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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란치스코 교황과 함께하는 희망의 기도
프란치스코 교황.에르난 레예스 알카이데 지음, 이재협 옮김 / 가톨릭출판사 / 2023년 9월
평점 :
p. 5
사실 지금부터 여러분에게 열 가지 부탁을 하려고 합니다. 다가올 세계를 희망으로 맞이하기 위해 하느님의 이름으로 청하는 열 가지 부탁을 말이죠.
교황님은 교황직을 수행하며 “저를 위해 기도해 주세요”라고 늘 부탁을 하셨는데요,
책 <프란치스코 교황과 함께하는 희망의 기도>에서는 열 가지 부탁을 전하십니다.
교회 내 학대 문제, 소비와 낭비 문화, 생물 다양성의 상실, 거짓 뉴스, 정치문제, 전쟁과 난민, 여성 등의 주제를 만날 수 있습니다.
저는 프란치스코 교황님의 책에 늘 관심을 갖습니다.
알고리즘에 따라 선택적 정보를 얻는 지금의 문화에 익숙해져 있을 때, 교황님의 책을 펴면 저와 상관이 없다고 여긴, 그래서 존재하지 않는다고 여겼던 세상이 함께 펼쳐지기 때문입니다. 우리가 듣고, 기억해야 할 이웃의 고통이 담겨 있습니다.
우리가 “신앙”을 이야기할 때, 기도 생활에 대해서만 생각하기 쉽습니다.
<희망의 기도>는 행동하는 신앙, 우리의 이웃이 누구인지 발견하고, 그들과 함께 살아가는 신앙을 이야기합니다. 마음에 들지 않으면 쉽게 귀를 닫고 눈을 감아버리는 우리들에게 직접 보고, 듣고, 행동하길 부탁하십니다.
여러 주제 중 난민과 여성에 대한 주제가 인상적입니다.
139쪽. 이주민과 난민을 통합하려는 열망이 그들을 소위 3D 업종, 즉 위험하고 더럽고 어려운 일자리에만 접근하도록 축소되는 경향에 대해 날카로운 지적을 하십니다.
147쪽. 여성이 TV에 출연하면 출산, 패션, 예능과 관련된 주제에 대해 이야기하는 것이 일반적 관행이었지요. 또한 정부 부처에서 일하는 여성은 아동문제, 사회 복지 문제 또는 기회 균등과 같은 주제를 다루곤 했습니다. 이런 맥락에서 기업 고위직, 문학 베스트셀러 작가 목록의 가장 앞자리, 세계 경제의 진정한 조언자 역할 등에 여성이 등장하는 현상은 희소식입니다.
153쪽. 무임금 가사 노동, 육아와 경력 사이에서 선택을 해야 하는 직장 여성, 같은 직업에서의 보수 차이, 진정한 경제적 평등을 만들 수 있는 조건이 부재하는 관습을 언급하십니다.
157쪽, “인구통계학적 겨울”이라는 표현과 함께 가정 안에서 여성의 역할이 가장 중요한 것은 물론 맞지만, 가정 돌봄에 헌신하도록 여성을 강요하기 위해 ‘날개를 꺾는 행위’는 해결책이 될 수 없다고 이야기하시는 부분도 공감하며 읽었습니다.
저희 성당은 미사 전 “교황님의 기도지향”을 기억하며 묵주기도를 바칩니다.
달마다 새로운 지향을 볼 때면 교황님은 세상을 살아가는 우리보다 더 세상에 관심이 많고, 특히 소외되거나 잊혀진 이들을 기억하신다는 생각에 놀라곤 합니다.
이 책에서 ‘하느님의 이름으로’ 청하신 10가지 부탁 또한 기도지향이 될 수 있습니다.
교황님의 열 가지 부탁에 덧붙여 전세계적으로 문제가 되고 있는, 약물로 고통받는 이들을 함께 기억하는 시간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