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앤서
문경민 지음 / 김영사 / 2024년 8월
평점 :
문학동네청소년문학상과 혼불문학상 수상을 한 문경민 작가의 신간인 '앤서'는입니다.
작가는 이 작품을 쓰면서 종종 자신의 죽음을 생각했다고 해요.
'나는 어떤 마지막을 맺게 될 것인가?'
답을 얻을 수 없는 질문이었으나 결국은 오고 말 그 장면이 궁금하고, 자신의 마지막을 생각하면 그 생각 뒤로 무슨 공식처럼 '나는 어떻게 살아가야 할까?'라는 질문이 따라 붙었다고 해요.
'앤서'는 SF소설이라고 하지만,
서사 자체가 중요한 소설인만큼
작가가 스스로에게 던진 질문에 대한 고민을 주인공을 비롯한 각각의 인물들의 최후의 순간에 서사를 잘 녹여 놓았습니다.
인간의 탐욕이 부른 대재앙, 세계는 대전쟁이 일어나고, 잔인하고 포악하게 인간을 공격해 먹어치우는 생체 병기 아르굴의 출현으로 많은 인간은 죽고, 남아 있는 사람들은 아르굴을 피해 높은 방벽을 쌓아 올린 곳곳의 셸터에 모여 살게 됩니다.
발안 셸터의 사령관 장태섭의 딸 유이와 마낙 셸터에서 탈출한 킨은 운명처럼 만나게 됩니다.
둘은 서로에게 끌리게 되지요.
셸터의 시대는 끔찍했어요.
아르굴의 진격 속도는 예상보다 빨랐고 제대로 준비하지 못한채 출입문을 걸어 잠갔던 셸터는 식량과 자원 부족, 내분과 셸터 간의 약탈 전쟁으로 지쳐갔으며, 방벽 너머의 세상은 죽음이었으므로 도망칠 수도 없었어요.
?유이의 기억 속에 발안 셸터는 마낙셸터의 공습에 의해 붕괴되었습니다.
마낙 셸터의 수직 이착륙기와 수송기에서 낙하된 검은 상자 가 떨어졌고, 아르굴이 튀어나왔습니다.
유이는 생존자들과 필사의 탈출로 앤서에 도착했습니다.
앤서의 정식 명칭은 동아시아 국가 연합 셸터, ANS, 앤서(ANSWER)라는 별칭으로 불리게 되었고, 아르굴의 공격을 피해 동아시아 여러 나라가 연합하여 오키나와섬에 지은 셸터로 30미터 높이의 방벽 안에 200여만 명의 사람이 살고 있는 자급자족이 가능한 안전지대이죠.
유이는 앤서의 시민이 되어 차츰 안정을 찾으며 살아가던 중 밀수하던 요트의 구조요청을 받고 출동하여 주하 중사를 구조하고 잊고 있었던 킨의 생사 소식을 전해 듣고 마음이 동요되던 어느 날...
앤서 포털에 '킨의 일지'가 업로드 되기 시작하고 유이는 큰 혼란에 빠지게 됩니다.
앤서포털에 등장한 킨과 킨의 일지는
어느 것이 진실인지 분간할 수 없는 상황이 되어 버리게 되고 '앤서'를 분열에 빠지게 됩니다.
유이는 이제 그때의 진실을 알아야 해요.
마낙의 복제품 킨.
2086년의 킨은 마낙이 되어버린 걸까?
헤노코항으로 가서 킨을 만나러 가야 해요.
너무나 다르게 변해버린 킨. 킨은 더이상 18년 전의 킨이 아니에요.
킨은 앤서로부터 하이난섬의 아이들을 지키겠다는 괴물같은 계획을 이야기 해요.
유이는 어떤 선택을 하게 될까요?
'앤서'에서 주하 중사가 유이에게 유언처럼 남긴 말은 저에게도 큰 울림을 주었어요.
사랑하는 것을 찾고, 돌볼 것과 지킬 것을 잡아.
그걸 손에서 놓지 않고 사는 거야.
사람은 그렇게 살아야 하는 거였어.
세상이 엉망이면 더 많이, 더 깊게 사랑해야 해.
그렇게 산다면 끝이 와도 슬프지 않을 거야.
세상이 어떻게 변하더라도 나에게 찾아 올 마지막 순간이 있겠죠.
끝이 와도 슬프지 않을 순간에 대해 생각해 본 적이 있던가요?
일상에 최선을 다해 살아가는 우리들이 덤덤하게 죽음을 받아들일 수 있는 이유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또한,
'앤서'는 우리들의 미래에 대해 아이들과 이야기 나눠 볼 수 있는 소재들이 많은 청소년 SF 소설이예요.
세계 대전쟁이 일어난다면 어떻게 될 것인가?
유전자 복제가 가능해져 생명연장의 도구로 자신의 복제품 인간을 만들어 낸다면?
그 아이들은 삶은 무엇이며, 존중받을 수 있는 것인가?
유전자 조작으로 아르굴과 같은 생체 병기를 만들어 낸다면 어떻게 될 것인가?
인간이 방벽 안에서 살아 남기 위해서는 어떤 조건들을 갖춰야 할 것인가?
인간이 50년 이상 긴 겨울 동면이 가능할까? 그렇다면 인간의 나이는 어떻게 세어야 할까?
등등...
기술적인면은 물론, 윤리적인 면을 융합하여 토론할 수 있는 꺼리들을 많이 담고 있으므로 청소년 자녀와 함께 읽어 보시기를 추천드립니다.
김영사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읽고 쓴 리뷰 입니다
#앤서 #문경민 #김영사 #청소년소설 #SF소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