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화 - 삶의 여백에 담은 깊은 지혜의 울림
박완서.이해인.이인호.방혜자 지음 / 샘터사 / 2007년 2월
평점 :
품절


이책은 네명의 여성지식인들의 대화를 책으로 엮은 도서이다.
딱딱하지 않은 문체로 잔잔히 써내려간 책을 읽고 있으면 내가 그 사람들의 옆에 앉아서 대화를 듣고 있는 것 같은 착각을 하게 된다.
 
이 책에서는 당대의 지식인으로서의 삶이 아니라 인간 본연의 솔직한 모습을 드러내는 것 같아서 참 진솔하게 다가왔다. 이 책을 읽기전에는 박완서님이 남편과 아들을 잃은 것조차 모르는 사람이 많았을테니. 때론 유명인이라고 하여 우리와 다른 세상에 사는 사람들처럼 느껴지는 경우가 많지만 그들도 우리와 별반 다른 것이 없이 인생의 희노애락을 겪고 산다는 것을 알 수 있어서 실제로 한번도 마주대하지 못했지만 한껏 친밀하게 다가오는 것 같다.
 
인상깊은 구절이 많아 일일이 열거하기 히는 힘들지만 몇 구절 나열한다면,
P.38
이해인 - 슬픈 땐 어떤 말로도 위로가 되지 않으니까, 그냥 내버려 두는 거예요.
박완서 - 네 맘대로 있어라, 내버려 두는 거...... 지나고 생각해 보니 그렇게 내버려 뒀던 게 사실은 큰 위로가 됐어요. 그러니까 살아겠더라구요.
P.42
박완서 - 슬플 땐 슬퍼하는 것 외엔 다른 기도가 없지요.
 
정말 슬픈 땐 어떤 말로도 위로가 되지 않는다. 세상에 나만 그런 슬픔을 겪는 것 같은 느낌이 들기 때문이다. 무슨 위로를 하여도 네가 겪어보지도 않고 뭘 안다고 위로를 하느냐고 반감을 가지가 마련인 건 내가 인격적으로 성숙하지 못하여서 그런 건지도 모르겠지만 말이다.
정말 양껏 슬퍼하고 나면 후련해지고 그때부터는 마음을 수습하기 시작하는 것 같다.
 
이렇게 박완서님과 이해인님의 대화는 개인적인 소소한 감정들에 대한 대화가 많이 있었는데, 방혜장님과 이인호님의 대화는 우리나라 격동기를 함께 겪은 분들이라 그런지 시대적 배경과 함께 본인들의 유학시절에 관한 이야기들 많았다.
내용이 약간 어렵기도 했고, 내가 성장해온 시대와는 상당한 차이가 있어서 공감하긴 힘들었지만 간접적으로 우리나라의 해방과 한국전쟁의 시대적인 배경과 그 시대에서 여성으로서는 다소 파격적으로 해외유학을 다니면서 느낀 점들에 대해 알 수 있었다.
 
네 분의 여성지식인들의 대화를 들으면서 강연회에 와서 강연을 듣는 것 같은 느낌을 받았고, 삶에 대해서 한번더 생각해보는 기회가 되어서 뜻깊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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