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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슬똥을 누는 사나이
전아리 지음 / 포럼 / 2009년 7월
평점 :
구슬똥을 누는 사나이
구슬똥이라니? 구슬똥이 뭐지? 무슨 소설제목이 이래? 아이들 동화제목도 아니고.
내가 이 책을 읽기 전에 느낀 여러 가지 호기심들이었다.
그런데 디지털작가상 중에 대상을 차지했다고 하니 호기심을 들지 않을 수가 있는가?
톡톡 튀는 감각의 신인작가 작품이라고 하니 기대만발이었다.
그 기대는 책을 읽는 내내 계속 되었다. 세상에 여기에 등장하는 주인공 나는 정말 독특한 사람이다. 실제로 이런 사람이 있다면 TV에 나오지 않았을까 싶다.
시작은 지금 우리 현실처럼 고용불안한 시기로 주인공은 어느 날 갑자기 해고통고를 받는다. 말은 권고사직처럼 보이지만 결국 해고다. 욱하는 성격과 자존심으로 한 번 사정해보지도 않고 그만두고 나와 그날부터 백수로 아니, 토끼로 지낸다. 토끼 옷을 매일 입고 동네 이곳저곳을 아무렇지 않다는 듯이 돌아다닌다.
그런 남편을 어느 부인이 좋아하겠는가? 그러나 그의 부인인 유정은 여느 아내보다 인내심이 약한(?)여자였던지 그가 실직한 지 얼마 되지 않아 능력 좋은 연하의 남자를 만나게 되고 그에게 당당하게 그 연하남을 사랑하게 되었으니 이혼하자고 말한다.
열열히 사랑해서 한 결혼도 아니었지만 그래도 주인공 나는 아내를 사랑하고 있었다. 그래서 이혼은 하지 않겠다고 하였지만 결국 이혼해주고 더욱 철저하게 토끼로써 삶을 살아간다.
토끼로 살던 중 예상치 못한 인물들을 줄줄이 알게 된다. 포르노야설을 쓰는 오세리와 그의 후배 정은, 북극곰으로 살던 사나이. 이들 또한 범상치 않은 인물들이라서 인지 아무도 왜 멀쩡한 남자가 토끼옷을 입고 다니냐고 말하지 않는다. 그냥 토끼로 주인공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인다.
특히 오세리의 후배 정은과 주인공인 나는 서로 사랑한다는 표현을 대신하여 토끼토끼한다고 한다. 사랑하는 것은 아니고 토끼토끼한다니? 이건 또 무슨 말인지.
이 책은 읽는 내내 만화책을 보고 있는 느낌이 들기도 할 만큼 기존의 소설과는 사뭇 다른 느낌을 주었다.
결말이 애매해서 읽는 독자들에게 끝까지 호기심을 놓지 않도록 하고 있다.
시대가 변해가면서 소설이라는 장르가 다양해지고 그 주제나 내용, 문체들이 틀 안에 규정되지 못할 만큼 도특한 것들이 많이 생기는 것 같다.
감각이 남다른 신인작가의 특이한 작품을 읽으며 유쾌한 시간이 되어서 만족스러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