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파민 가족 - 각자의 알고리즘에 갇힌 가족을 다시 연결하는 법
이은경 지음 / 흐름출판 / 202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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즐거운 초등생활 이은경선생님은 초등교사로 15년 재직하시고 이후 유튜브채널과 작가로서 다방면으로 활동하시는 교육전문가이시다. 나도 이은경선생님의 유튜브를 초기시절부터 구독하였고, 선생님의 책도 여러권 읽어보았다. 교육관련 도서만 출간하시다가 이번에는 성인용 자기개발서를 출간하셔서 호기심이 생겼다. 제목부터 도파민 가족이라고 하니 어떤 내용인지 궁금한 마음에 서둘러 읽어 내려갔다.

이 책은 요즘 각종 영상에 노출되어서 느림을 참지 못하고 가장 가까운 가족과의 관계도 단절됨에 따른 문제들은 언급하고 있다. 얼마나 스마트폰이 얼마나 중독성이 강한지 다시 한 번 느낄 수 있었고 책의 여러 대목에서 우리집을 훤히 들어다 보시는 것 같고 나의 행동도 마치 보는 것처럼 묘사된 부분이 많아서 뜨끔한 적이 많았다. 비단 우리집만의 일이지는 모르겠지만 말이다.


 

p.55

'감적의 문해력'에 주목해야 한다. 감정 문해력이란 자신의 감정을 인식하고, 그 감정에 이름을 붙이며, 적절하게 표현하고 조절하는 능력을 말한다. 단순히 감정을 느끼는 것이 아니라, 느낀 감정을 이해하고 전달할 수 있는 언어로 바꾸는 힘. 읽기와 쓰기처럼 감정에도 문해력이 필요하며 이는 아이가 타인과 건강하게 관계 맺고 자기 자신을 보호하려는 정서적 기반이 된다.

감정의 문해력이란 표현이 너무 인상깊었다. 감정에서도 문해력인가. 생각되었지만 정말 곰곰히 생각해보면 문해력인 것 같다. 상대방에게 나의 감정이나 의사를 왜곡없이 전달하고 그 상대방의 감정에도 긍정적으로 받아들여지도록 하려면 문해력이 있어야지 않을까 싶었다. 은경선생님은 감정 문해력이 지능의 핵심이라고 하시는데 이런 감정의 문해력은 스마트폰이 너무 많은 감정의 경험을 대신 해줌으로서 감정표현의 경험이 쌓이지 않아 문제가 되고 있다고 하셨다. 스마트폰으로 대화를 주고 받는 일이 잦아지고 이모티콘으로 자신의 감정을 설명해버리는 일이 많아지다보니 직접 면대면으로 대화를 나누는 경험을 하기가 쉽지 않다. 그런 경험부족은 감정의 문해력 향상에 악영향을 끼칠 것 같다.

엄마들은 집중력있게 공부하기를 원하지만 아이들은 너무 산만하다. 그런데 산만함은 전염된다는 부분을 읽고 얼마나 얼굴이 뜨겁던지.

나또한 집안일을 하며 습관처럼 유튜브를 틀어놓는다. 티비를 없애면 무엇하나 그 자리에 개인 휴대폰 유튜브가 차지하고 있다. 보고 싶은 내용을 쏙쏙 골라서 틀어두고 집안일을 한다. 그러면서 자기 위안을 삼는다. 나는 유튜브만 보는 건 아니다. 집안일을 하고 있고 교육관련 채널이나 건강관련 유용한 정보를 제공해주는 내용을 듣고 있으므로 멀티태스킹을 하는 것이라고. 엄마인 내가 이러는데 어떻게 아이들에게 수학문제를 풀면서 음악듣는것을 뭐라고 할 수 있을까. 인강을 들으며 집중하지 않다고 야단칠 수 있을까 싶어서 엄마인 나의 스마트폰 도파민 중독에 대해서 심각하게 고민해보았다.

이 책의 전반, 중반부까지는 현재 지금 온가족 구성원들이 스마트폰의 짧은 숏츠영상 시청으로 인하여 발생하는 도파민 중독으로 인해 일상의 모든 것들의 얼마나 지배당하고 있는지에 대해서 이야기한다. 느린 것은 참지 못하고 긴 것도 참지 못한다. 참을성과 인내심은 이미 바닥나 버린 것이다. 예전처럼 느리거나 여유를 갖거나 하는 건 비효율적이며 낭비라는 생각을 가지게 된 것이다.

가족들끼리 모여서 식사준비를 하는 것도 시간이 절약해야하니 포장이나 배달 혹은 밀키트를 이용하여 준비시간을 줄이고 그것도 각자 식탁에 앉아 있지만 각자의 휴대폰으로 원하는 채널을 시청하면서 식사를 해버리는.. 이것을 같은 시간을 공유했다고 할 수 있을지.

게다가 쉬는 것도 멍때리는것도 sns로 공유하려고 사진을 찍고 자기만의 콘텐츠를 만들려고 한다. 그것이 진정 쉼인지. 아님 쉼을 가장한 도파민 중독인지. 쉬려갔는데 더 잘 쉬는 것처럼 보이려고 정작 쉬지 못하고 더 바쁘게 움직인다. sns에 그런 일상을 공유하고 "좋아요"의 숫자가 높아지면 우리는 기분이 좋아진다. 이것이 도파민 회로가 마구 돌아가는 것인가.

p267

성실한 엄마의 고충

sns에 성실하게 일상을 공유하는 엄마들도 고민은 있다. 일정을 짜고, 동선을 고려하고, 날씨를 체크하는 것만큼 피드 구성에도 정성을 쏟아야 한다. 찍는 건 남편, 올리는 건 엄마, 태그는 빠짐없이 챙긴다.

성실한 엄마의 고충은 디테일에 있다. 사진 하나를 올릴 때도 눈치를 본다. 너무 자주 올리면 피로하다는 말을 듣고, 뜸하게 올리면 "요즘 무슨 일 있어요?"라는 메세지가 온다. 아이가 등장하는 사진은 신경을 두 배로 써야 한다. 아이가 흐릿하게 찍히면 센스 없는 무심한 엄마가 되고, 지나치게 잘 나온 사진은 보여주기식 육아로 비칠까 불안하다.

이 부분을 읽고 나는 개인적으로 sns를 하지 않는다. 40대중반인 나이인데 인스타그램은 사용하기 익숙하지 않고 네이버 불로그는 나만의 서평창고와 기억하고 활용하기 좋은 생활정보 메모장정도로만 이용한다. 그렇지만 나도 성실한 엄마의 고충을 겪고 있다. 주말에 널브러져 있으면 평일엔 작은회사라도 직장을 다니니 시간을 내어주기 힘드니 주말이라도 아이와 함께 열정적으로 보내야한다는 강박관념으로 여기저기 애들을 데리고 돌아다니며 평일보다 더 지친 주말을 보낸다. 그리곤 나는 성실하고 노력하는 엄마라는 포장을 하는 건 아닌지.

아이들에게 정말 엄마와의 주말일정이 즐거운지 때로는 그게 아닐 수 도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 책은 정말 현실적인 책이다. 진솔하다고 느껴질 정도로. 이은경선생님의 평소 모습같이 꾸밈없고 쓰여진 책으로 어려운 내용이 아니지만 그 울림이 정말 크다. 정곡을 찌르는 현실적인 내용들로 나를 돌아보고 나를 반성하며 우리 가족의 모습에 대해서도 유심히 관찰하게 되었다.

이 책을 주말동안 읽고 느낀점은 너무 완벽하지 않아도 된다는 것이었다. 그리고 "투머치"내 일상은 "투머치"하지 않아도 된다고.

완벽한 엄마 컴플렉스로부터 해방되고, 스파트폰과 도파민 중독에서도 벗어나려는 노력을 해보아야겠다. 좀더 아날로그해지는 연말이 되어보아야지. 책을 읽는 독자분들도 이제는 도파민에 중독되어 있음을 직감하고 빠져나와보려는 노력을 해보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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