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57, 영월 리틀씨앤톡 모두의 동화 42
이상걸 지음, 최정인 그림 / 리틀씨앤톡 / 202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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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직접 읽고 쓴 리뷰입니다



조선의 짧고도 비극적인 어린 임금, 단종.

역사책에서 단종은 늘 짧게만 등장합니다.

수양대군의 반란, 어린 나이에 쫓겨난 군주, 사육신과 생육신의 충절 정도로만 간략히 언급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동화 『1457, 영월』에서는 조금 다른 시선으로 단종을 바라보고 있습니다.

왕권을 빼앗긴 비운의 어린 임금이라는 사실 이상의 깊은 이야기가 담겨 있어요.





동화 『1457, 영월』은 단종이 유배된

청령포, 최후를 맞이한 관풍헌, 그리고 장릉까지 이어지는 공간들을 배경으로 합니다. 

하지만 무엇보다 특별한 점은, 단종의 곁을 지킨 충신 엄흥도를 중심에 두었다는 것이죠.

나룻배를 이용하지 않고는 밖으로 출입할 수 없는 청령포에 유배된 단종을

영월 호장 엄흥도는 남몰래 밤이면 이곳을 찾아 문안을 드렸다고 전해지고 있습니다.





저자는 이 이야기에 작은 상상력을 더했어요.

엄흥도의 손자라는 가상의 인물, 엄상욱을 등장시켜 단종의 말동무가 되어주는 역할을 하게 합니다.

평범하게 자라나는 엄상욱의 모습은 

오히려 유배지에 갇혀 외롭게 지내는 단종의 처지를 더 안쓰럽게 보여주는 것 같아요.

왕으로서가 아니라, 낯선 유배지에 홀로 내던져진 열다섯 소년의 마음을 살피고 있어 읽는 내내 가슴이 먹먹했어요.




『1457, 영월』에는 두견새 소리와 함께 단종이 직접 지은 시 '단종어제자규루시'가 등장해요.

두견새는 예로부터 피를 토하며 운다는 전설을 가진 새로, 충절과 슬픔을 상징합니다.

단종은 두견새의 울음 소리에 자신의 처지를 빗대어 시를 남겼습니다.


왕의 자리에서 쫓겨나 홀로 외롭게 울던 단종의 마음이, 두견새의 울음소리처럼 애달프게 들리는 것 같아요.



세조는 “강에 버려진 시신을 수습하면 삼족을 멸하겠다”는 무시무시한 말을 남겼습니다.

시신을 지키고 있는 군사들이 있어서 가까이 가지도 못하고, 모두들 바라만 볼 뿐이죠.

하지만 엎드린 모습으로 강물에 떠 있는 가느다란 하얀 손이 자꾸만 눈에 아른거려 외면하지 않았습니다.

엄흥도는 단종의 시신을 몰래 수습하여 장례를 치뤘습니다.

이는 목숨을 건 충절이자, 인간적인 연민의 눈길이지 않았을까요?




흥미로운 점은, 영월에 전해 내려오는 설화를 동화 속에 담았다는 것입니다.

눈 내리는 날 단종의 장례를 치르던 순간, 땅이 얼어 곡괭이도 들어가지 않아 얼지 않은 땅을 찾던 중 나타난 노루.

일전에 상욱이가 올무에 걸려 옴짝달싹 못하던 아기 노루를 구해준 적이 있었죠.

눈 내리던 날 노루가 앉아 있던 자리는 땅이 얼지 않아 땅을 팔 수 있었고, 무사히 장례를 치를 수 있었답니다.




1457, 영월』은 단종과 엄흥도의 이야기를 역사적 사실에만 묶지 않고, 

인간적인 연민과 따뜻한 상상력으로 새롭게 그려냈습니다. 

이 책은 단순히 ‘역사 동화’가 아니라,

단종의 시선, 엄흥도의 충절, 그리고 두견새의 슬픈 노래까지… 

두견새의 울음처럼 애절한 단종의 시와, 끝내 그 곁을 지킨 충신 엄흥도의 이야기.

우리가 놓치고 있던 따뜻한 마음을 일깨워 주는 책이 아닐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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