쥐구멍 열림원어린이 동시집 시리즈
이창숙 지음 / 열림원어린이 / 2023년 10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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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 너무 상큼한 노란색... 개나리가 생각나는 동시집이다.

동시집과 너무 어울리는 표지색깔아닌지. 그리고 제목도 귀엽게 쥐구멍이다.

아이들이 보자마자 제목이 쥐구멍이라고 낄낄대고 웃었다.



지은이는 북한산 아래 살면서 어린이가 읽을 수 있는 여러 도서를 지은 작가이다. 어린이책 작가분들은 웬지 피터팬처럼 늙지 않고 영원한 동심의 세계에 살고 계시지 않을까 생각이 된다.


작가의 말에서부터 벌써 마음이 심쿵하였다. 괜찮다고 다 괜찮다고..요즘 나의 마음을 들킨 것 같은 말이었다.

무엇인가에 쫒기고 남들과 비교하게 되고 출발부터 다르다고 느끼고 이런 내 인생도 서글픈데 그런 부모밑에 태어난 우리애들도 뭔가 출발부터 달라서 도착점도 이미 정해져버린 게 아닌가 싶은 생각이 드는 요즘이었는데, 괜찮다고 하는 말이 다 괜찮다고 하는 말이 나에게 하는 말 같아서.

그런데 이 작가의 말을 세번이나 읽으면서 마음까지 따뜻해지는 위로를 받았따. 정말 모든 게 소중하다는 생각.

이런 마음을 가진 분이니 어린이가 읽어도 좋을 만한 동시를 짓지 않았을까.



제목만 읽어도 너무 재미있다. 쥐구멍, 행운의 황금돼지, 오분만 공주와 백원만 왕자의 딸, 엄마의 아바타..호기심을 자극하는 재미있는 제목들~~동시집이라서 순서대로 읽지 않아도 된다. 나는 그냥 호기심이 가는 제목의 동시부터 읽었다.

그래도 아무런 상관이 없으니까. 아이들과도 서로 머리를 맞대고 좋아하는 읽고 싶은 동시를 서로 골라서 읽어주기도 했다. 엄마인 내가 나름 낭독하듯이 읽으니 아이들도 나름 발표하듯 진지하게 읽다가 빵터지기도 하면서.


제목과 같은 동시제목의 쥐구멍...정말 쥐구멍에라도 들어가고 싶을 것 같은 상황에 대해서 쓰고 있다.

아이들과 정말 함부러 다른 친구를 험담하지 않도록 이야기 하였다. 어른인 나도 그래야겠다고 한번 내뱉은 말은 언젠가 내게 돌아온다는 말을 새기며 나이가 들수록 나잇값할 수 있는 사람이 되어야지.

동시를 읽으면서 이런 생각도 들었네.


두번째 인상깊었던 동시는 장래희망..정말 우린 아이들에게 나를 투영하면서 내가 못 했던 일들을 시키고 그걸 해내면 내가 이룬 것 처럼 기뻐하기도 한다. 자식은 소유물이 아니며 아이와 나는 다른 독립된 인격체라고 아무리 생각해도 내 영혼까지 불태우며 키우는 내 분신과 같은 자식인데 어떻게 너는 너고 나나는 나라고 생각이 들까.

특히 자식이 성인이 되기전에는 말이다. 이 동시는 그런 상황을 재미있고, 유쾌하게 그린 것 같다. 심각하지 않아서 너무 좋았다.



마지막 시는 세월호.

노란색만 생각하면 자연이 떠오르는..

세월호 사건이 있었던 해는 내가 큰 아이들, 쌍둥이들을 임신하고 있던 해였다.

그사건을 보면서 참 슬프다고 생각했지만 그 깊이를 전혀 느끼지 못했다. 그냥 슬프겠지..많이 힘들겠지. 안타깝다..

그런데 그해 연말 쌍둥이를 출산하고 키우면서 내 인생에서 출산, 육아만큼 힘든 것도 어려운 것도 자식만큼 소중하고 사랑스러운 건 없다는 걸 해가 갈수록 느끼고 있다.

그럴 수록 매년 세월호 기념행사를 티비로 보고 있노라면 그 부모님들의 슬픔의 깊이는 정말 표현할 수가 없겠구나.

나라면 살아서 숨쉴 수 있을까 싶은 마음에 너무 눈물이 날 정도.

이 동시를 읽으며 다시금 생각하니 마음이 슬퍼졌다. 역시 자식을 낳고 키워봐야 어른이 된다는 어르신들의 말씀이 이런 뜻인가.

오랜만에 열림원 어린이 동시집을 읽으며 아이들과도 이야기를 나눌 수 있었고, 나도 동심으로 돌아가서 어린 시절의 기억도 나고 마음이 따뜻해질 수 있었다. 가끔은 시를 읽어줘야겠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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