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여자의살인법
질리언플린 저
오랜만에 일본소설을 벗어나서 영미쪽 스릴러 소설을 읽게 되었다.
<그여자의살인법>이라는 제목과 표지에서조차 읽기 전부터 너무나 오싹하고 무서운 느낌을 받을 수 있었다.
또한 여자가 살인범일 것이라는 어느정도 내용을 상상해 볼 수 있다. 생각해 보니 장편소설 중에서 여자가
살인범으로 나온 책을 별로 본적이 없는 것 같았다. 스티븐킹도 극찬했다고 해서 여러 기대감을 가지고
드디어 책을 읽기 시작했다.
주인공 카밀은 여러가지 범죄들을 취재하는 기자이다. 이번에 그녀가 맞게된 사건은 자신이 몇년전 떠나왔던
자신의 고향 윈드갭에서 일어난 아동연쇄살인 사건이다.
그녀가 고향을 떠나온 이유는 어머니와의 관계 때문이었다. 그녀의 어머니 '아도라'는 카밀을 사생아로 낳고
다른남자와 재혼을 하게 된다. 그후 그남자와의 사이에 '메리언'이라는 여자아이가 태어나지만, 메리언은
이유없이 계속해서 온갖 병을 달고 살게 된다. 그래서인지 아도라의 모든관심은 메리언에게 집중되고 카밀은
항상 외톨이이자, 아도라의 근처에도 가지 못하게 된다. 하지만 메리언은 결국 계속 아파하다가 끝내 죽음을
맞이한다. 그리고 이러한 애정결핍으로 인해 카밀은 결국 13살이 되던해부터 자신의 몸에 칼로 모든 글씨를
새기는 '커터'가 된다. 그리고 몇년 후에 아도라가 다시 임신을 하게 되고 '엠마'라는 딸이 태어난다.
결국 카밀은 그런집을 떠나 지금의 다른 곳에서 기자가 되었던 것이다. 어쩔 수 없이 고향으로 돌아와 사건
취재를 하게 되는 카밀은 몇년이 지난후지만, 아도라는 물론, 몇번 보지 못했던 새 동생 '엠마'에게서도 가족의
정을 커녕 외부인취급을 받는다고 느낀다. 카밀은 마을에 일어난 두여자아이의 연쇄살인을 조사하던 중 성폭행
흔적없이 치아가 몽땅 뽑혔다는 소식을 듣고, 범인이 결코 남자가 아닐수도 있다는 것과 마을사람일 수 도 있다는
생각을 하게된다. 그 이후 마을은 물론, 자신의 가족과도 관련한 이상한 점을 한두가지 발견하게 되는데..
일단 아동연쇄살인이라는 사건이 일어나면 남자가 범인일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이소설에서 등장한 범죄는
살해된 아동에게 성폭행 흔적이 없다. 여기서 남자가 아닐 가능성도 찾아 볼 수 있지만, 그러나 목졸려 죽은
아동의 모든 치아가 뽑혀져 있었다. 이를 뽑는다는 행위 자체가 여자 혼자 하기 힘든 일이라고 단정을 짓고
이부분에서 다시 한번 범인은 남자일 것이라는 추측을 하게 만든다. 이것이 나중에 맛볼 수 있는 반전의 반전의
묘미를 한층 더 높여주었던 것 같다.
아이를 대상으로 한 연쇄살인에 관한 이야기는 많지만~ 성폭력의 흔적없이, 더더군다나 여자가 범임이었던
소설은 처음이었던 것 같다. 왜 그녀는 아이를 죽일 수 밖에 없었을까? 그것도 자신의 아이를 말이다.
이책에서는 아직은 우리에게 낯선 커터 (cutter : 제 몸을 파내며 자해하는 환자) 라던지, 대리인에 의한 뮌하우젠
증후군 (MBP, Munhausen Syndrome by Proxy : 병을 앓기를 강요당하는 아이, 그 아이를 간호하면서 주위의
관심을 받는 것을 느끼는 보호자(대리인).)가 등장 한다. 그것들은 모두 사랑에 의해 생겨난 병이라고 할 수 있다.
그들은 사랑을 받기 위해, 관심을 받기위해, 또한 사랑을 받지 못해서, 애정결핍으로 인해서 정상적인 생활
까지도 할 수 없게 되어버리고 그것이 곧 범죄와도 직결되어버린 것이다.
역시 여자가 살인범이라는 타이틀이 다른 스릴러 소설보다 한층 더 날카롭고, 섬세하고, 감성적인 부분을 느낄 수
있었던 것 같다. 하지만 그런점이 어쩌면~ 대부분 우리가 알고있고, 원하고 있는 스릴러의 빠른 진행이나 숨막히는
긴장감은 약간 떨어진다는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반전을 알게 되고 그뒤에 또 다른 반전이 존재한다는 것에
어안이 벙벙할 정도의 충격은 가히 대단하다고 할 수 있다. 마치 내가 책을 잘못읽은 것은 아닌가?하고 그부분을
몇번이고 다시 읽게 된다는 말이다.
생각만해도 정말 끔찍하고 충격적인 이야기였다. 아이, 가족과 관련된 범죄라서 그런지, 읽는내내 더욱 힘들었던
것 같다. 평소엔 당연한 걸로만 생각했던 사랑, 특히 어머니와 자식에 대한 사랑에 대해서, 사랑을주는 것도~
받는것도 결코 쉬운일만은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