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 셋을 가진 부모로서 큰소리안쳐도 억울하지 않을 만큼 사랑하는 게 절도라니...정말 나는 내 아이를 낳고 나는 없어지고 아이엄마로 모든 걸 생각하고 결정하고 살아오고 있다. 지금까지 10년 앞으로도 10년쯤 그렇게 살 것 같다고 생각하면서 때로는 힘들지만 그래도 절대로 아이들에게 기대하지는 말아야지. 내가 어떻게 너희들을 키웠는데 라는 말은 하지 말야지 하면서 다짐하였는데, 이 글 귀를 보고 정말 나는 그럴 수 있을지 생각해보게 되었다.
나도 모르는 속마음을 들킨 것 같아서 부끄럽기도 했다. 정말 억울해 하지 않을만큼 나의 사랑이 아이들에게 짐으로 다가와 무겁게 느끼지 않도록 노력해야겠다.
어쩌면 그 예전 작품인데도 지금을 막 쓰신 것 같은 말씀들이...
짧은 수필들이 빼곡히 차있는 책속에 옛날에 그랬었지라고 느낄만한 세월의 흔적을 볼 수 있는 작품도 있었고 요즘 쓰신 작품인가 싶을 만큼 박완서 선생님을 모르는 요즘 아이들에게도 감성이 전해질 법한 잔잔한 수필들이 들어있었다.
시간 가는 줄 모르고 빠져 읽다가 아이들이 부르는 소리를 못듣기도 하고, 목감기에 걸려 고열로 시달리는 아이들을 돌보는 새벽 작은 스탠드에 의지해서 읽어내려가니 어느새 새벽이 되어오기도 하였다. 언제 이렇게 책에 푹 빠져 읽었었는지 기억도 나지 않는다. 그만큼 선생님의 필력은 대단하신 것 같다.
모든 글들이 훌륭하지만 그중 한 편은 몇 해 전 돌아가신 친정엄마를 생각나게 한다.
[소멸과 생성의 수수께끼]
나도 노인이 되어가고 있는데, 행복한 노인을 과장되게 보인다는 말을 듣고 많이 생각이 들게 한다.
중년이상의 박완서선생님을 아는 분들도 요즘 세대들도 이 작품집을 읽고 나면 다른 작품들도 찾아보게 될 것이리 믿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