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사를 바꾼 13가지 식물 세계사를 바꾼 시리즈
이나가키 히데히로 지음, 서수지 옮김 / 사람과나무사이 / 202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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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직접 읽고 쓴 리뷰입니다




익숙한 식재료가 세계사에 얼마나 큰 파장을 일으켰는지를 알게 되는 경험은 언제나 즐겁습니다.

『세계사를 바꾼 13가지 식물』은 우리가 일상에서 늘 접하는 감자, 토마토, 양파, 차, 옥수수 같은 식물들이 

 사실은 인류 문명과 정치, 경제, 사회 구조를 뒤흔들어 놓았다는 사실을 흥미롭게 풀어낸 책입니다.




그중에서도 특히 기억에 남은 것은 후추, 감자, 토마토의 이야기예요.




후추이야기


이 책의 메인 타이틀로 소개된 후추 이야기는 단연 손꼽히는 흥미로운 이야기예요.

향신료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후추는 향신료의 왕으로 군림하며 한때 금보다 더 비싸게 거래된 식물이었어요.

유럽인들에게 향신료는 음식 맛을 바꿀 수 있는 매력적인 필수품이였기에 후추를 향한 갈망이 컸어요.

하지만 주요 생산지는 이슬람 문화권이였고 향신료를 차지하는 나라가 세계를 제패하던 시대였기에 육로가 아닌 바닷길을 생각해 냈고, 이는 대항해 시대를 열게 됩니다.

유럽의 항해자들은 더 빨리, 더 안전하게 후추를 얻기 위해 항해술을 갈고닦았고, 

그 결과 콜럼버스, 바스쿠 다 가마, 마젤란 같은 위대한 항해사가 신대륙과 신항로를 발견할 수 있었습니다.

후추에 대한 욕망이 오늘날의 세계지도를 바꿔놓은 셈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후 값싼 대체 향신료들이 등장하면서 후추의 독주 시대는 막을 내렸지만, 

후추가 남긴 역사적 발자취는 결코 지워지지 않겠죠?!






감자이야기


감자는 지금은 너무 당연한 서민적 식재료이지만, 

감자의 숨겨진 역사적 이야기가 놀라움을 주었는데요,

베르사유 궁전에 가득 핀 장미를 사랑했을법한 마리 앙투아네트 왕비가 가장 아꼈던 꽃이 감자꽃이라는 점이예요.

감자꽃을 보기 위해 궁전에 감자를 심었다는 것이죠.


또, 감자가 유럽에 처음 들어왔을 때는 낯설고 두려운 존재였어요. 

감자싹의 독성분인 솔라닌 때문에 치명적인 사고가 발생하기도 했고, 

덩이줄기로 번식하는 특성 때문에 종교재판에서 화형 선고를 받았다는 에피소드는 자꾸 상상이 된답니다.

감자를 쌓아두고 종교지도자들이 모여 "세상의 모든 생물이 암수의 조화 로 자손을 남기는데, 감자 너는 덩이줄기만으로 하는 번식 방법을 택하여 성적으로 매우 불순하기에 유죄이며 화형에 처한다."라는 재판과정이 상상이 되니...웃음참기 실패입니다. 불 속에서 타오르는 구운 감자! 상상만해도 군침도는데 이 맛있는 걸 모르다니 안타까울 뿐이죠.


하지만 감자는 곧 식량난을 해결하는 구원자가 됩니다.

척박한 땅에서도 잘 자라고 보존성이 뛰어나 유럽의 식량난을 해결했고, 

인구 증가와 노동력 확대를 이끌며 산업혁명과 공업화의 기반이 되었습니다.

항해 시대에는 괴혈병 예방 효과 덕분에 뱃사람들의 장거리 항해가 가능해졌다는 사실도 놀라웠어요.

반대로, 단일 품종 재배에 의존했던 아일랜드는 감자 역병으로 대기근을 겪었고, 

이는 미국으로의 대규모 이민과 아일랜드 독립운동으로 이어졌습니다.

케네디 대통령을 비롯해 레이건, 클린턴, 오바마, 월트 디즈니 같은 인물들의 뿌리가 아일랜드라는 사실!

미국에 위대한 업적을 남긴 인물들이 아일랜드계가 많은데요,  감자가 남긴 세계사적 흔적이 얼마나 큰지 더욱 실감할 수 있는 부분이기도 하지요.






토마토 이야기


토마토 역시 처음 유럽에 전해졌을 때는 독이 있는 식물로 취급되었어요. 

붉은색 과실은 악마의 유혹처럼 여겨져 오랫동안 '먹을 수 없는 것'으로 간주되어 오랫동안 관상용 식물로만 재배했다고 합니다. 


나폴리는 스파게티와 피자의 본고장으로 불리는데요, 

굶주림에 시달리다 토마토를 먹기 시작했고 스파게티 소스에 토마토를 사용하면서 '나폴리타나'라는 파스타 요리를 탄생시켰어요.

지금은 피자, 파스타, 케첩, 샐러드까지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식탁위의 건강 주인공이 되었죠.


한번쯤은 들어봤을 퀴즈죠.

토마토는 채소일까? 과일일까?

이 일로 미국 재판에 회부된 적이 있다고 하는데요, 

식물학적으로 토마토는 식물의 열매, 즉 과일이죠.

19세기 미국에서 토마토가 과일인지 채소인로 치열한 논쟁을 벌이다 연방최고법원가지 올라가 토마토가 디저트가 아니라는 이유를 들어 채소라고 편결했다고 해요.

토마토는 식물학적으로는 과일이지만, 법적으로 채소인 셈이죠.

‘독이 있다’는 불신에서 ‘없으면 안 되는 존재’의 사랑 받는 식재료로 자리 매김한 과정이 재미있어요.






『세계사를 바꾼 13가지 식물』은 

식물이 어떻게 인류의 운명을 바꾸고,

세계사의 커다란 전환점에 어떤 역할을 했는지 이야기식으로 풀어낸 세계사 교양서입니다. 

매일 식탁에서 마주하는 친근한 식재료들이 전쟁을 일으키고, 나라를 세우기도 무너뜨리기도하며, 대항해와 산업혁명까지 이끌었다는 이야기를 읽으며 지식을 넘어 즐거움과 몰입감을 느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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