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가요 언덕
차인표 지음, 김재홍 그림 / 살림 / 2009년 3월
평점 :
구판절판


얼마전 '크로싱'이라는 영화를 보고도 많이 울었었다. 차인표라는 배우가 새삼 대단하게 느껴졌다.

차인표라는 이럼 세글자를 생각하면 기부, 입 이런 단어가 떠오른다.

바른 생활을 하는 늘 인자하게 웃고 있는 모습을.

사실 그의 배우로서의 입지는 그다지 좋지 않다고 보인다.

데뷔드라마의 대 히트로 일약 스타의 자리에 올랐고 그 후로도 주로 부자집 아들, 재벌2세역을 자주 맡아서인지도.

그러나 그는 충분히 회피할 수도 있었던 병력문제에서도 미국의 영주권을 포기하면서까지

우리나라 현역으로 충실히 복무했다. 그것도 그 당시 청춘스타였던 신애라씨와 결혼을 하자 마자 입대한 것이다.

그것만 보아도 그 사람의 얼마나 꼿꼿하고 정직한 성품인지 알 수 있을 것 같다.

그뒤로 조용히 사랑을 실천하고 기부하고, 게다가 입양까지 무려 2명이나 하며 우리곁에 배우로서도 인간으로서도

배울점이 많이 사람으로 기억되고 있다.

 

그런 차인표라는 사람이 책을 썼다고 하니 호기심이 생겼다.

무슨 내용의 책일까? 흔히 생각하기에는 배우니까 자서전이나 에세이를 쓰지 않았을까하지만 그는 순수문학으로

우리곁에 작가로 다가왔다.

그것도 주제가 일제시대를 배경으로 힘들게 살아야만 했던 그시대의 사람들을 이야기를 적고 있다.

배경은 일제시대로 전쟁의 피해가 난무하였던 시대였지만 그속에서 순수하게 피어난 용이와 순이, 그리고 가즈오의 사랑

이야기를 주로 담고 있다.

엄마와 여동생을 빼앗가버린 백호를 찾아 아버지 황포수와 함께 전국 곳곳의 산을 돌아다녔던 용이.

엄마도 아버지도 없이 할아버지 밑에서 부모잃은 샘물이를 보살피며 살았던 착한 순이.

일본인이었지만 조선을 사랑하고 조선의 여인을 사랑한 가즈오.

어쩌면 이 셋 모두가 때를 잘못 만난 역사의 피해자들이지 않을까 한다.

 

결국 가즈오는 순이를 지키다가 자신의 나라 군인들에 의해 낙엽처럼 쓰러졌고,

70여년만 자신의 고향인 호랑이마을에 할머니가 된 모습으로 돌아와야만 했던 순이.

순이를 구하기 위해 일본군 기지를 초토화시키고 순이를 끝까지 지키다가 한 다리를 잃어야만 했던

그리고도 영원히 순이만을 생각했던 용이.

모두가 순수하고 열망이 가득했던 뜨거운 피가 가슴에 흐르고 있었던 아름다웠던 청춘들이었는데,

피어나지 못하고 시들었다는 것이 슬픈 생각이 들었다.

그시대에는 이런 이야기들은 흔히들 있었으리라.

 

마지막부분이 너무 짠하여 눈물까자 글썽이게 했던 잘가요 언덕

이 책을 통해 차인표라는 배우의 또다른 면을 접할 수 있게 되어 좋았고,

소설의 감동 또한 그 못지 않게 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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