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점 분홍과 파랑은 무엇을 가리킬까요? 무엇을 말하고 싶을까요? 뒤표지의 퍼센트 표시를 보면서 이 책이 하고 싶은 이야기를 추측해 나갑니다. 동그랗고 크기도 같은 두 점은 자랄수록 할 수 있는 게 달라집니다. 사람들은 분홍 점이 귀엽고 얌전하다고 칭찬하고, 파랑 점은 힘세고 용감하다고 칭찬하죠. 분홍 점은 교육도 받을 수 없고 파랑 점은 자기 재산은 물론 분홍 점의 재산도 가질 권리가 있어요. 이런 두 점들에게 무슨 일이 생기는지 이 책은 100개의 구멍이 뿅뿅 뚫린 판을 통해 독자에게 알려줍니다. 2017년 사우디아라비아의 운전면허증이 있는 시민들은? 몽땅 파랑색이네요. 2022년 대한민국의 100대 기업의 최고 경영자들은? 파랑이 95%를 차지합니다. 온통 파랑점만 차지하고 있냐고요? 그렇지 않은 것도 있어요. 2020년 폴란드에서 혼자서 생활할 수 없는 노인, 아픈 사람, 장애인을 돌보는 건 분홍 점이 도맡아 합니다. 이 책은 남성과 여성이 사회적으로 어떻게 키워지고 성장하는지 시각적 요소를 이용해 직관적으로 보여주는 놀라운 책입니다. 예상하며 보는 어른도 놀라운데 이런 참상을 아직은 모를 아이들과 본다면 얼마나 깜짝 놀랄지..그리고 물어올 아이에게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벌써 아득합니다. 모처럼 충격적인 책이었습니다. 사회적 문제를 쉽고 누구에게나 잘 전달할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이 그림책에 있다는 걸 다시 한 번 느끼게 해 준 책입니다. 이 책을 보기 전엔 안 살 수도 있지만 일단 보고 나면 안 살 수 있는 확률은 0%입니다. 꼭 한 번 보시길 추천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