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들리지만 잘 키우고 싶습니다
정민경 지음 / 굿인포메이션 / 202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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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제목은 정말 내 마음을 들여다보는 것 같다. 인생사 매번 바람 앞에 갈대처럼 흔들림의 연속이지만 내 인생말고 다른 이의 인생에 관여한다는 건 너무 큰 일 아닌가. 하물며 그것이 사랑하는 나의 자식이니 말이다. 정말 연습 한 번 해 보지 않고 엄마가 되고 매순간마다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생각되지만 후회가 남는 것이 부모노릇인 것 같다.

결혼 하고 나서 "아줌마~, OO이 엄마, OO이 어머님,"이라는 호칭이 익숙해지지기까지도 한참이 걸린 듯하다. 어느새 내 이름보다는 누구의 엄마로 불리는 경우가 훨씬 많아진 지금이다. 나의 역할도 나의 하루에서 차지는 비중도 누구의 엄마로서 사는 범위가 늘어났다. 그만큼 더 무거운 책임감으로 고민하는 시간들도 늘어간다.

이 책은 이런 엄마, 아빠들에게 따뜻한 위로와 격려를 보내고 있고 그렇게 불안해하지 않아도 된다고 이야기해주는 것 같다.

이 책의 저자는 15년차 중학교 선생님이자 두 아이의 엄마이기도 하다. 웬지 선생님이라고 하면 학교에서 여러 아이들을 보니 경우에 따라 어떻게 대처해야 할 지 현명하게 알고, 교육에 대한 지식도 풍부해서 아이양육에 대해선 고민이 없을 것 같지만 오히려 쏟아지는 교육정보속에서 더 힘들리고 때로는 불안했다고 하셨다. 하지만 결국 내 아이를 가장 잘 아는 건 부모라고 생각하여 아이를 있는 그대로 존중하며 나만의 교육관을 가지고 길을 찾고 있다고 한다.

P.30

그러다, 어느 날 아침, 달걀 프라이를 하다가 이런 생각이 드는 거예요. 노른자를 감싸는 막과 같은 경계가 나에게도 필요하겠다고요. 노른 자와 흰자사이에는 얇은 막이 있어요. 투명해서 보이진 않지만, 분명히 있죠. 덕분에 신선하게 유지되지요. 만약 막이 없었다면 중심은 흩어져 보호받지 못할 거예요. 노른자와 흰자의 경계가 사라지면 불안해집니다. 균형이 무너지고 작은 충격에도 쉽게 손상되고요. 엄마가 되었으니 중심에 아이들이 있을 수밖에 없다는 걸 인정합니다. 그러나 구분 지을 수 있는 경계가 있다면 중심이 전부가 되지 않을 수 있죠. 달걀을 깨트렸는데 노른자가 힘없이 풀어져 있으면 그건 건강하지 않ㅇ는 거잖아요. 그렇듯, 아이는 아이대로, 저는 저대로, 그러나 중심은 온전하면서도 유연하게 움직일 수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요. 얇지만 강력한 이 막처럼 경계를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는 생각을 해봅니다. 그렇게 되면 아이를 보호하면서도 안전감을 있게 지낼 수 있지 않을까요.

이 구절이 정말 마음에 와닿았다. 아이와 엄마는 때래야 땔 수 없는 관계이다. 애증의 관계일까. 가끔 나는 나의 과거 유년와 결부시켜 우리아이들을 다그칠 때가 있다. 나는 그런 환경에서 그럴 수 밖에 없었지만 너희는 다른데 왜 내 마음을 모를까 하면서. 그러나 그 아이들은 나의 유년기와는 다른 유년기를 보내고 있는데 자꾸 나와 아이를 동일시하면서 불안해하고 힘들어한다.

그걸 알면서도 부모니까 안타까우니까 자꾸 다그치거나 화내게 되고 돌아서면 후회하게 된다. 나와는 다른 존재이다. 그것을 알면서도 아직은 실천이 잘되지 않는 나는 부족한 부모이다.

이 책에서 나온 댤갈프라이의 비유처럼 투명해서 서로가 서로를 다 알 수 있지만 그렇다고 섞이는 건 아닌. 서로 끈끈히 붙잡곤 있지만 각자의 색을 가지고 있는 부모와 지식이 되어야하는데..

이 책을 읽으면서 뜨끔뜨끔한 구석도 많았고, 나만 불안한게 아니란 생각에 좀 안심이 되기도 하였다. 보편적인 기준을 정해두고 아이가 도달하지 못하면 안절부절하면서 그걸 매우려 아이를 다그치게 되고 걱정하게 되는 내모습에서 이제는 내 아이를 더 많이 보려고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너무 아이에게 몰입될 필요는 없다는 생각을 또 한 번 해주었다. 너무 내 자신은 없고 엄마로서만 살게되면 흔히 우리네 엄마들처럼 "내가 너를 어떻게 키워는데."소리가 저절로 나오지 않을까. 엄마가 행복하면 아이도 행복하다. 부족한 엄마지만 아이가 행복하길 바라는 마음에서 나의 행복을 찾아보자. 이 책은 그런 메세지를 주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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