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굿바이 삼성 - 이건희, 그리고 죽은 정의의 사회와 작별하기
김상봉 외 지음 / 꾸리에 / 2010년 10월
평점 :
1. 지난주 '닥치고정치'를 읽으면서 우리나라 정부가 입법, 사법, 행정에 모두 관여할만큼 큰 권력을 가진 것을 비판했는데 이 책을 보니 우리나라 정부는 새발의 피였나 싶다. 역시 한국의 일진은 삼성. 정치인의 권력은 규모나 시간적인 면에서 제한적인데 삼성의 권력은 모든 것을 초월할 수 있다. 삼성공화국이라니, 말도 안된다. 삼성군주국이다. 삼성은 절대권력 그 자체이다.
2. 취업준비생(혹은 백수)의 입장에서.
개인적인 가치관에 따라 입사지원서를 쓸 때 삼성과 이랜드 계열은 절대 쓰지 않겠다고 다짐했었다. 그러나 만약 우리집이 망하고 내가 가장이 되어 홀로 가족들을 먹여살려야하는데 삼성에서만 내게 일자리를 주는 극단적 상황이 온다면, 나는 그 달콤한 유혹을 거절할 수 있을까?
지인으로부터, 신입사원이 입사 후 5년 정도는 노동자가 기업에 기여하는 것보다 기업이 노동자에게 투자하는 것이 더 많은 기간이므로, 대기업에서 경력을 만드는 게 나쁘지 않다는 의견을 들었다. 그럴듯하기도 한데, 역시 내 관점에선 비겁한 합리화가 아닌가 하는 이상한(?) 죄책감을 떨칠 수가 없다.
3. 이 책의 많은 사람들이 삼성 불매운동을 주장한다. 불매운동이 영향력을 가지려면 사람들의 인식이 제일 중요한 것인데. 그나마 깨어있다는 집단에서조차 불매운동 강조에 대한 거부감을 갖는 시선을 많이 보았다. 더 많은 사람들을 설득하고 끌어들일 방법이 없을까? 그래도 그런 사람들의 수가 늘어나고는 있으니 시간이 지나 세력이 커지길 기다려야 하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