     


사회도 마찬가지이다. 사회(總相)는 각 주체(別相)들이 모여서 이루어진 것이며, 각 주체들과 무수한 타자들, 사회 전체는 서로 연기의 관계에 있다. 각 주체들은 각자의 삶(異相)을 행하지만 모든 인간과 사회의 공통적인 원리(同相)를 공유한다. 각 주체들이 모여 사회(成相)을 형성하고 있지만, 각 주체들은 나름대로 자신의 형상을 갖고 각자 행동(壞相)을 한다. 이 여섯 가지 상이 상즉상입한다. 연기의 관계 속에서 모든 인간들이 출생-성장-죽음, 타인이나 집단, 권력, 세계와 갈등과 화해, 대립과 타협, 전쟁과 평화를 반복하며 역사와 자유, 의미의 차이를 만들어내며 사회를 형성하고 있다.  381p


결론 부분에 저자는 코비드19로 촉발된 팬데믹 시대의 암울한 현실의 원인과 해법을 보여 준다. 인간의 탐욕은 성경에서 우상이라고 경고했을 정도로 제어하기 어렵다. 자본주의의 취약점을 개선하는 노력을 하지 않을 경우 대립과 격차는 심화될 것이며, 이로 인한 사회 구성원간의 비인간화 또한 노골적으로 드러날 것이다. 이런 경고를 마음에 새기고 작은 실천을 시작하고자 한다. 육식을 줄이고 전기, 석유 등 에너지를 덜 쓰는 새해 첫 달을 작심해 본다. 


반면에, 시민사회에는 공포의 유령이 드리우고 있다. 전체주의는 두려움을 먹고 산다. 두려움은 희망이 보이지 않을 때, 이를 극복할 능력이나 힘이 없다고 느낄 때 중폭되기 마련이다. 코로나 퇴치에 대한 과학적이고 객관적인 분석과 전망이 그 어느 것보다 우선해야 하는 이유다. 지식인과 시민들은 공론장을 회복하고 과학과 합리성을 바탕으로 온갖 주술적 담론과 가짜뉴스를 비판하고, 80세 이상의 노인을 죽도록 내버려 두자는 주장과 같은 야만과 코로나를 빌미로 행해지는 다양한 방식의 전체주의적 통제와 억압에 저항해야 한다.  522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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