닥치고 정치 - 김어준의 명랑시민정치교본
김어준 지음, 지승호 엮음 / 푸른숲 / 201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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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진보진영은 정치를 논리의 영역으로 다루지만 사실 대중정치는 느낌(직관)의 영역에 가깝다. 덧붙여서 감수성의 영역이기도. 느낌, 감수성은 복잡한 '논리'보다 받아들이고 생각하기 쉽기 때문에. 또한 진보는 논리를 가지고 선택을 하지만, 대중은 선택을 먼저 하고 그에 맞는 논리를 끼워 맞춘다는 점. 그동안 나도 진보진영의 선민의식과 지적오만에 혀를 내두르고 있던 터라 이 부분을 높이 평가한다. 이 책이 가벼워보일 수 있겠지만 대중의 마음을 움직였다는 것은 정치적으로 대단한 성과라고 평가.

 

2. 여성학을 공부하고 여성학적인 시각을 가진 입장에서.

심상정의 사퇴를 여성적 감성으로 다루는 것은 위험하다. 적어도 내가 보고 겪은 그 사람은 '여성'이라고 하기에는..(여러 의미로) '여성'이 아닌 '그 사람'의 감성정도로 보는게 맞는 듯. 불편하다. 한 가지 더하자면, 월드컵 이후 여성들에게 축구의 인기가 높아진 것을 욕망으로 해석하는 것 또한 동의하기 어려움.

 

3. 삼성 불매의 딜레마. 불매도 사실 개인의 만족을 위해 한다는 상징이라는 것은 알고 있다. 그렇다면 개인이 할 수 있는 현실적이고 직접적인 행동은?

삼성을 상대하고 견제할 수 있는 권력이 존재할 수 있을까? 어느 집단이라도 삼성의 '마음'(ㅋㅋ)을 쉽게 거절하기 힘들거라 생각한다. 나라도 그럴 것 같고.

 

4. 정치를 연애에 비유한 점이 인상적. 하기 전에는 자신이 훌륭한 줄 알지만 막상 해보면 자신의 진짜 실체와 마주하게 된다.

정치를 이해하려면 먼저 '인간'을 이해해야 한다. 그러나 인간은 절대 간단하지 않기에 어려움. 나역시도 나의 원칙과 가치관에 모순되는 일을 충동적으로, 혹은 의도적으로 할 때가 많고 욕망에 따라 행동하게 된다.

나는 나 자신을 좌파라고 말하지만 사실 '모두 함께 잘 살고 싶다.'보다는 '나도 잘 살고 싶다.'에 가깝다. 단지 나의 환경과 결핍이 나의 성향을 만든 것이 아닐까? 물론 나는 나의 이런 모습에 만족하지만, 내가 만약 기득권이 된다면 경기도지사 김모씨와 비슷하게 변하지 않는다는 확신은 함부로 못하겠다. 나는 얼마나 모순적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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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꽃 2012-01-12 01: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생각해보니 많은 부분을 안 다뤘군! 짤막하지만 내용이 좋쿤! 캬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