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전 파병에 대한 이야기로 돌아온 권윤덕 작가의 <용맹호>를 보며 작가 개인이 사회에 미치는 영향력에 대해 다시 생각하게 됩니다. 도대체 작가님은 어떻게 이런 작품을 끊임없이 창작할 수 있을까요. 저는 이 한권을 읽는것만으로도 벅찬데 말이죠. 베트남전 참전 용사인 용맹호는 베트남전에 대한 티비 토론을 본 이후부터 신체에 변화가 생기기 시작합니다. 신체의 변화가 일어난들 용맹호는 왜 그런지 알려 하기보단 숨기기에 바쁩니다. 출근해야 하니까요. 가해자이자 피해자인 용맹호를 통해 우리는 사회적 문제를 어떻게 봐야 하는지 생각하게 만듭니다. 작가님의 에세이에 이런 이야기가 있습니다."나는 내 작업이 한 개인의 삶을 보여 주는 데 머물지 않고, 개인을 지배한 사회구조까지 함께 드러내야 한다고 생각했다. 국가 폭력이나 사회구조적 폭력에 대해 이야기하고 싶었고, 그러면서도 커다란 역사의 그물망을 빠져나가는 개인들의 소소한 삶도 놓치고 싶지 않았다.""'가해자성'을 인정하는 데는 커다란 용기가 필요하다. 가해를 공개적으로 밝히는 순간, 소속된 집단뿐 아니라 사회로부터 비난과 낙인이 뒤따르고 삶의 발판이 무너지는 것을 감수해야 한다. 우리는 그동안 이런 사람들의 존재에 대해, 그리고 그들이 지닌 어려움에 대해 관심을 기울이지 못했다. '가해자성'을 인정한다는 것은 당사자가 새롭게 세계를 만나는 일이고, 폭력을 멈추게 하는 일이며, 나아가 우리 사회 전체가 한결 성숙해지는 길이 아닐까."쉽지 않은 문제를 그림책으로 풀어서 더 많은 이들에게 전하고자 하는 권윤덕 작가. 작가님의 작품은 당신처럼 용감하고 아름답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