빨간 머리 앤 인디고 아름다운 고전 시리즈 4
루시 M. 몽고메리 지음, 김양미 옮김, 김지혁 그림 / 인디고(글담) / 2008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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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 시절 빨간머리 앤의 만화영화를 보기 위해서 학교가 마치자 마자 집으로 곧장 향한 적이 많았다.

집으로 가는 동안에도 '주근깨 빼빼 마른 빨간 머리앤~괴롭고 슬프지만 굳세게 자라~'이런 내용의 만화영화주제가까지 흥얼흥얼거리면서 책가방을 매고  깡총깡총 뛰어갔던 기억이 지금도 생생하게 난다.

그렇게 나의 어린 시절의 한 편을 장식하고 있던 빨간 머리 앤을 한동안 잊고 지내오다가,

이렇게 새롭게 접하게 되니 다시 어린 시절로 돌아간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소설의 시작은 고아원에서 힘들게 지내던 앤이 에이번리마을에 살고있는 마리랄, 메슈남매의 집으로 오면서부터 시작된다.

독신으로 조용하고 규칙에 맞는 삶을 살던 마릴라와 메슈 남매는 농장에서 일을 도울 남자아이를 원하였으나 작은 오해로 인하여 빼빼마르고 주근깨 투성이에 빨간 머리를 한 여자아이인 앤이 오게 되면서부터 시작된다.

늘 조용하고 규칙에 맞는 생활을 하던 이 초록색 지붕집에 온 앤은 그들과 완전히 다른 아이였다.

혼자 상상하기를 좋아하였으면 나무, 호수, 길 등에 자신만의 상상력을 동원하여 이름을 짓게 되고, 시종일관 그 상상력을 발휘하여 만든 이야기를 하게 된다.

착하고 다정한 친구 다이애나를 만나게 되고, 학교를 가게 되고, 학교에서 길버트 등 여러친구들을 사귀게 된다.

그러면서 앤은 갖가지 소동을 일으키기도 하고, 뜻밖에 다이애나의 동생을 살리기도 하는 해결사로 변하기도 하였다.

그리고 소녀였던 앤은 점차 자라서 열일곱 대학에 갈 나이가 되었다.

그러나 매슈의 죽음으로 홀로 남게 된 마릴라를 위해 레드먼드로 가지 않고 에이번리에 남아 교사가 되기로 하고, 오래전 이미 용서했지만 아직도 서먹했던 길버트와도 한층 가까워지게 되는 것으로 끝을 맺고 있다.

후에 길버트와 결혼하여 자녀를 낳고 중년에 이르게 되는 내용까지 연재된 것으로 알고 있다.

이 소설에 등장하는 앤은 늘 밝고 명랑하며, 뛰어난 상상력으로 주변을 즐겁게 하는 꾸밈없는 아이이다.

어쩌면 저자가 이 세상 모든 아이들이 앤처럼 굳쎈 의지가 있고, 풍부한 상상력을 가진 마음이 착한 아이가 되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쓰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도 들었다.

나 또한 어린 시절에 빨간머리앤을 보며 내가 앤이 된 것처럼 상상하기도 하였으니.

오랜만에 어린시절 추억도 생각나게 하고, 현실에 찌들어 상상력이라고는 조금도 남아있지 않은 나도 힘들어도 때로는 하늘을 보며 밝게 웃을 줄 도 알아야하고, 주변의 사물을 있는 그대로가 아니라 생명을 가진 것으로 상상해볼 수 있는 순수함도 깨우쳐 준 책이었다. 읽는 내내 밝은 목소리로 '주근깨 빼빼마른 빨간머리앤~'이라는 주제가를 흥얼흥얼거리는 나를 볼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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