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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얼굴이 아니라 마음을 고치는 의사입니다
이상욱 지음 / 모티브 / 2026년 2월
평점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하였습니다
유튜브 채널 <동네 의사 이상욱>을 운영하며 77만 구독자와 소통하고 있는 이상욱 원장.
그는 직접 개발한 화장품 브랜드 <닥터 코스모>를 통해 진료실 밖에서도 “당신은 이미 충분하다”는 메시지를 전하고 있습니다.
응급실이라는 치열한 현장을 떠나 강남에서 피부과를 개원하고, 스스로를 동네의사라 부르며
“얼굴이 아니라 마음을 고치는 의사”라고 말하는 그의 선택은 처음엔 다소 모순적으로 느껴졌습니다.
그래서 더 궁금했습니다.
도대체 어떤 사연이 담겨 있기에 이런 제목의 책을 썼을까?
책을 읽으며 저자의 삶을 따라가다 보니, 단순한 진로 변경이 아니라 치열한 내면의 통과의례였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생사의 기로에 선 환자의 손을 놓치지 않기 위해 밤을 새우던 응급의학과 의사.
그리고 이제는 환자의 피부를 살피는 피부과 의사.
일의 무게를 저울질하며 스스로 괴로워했던 시간들,
이혼을 겪으며 무너졌던 마음,
인간관계의 상처들….
그런 시간을 통과했기에 지금은 환자의 이야기를 깊이 들을 수 있는 의사가 되었구나 하는 이해가 되었습니다.
그는 싸우거나 설득하려 애쓰기보다 조용히 거리를 두는 법을 배우고,
혼자 있는 시간을 견디는 힘을 통해 자존감을 다시 세웠다고 말합니다.
그래서일까요. 진료실에서 만나는 환자들의 이야기에 경청하며 공감할 수 있는 의사가 되었던 것 같아요.
책 속에서 가장 마음을 울렸던 장면은 유방암 4기, 전신 전이가 된 환자의 이야기였습니다.
강원도 영월에서 서울 강남의 피부과까지 와서 기미와 잡티를 지워달라고 말했던 어머님.
“저한테 시간이 얼마 안 남았다는 거 알아요.
죽기 전에 인생에서 가장 아름다운 순간을 남기고 싶어요.”
가족들에게 아픈 환자가 아닌 예쁜 엄마로 기억되고 싶다는 그 말 앞에서,
의학적 위험을 걱정하던 의사의 마음은 흔들립니다.
치료 중 위급한 상황이 생길 수도 있는 상황이었지만, 결국 그는 환자의 마지막 소원을 존중합니다.
이 대목에서 저는 한참을 멈춰 있었어요.
단지 피부가 아니라 삶의 마지막 장면을 함께 지켜준 의사의 선택에 깊은 울림을 느꼈습니다.
그리고 이름모를 그 어머님의 명복을 빕니다.

요즘은 애교살 필러, 코 필러, 턱 보톡스, 이마 필러 등 다양한 시술이 일상처럼 소비되고 있어요.
가볍게 접근하지만, 반복될수록 더 부족함을 느끼는 사람들도 많습니다.
저자는 오랜 시간 환자들을 지켜보며 공통점을 발견했다고 말합니다.
유행을 맹목적으로 따르는 사람들의 내면에는 확신의 부재가 있다는 것을요.
우리 얼굴을 지탱하는 가장 강력한 기둥은 필러나 보톡스가 아니라,
나를 긍정하는 힘, 단단한 자존감이라고 전하고 있어요.
“지금 있는 그대로의 모습만으로도, 당신은 이미 세상에 단 하나뿐인 작품입니다.”
이 문장은 이 책 전체를 관통하는, 저자가 가장 강하게 전하는 메시지처럼 느껴졌습니다.
피부과는 불안을 자극하면 얼마든지 매출을 올릴 수 있는 구조예요.
하지만 저자는 오히려 불필요한 시술을 말리고, 집에서 할 수 있는 방법을 안내하며, 준비가 되지 않은 피부는 돌려보낸다고 합니다.
레이저 시술도 피부 장벽이 튼튼해야 가능하기에, 그는 결국 직접 화장품을 개발합니다.
그 화장품은 단순한 상품이 아니라 ‘처방전의 연장’이라고 말합니다.
이 대목에서 저는 신뢰라는 단어를 떠올렸습니다.
환자를 소비자가 아니라 ‘사람’으로 대하는 태도.
이 책이 피부과 의사의 이야기이면서도 결국은 인간에 대한 이야기로 읽히는 이유입니다.

『저는 얼굴이 아니라 마음을 고치는 의사입니다』는
거울 속 나를 어떻게 바라볼 것인가에 대한 질문이며,
흔들리는 자존감을 어떻게 다시 세울 것인가에 대한 따뜻한 처방전입니다.
얼굴의 잡티를 지우는 기술은 많지만,
마음의 상처를 어루만지는 일은 쉽지 않습니다.
이 책을 덮으며 저는 이렇게 생각했습니다.
혹시 지금 거울 속 내 모습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면,
무엇을 더 더해야 할지를 고민하기 전에
나를 향한 시선을 먼저 바꿔야 하지 않을까.
예뻐지고 싶다는 마음 뒤에 숨어 있던 불안을 들여다보고,
“나는 이미 충분하다”는 문장을 스스로에게 건네고 싶은 분들에게
이 책을 권하고 싶습니다.
피부과 진료실에서 시작된 이야기가
결국 우리 모두의 마음을 향한 이야기였음을,
읽고 나서야 비로소 알게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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