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샌프란시스코
이지혜 외 글 사진 / 나무수 / 2009년 1월
평점 :
구판절판
샌프란시스코
나에게 여행, 특히 외국여행은 동경의 대상이며 환타지같다.
요즘은 어학연수이다, 배낭여행이다 하여 대학생들도 외국 한 번 다녀오지 않는 사람을 찾기 힘들고, 직장인들도 휴가를 이용하여 외국여행을 가는 경우가 많다고는 하지만 나에게는 다른 나라 이야기처럼 들린다.
고3말부터 한 집의 가장역할을 하며 사회생활을 시작해 쉼 없이 낮에는 일을 하고 밤에는 학교를 다녔던 나의 이십대 초중반. 지금은 어느덧 서른을 2년 앞둔 나이가 되었지만 역시 나는 아직도 제주도도 못 가보고 태어나서 한 번도 비행기도 타 보지 못한 어떻게 보면 천연기념물적인 사람이다.
그래서 난 늘 여행을 동경했다. 여행프로그램을 자주 보고, 여행에세이도 좋아하고, 언젠가는 나도 꼭 비행기 타고 여행가야지라는 다소 촌스러운 생각도 하는 사람이다.
지금은 사회생활이 10년 되는 해에는 어떤 이유도 대지 않고 나만을 위해서 그 누구도 아닌 나 자신을 위해서 가까운 외국이라도 꼭 비행기 타고 여행을 다녀와야지, 그것이 내가 10년 동안 하루도 쉬지 않고 일했던 나 자신에게 주는 포상이라고 생각하고 다짐하고 또 다짐한다.
이런 내가 샌프란시스코라는 책의 제목만 들었을 때도 너무 설레였다. 뭔가 몽환적인 분위가가 날 것 같기도 하고, 영화 속에 흔히 등장하는 도시이기도 하여 낯설지 않는 듯 한 느낌도 주었기 때문이다.
이 책에서는 요리하는 것을 직업으로 삼는 언니와 글쓰기를 직업으로 삼은 동생이 샌프란시스코라는 도시의 먹거리, 쇼핑할 곳 등 여러 가지 다양한 것들에 대해서 적어놓은 책이다.
사진이 많아 어떻게 보면 포토에세이 같은 느낌도 주는 지루하지 않고 호기심을 가득 느낄 수 있는 책이다. 정서어린 사진과 그 옆에 자상하고 친근한 말투로 적은 설명들이 아기자기하게 느껴지고, 정말 이 자매들을 가이드삼아 샌프란시스코를 여행하고 있는 느낌이 들기도 한다. 흔히 여행서적에 자주 등장하는 음식점과 쇼핑몰만 있는 것이 아니라, 안경점이라든지 유명한 공원, 다양한 음반이 있는 음반가게, 박물관, 책방 등 정말 샌프란시스코의 다양한 곳곳을 발품 팔아 알아냈을 법한 곳들만 쏙쏙 소개해 두었다. 문 여는 시간과 닫는 시간, 예약을 해야 하는지 여부까지 초보여행자들에게도 꼭 알아야할 팁까지 빼놓지 않고 실어놓은 이 책을 읽으며 이 자매들이 이 도시에 갖는 애정이 얼마나 깊은지, 이 도시가 그만큼 얼마나 매력이 있는지에 대해서 느낄 수 있었다.
내 생애에 꼭 한 번 여행하고픈 여행지 중 하나로 꼽힐 것 같은 샌프란시스코. 평균수명이 길어졌다고 하니 적어도 내 두발로 이 도시 곳곳을 누빌 수 있는 나이에는 한 번 다녀오고 싶다는 생각을 해보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