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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의 선비, 귀신과 通하다 - 조선에서 현대까지, 귀신론과 귀신담 ㅣ 조선의 작은 이야기 1
장윤선 지음 / 이숲 / 2008년 7월
평점 :
절판
이책의 제목을 보고 나는 놀라웠다.
웬지 선비와 귀신은 어울릴 것 같지도 않았고, 귀신은 미신적인 존재인데,
꼿꼿하기로는 둘째가라면 서러웠을 조선의 선비들이 일반백성들이 믿었던 귀신에 대해
책을 쓰고, 연구하였다고 하니 놀랍기 그지 없었다.
또하나 나의 예상을 빗나갔던 것은 나는 이 책을 읽기전 예전 귀신담같은 것들이 실려있을 줄 알았는데,
귀신론과 귀신의 이치 등 귀신에 대해서 체계적으로 서술된 책인 점도 이색적이었다.
보통 귀신은 형체도 보기 힘들고, 뭐라고 정의하기도 힘든 것인데,
그런 귀신에 대해서 이처럼 체계적으로 우리의 선조들이 정립하고 있었다는 것을 밝힌 점에 대해서
다른 여느 귀신담을 실어논 책들과는 차별화됨을 느낄 수 있었다.
한시대를 풍미했던 남효온, 김시습, 서경덕, 임성주, 이익, 정약용 이름만으로도 조선시대 유명한 학자들인 사람들이
귀신론에 대해서 논설을 썼다고 한다.
그렇다면 이들이 말하는 귀신은 어떤 존재이고 어떤 의미였을까?
귀신의 첫번째 정의는 천지만물이 모두 귀신이다.
귀신의 두번째 정의는 자손은 조상의 혼을 부를 수 있다.
귀신의 세번째 정의는 한 맺힌 기氣와 비정상적인귀신이 있다.
우리가 현대에 익히 드라마나 영화를 통해서 보는 귀신은 아마도 세번째 귀신의 정의를 따른 것들이 많지 않을까.
그리고 이책의 후반부에서는 이런 귀신들과 소통한 사람들의 이야기도 읽을 수 있다.
우리나라 뿐만 아니라 서양의 이야기도 들을 수 있고, 특히 책의 하단에 그 인물들의 간략한 설명도 넣어 두어
이해하는데 도움이 되었다. 우리에게 익히 알려져 유명한 사람도 있지만, 그렇지 않는 사람도 있는데,
이렇게 설명을 덧붙이지 않는다면 아쉬웠을 것 같다.
서술방식이 저자와 마주 앉아 이야기 나누는 것 같은 친숙함에 묻어있고 실제의 경험담이나 들은 이야기들을
곳곳에 대화형식으로 넣어두어 지루하지 않게 읽을 수 있었다.
그렇다고 가볍게만 볼 책은 아니다. 각종 문헌과 정보를 수집하여 우리의 조상들의 귀신에 대한 생각과 정의들도 알 수 있었다는 점에서 지식을 쌓기에도 부족함이 없는 책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