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월 필사
김소월 지음 / 도어즈 / 2024년 11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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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어즈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읽고 쓴 리뷰 입니다




소월 필사 는 김소월님이 유일하게 펴낸 시집 『진달래꽃』 초판본 시 전편이 수록된 책입니다.?

필사는 단순하게 말하면 글을 베껴쓰는 행위이지만 긍정적인 효과가 많아요.
문장을 베껴 쓰는 행이에 집중해야 하니 집중력이 증가하고, 
눈으로만 읽지 않고 손으로 글을 쓰기에 뇌가 자극되어 기억력이 증가되고, 
필사를 통해 글을 꼼꼼하게 읽게 되니 문장 이해력이 상승되고,
문장 표현과 어휘를 자연스럽게 익히게 되어 문장력이 향상됩니다.
그 외에도
집중해서 필사를 하다 보면, 복잡했던 생각과 어수선한 마음이 가라앉고 차분해지고, 
제가 보지 못했던 저의 내면의 모습과 마주할 때가 있습니다.
제가 필사를 좋아하는 이유는 이런 정서적인 부분이 가장 큽니다.


소월 필사 는 『진달래꽃』 초판본 시 전편이 수록된 것은 물론, 
필사를 할 수 있도록 필사 공간을 내어 준 필사 시집이라고 할 수 있지요.

소월 필사의 시들을 하나 하나 읽어 나가는데...  학창시절 생각이 문득 문득 떠오르더라구요.
국어 시간에 시를 외워서 암송하는 과제를 하던때가 있었는데, 그때 외웠던 김소월님의 시를 아직도 기억하고 있어요.

익숙하고, 알고 있었던 시도 있지만, 처음 읽는 시도 많이 있어요.
읽으면서 저도 필사를 해 보았답니다.


'부부'라는 시를 읽으니.. 떠오른 생각이에요.
사랑한다고 서로 다른 삶을 살아온 두 남녀가 부부라는 이름으로 우리의 삶을 살아가는데..
그 삶이라는게 내 뜻대로, 내 맘대로만 되는게 아니라..
크고 작은 일들이 우리에게 휘몰아칠 때 사랑의 마음은 어디가고 다투게 되잖아요.
그럼에도 정이라는 연분의 긴 실이 함께하는 인생을 살아가게 하듯..
부부라는 단어 속에는 둘 만 아는 깊고 깊은 이야기가 담겨 있는 듯 합니다.



부부


오오 아내여, 나의 사랑!
하늘이 묶어 준 짝이라고
믿고 살음이 마땅치 아니한가.
아직 다시 그러랴, 안 그러랴?
이상하고 별난 사람의 맘,
저 몰라라, 참인지, 거짓인지?
정분으로 얽은 딴 두 몸이라면.
서로 어그점인들 도 있으랴.
한평생이라도 반백 년
못 사는 이 인생에!
연분의 긴 실이 그 무엇이랴?
나는 말하려노라, 아무려나,
죽어서도 한 곳에 묻히더라.


'담배'라는 시를 읽으니.. 남편이 떠올랐어요.
저는 담배 냄새가 싫고, 담배 피우는 것도 싫어요.
건강에도 해로운 담배를 끊지 못하고 다시 피우고, 다시 피우고 하는게 답답하기만 했는데..
스트레스가 많다던 어느 날... 
술 한잔 하고 오는 길목에서 웅크리고 담배를 피우고 있는 남편의 모습을 보니.. 마음이 찡했어요.
나의 하염없이 쓸쓸한 많은 날은 너와 한가지로 지나가라.
라는 구절이 많이 와 닿았습니다.



담배


나의 긴 한숨을 동무하는
못 잊게 생각나는 나의 담배!
내력을 잊어버린 옛 시절에
났다가 새없이 몸이 가신
아씨님 무덤 위의 풀이라고
말하는 사람도 보았어라.
어물어물 눈앞에 스러지는 검은 연기,
다만 타불고 없어지는 불꽃,
아 나의 괴로운 이 맘이여.
나의 하염없이 쓸쓸한 많은 날은
너와 한가지로 지나라가.


시는 느림의 미학이라고 말하는데요,
내 감정과 내 상황에 따라 같은 시로 새로운 해석으로 다가오니 매력이 큰 분야이기도 한 것은 분명합니다.
소월 필사 를 통해 그 매력을 느껴보시길 추천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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