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듀, 백설 공주 The 그림책 1
베아트리체 알레마냐 지음, 김시아 옮김 / 한솔수북 / 2024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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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옛이야기 다시 쓰기 범주에 해당하는 책이에요. 작가 베아트리체 알레마냐가 그림형제의 1812년 초판 백설 공주를 읽고 재해석해서 쓴 작품이거든요.

이야기는 계모의 시점에서 진행됩니다.
옮긴이 김시아님의 말에는 이렇게 써 있어요.

'베아트리체 알레마냐는 독자가 악의 화신으로 그려진 능동적인 새 왕비에게 감정이입을 하도록 화자의 목소리를 바꾸어 씁니다.'

끝까지 읽은 독자의 입장에서 보자면, 왕비의 입장에 크게 이입이 되진 않았습니다. 왜 백설 공주를 죽여야 했는지 설득하는 부분이 약했어요. 그 점이 아쉬웠습니다.


이 그림책은 글이 나오는 페이지와 그림이 나오는 페이지가 나뉘어져 있어요. 글 나오는 페이지가 한 면 나오고 나서는 전면 그림이 3장씩 있습니다. 그림은 예쁘다기보다는 오히려 기괴할 때도 있어요.

이 그림책은 혼자 읽기보단 여럿이 함께 읽고 싶은 작품입니다. 다 읽고 나도 계속 의문스러운 부분이 있거든요. 작가의 말 한 번 보실게요.

"저는 이야기의 관점을 전복하고 고통, 질투, 복수에 대한 담론을 만들고 싶었습니다. 여왕이 지닌 광기를 이해해 보려고 비극적인 쪽의 편을 들어보았습니다. 어린 시절을 고스란히 떠올리듯 잔인함과 어둠, 동물에 대해 이야기해 봅니다. 이 시대의 악몽과 공포에 대한 광기 어린 목소리를 담아, 옛이야기의 매력적인 깊이를 재발견하여 경이로운 마법과 혼돈을 조합했습니다.
릴케는 이렇게 썼어요. "아름다움은 공포의 시작일 뿐이다." 이 '공포'에 매료되고 어떤 희열을 느끼는 건 나이와 상관없이 누구나 가능하다고 생각합니다."



옛이야기를 다시 쓰는 것은 작가에겐 굉장히 매력적인 주제일 것 같습니다. 책뿐만 아니라 영상매체로도 명작 새로 쓰기는 계속 시도되고 있고요.

알레마냐의 <아듀, 백설 공주>는 '유럽'인의 감성이 듬뿍 담긴 작품이 아닐까 싶어요. 디즈니에서 느껴지는 명확한 선과 악, 결국은 해피엔딩, 아이들에겐 잔인한 걸 감추는 "미국식" 스토리가 아닌, 뭔가 기괴하고 의뭉스럽지만 신비로운 감성이랄까요ㅎㅎ 프랑스 영화를 보고 난 찝찝함, 근데 뭔가 고급스럽기도하고 더 알고 싶어지는 묘한 매력이 있는 책이에요.

그리고 궁금한 걸 같이 본 사람과 계속 나누고 싶어지죠. 백설 공주 책 쌓아두고 각 버전마다 어찌 다른지 비교할 때 빼먹어서는 안될 책입니다!! 북클럽에서 같이 보기 딱입니다!


책이 아니라 '작품'을 사신다고 생각하시거나 작가의 도록이라고 생각하며 구매하시면 좋아요. 집 근처 도서관에 희망도서 신청도 꼭 해주시고요. 같이 볼수록, 나눌수록 재밌어지는 책이니까요.

작가가 이 책을 통해 무슨 이야기를 하고 싶었을지, 독자는 이 책을 읽고 뭘 느꼈는지 활발한 논의를 하고 싶어집니다. 알레마냐 작가님나 번역가님 북토크가 있으면 참여해 봐야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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