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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와 나의 노이즈
전여울 지음 / 키다리 / 2024년 7월
평점 :
'너와 나의 노이즈'는 ASMR 만드는 데 쓸 소리들을 녹음하고 다니는 중3 소년 한정원의 이야기예요.
ASMR은 2010년무렵 미국, 호주 등지에서 유통되기 시작해 전세계적으로 많은 청취자들이 생겼어요.
힐링을 얻고자 하는 청취자들이 ASMR 소리를 찾고 있다고 해요.
ASMR은 뇌를 자극해 심리적인 안정을 유도하는 영상과 소리로 바람이 부는 소리, 연필로 글씨를 쓰는 소리, 바스락 바스락 낙엽 밟는 소리 등을 유튜브나 팻캐스트 등을 통해 접할 수 있어요.
요즘은 귀지 파는 소리, 코 푸는 소리, 하품하는 소리 같은 우스꽝스러운 ASMR을 듣는 사람들도 있다고 하니, 어떻게 보면 ASMR은 하나의 문화가 되어 가는 듯 해요.
학교생활에 집중하지 못하는 정원이가 걱정스러운 담임 선생님은 선생님의 언니가 운영하고 있는 '고요한 양로원'에서 봉사 활동을 해 볼 것을 권유해요.
정원이는 고요한 양로원에서 만난 네명의 할아버지와 할머니.
개성이 강한 독특한 별칭으로 자신을 소개하는 마리, 이파리, 베이커, 미스터 킴
모두들 가족들과 힘든 일을 겪었고 그들에게 도움이 되고 싶은 마음이 드는 정원이죠.
'너와 나의 노이즈'를 읽으면서 생각해 봐야할 두가지 관점이 이 부분이라고 생각해요.
학교 폭력으로 가출을 한 동생 한영원.
가출했던 동생은 가출팸에 들어가 무단 취식, 찜질방에서 핸드폰 훔치기, 애들 돈 뺏기, 채팅앱에서 여학생인 척 남자들에게 돈을 받아내는 사기까지...
학교 폭력의 피해자라는 프레임을 씌우기에는 나쁜 행동을 너무 많이 한 동생에게 분노가 차오르는 형 한정원.
부모로서 내 아이가 이런 상황이 되면 어떻게 행동할까?
형제자매가 이런 행동을 했다면 어땠을까?
이 부분은 아이들과 이야기를 나눠봐야겠어요.
고요한 양로원에 모두 모여 한 여름 밤의 캠프 파이어를 준비해요.
개성 넘치는 별칭을 가지고 있는 네 명의 할아버지, 할머니의 사연을 알게 된 사건이 발생해요.
미국으로 입양 간 딸 생각하면서 행복한 여자애 흉내내는 마리,
자식들한테 버림받고 나무나 풀 따위에 집착하는 이파리,
알코올 중독 증세로 가족들한테 외면당하는 베이커,
잃어 버린 딸이 괴로운 삶을 살고 있을지 몰라 잠을 자지 않는 것으로 속죄를 하고 있는 미스터 킴
각자 깊은 상처와 아픔을 갖고 있어서였는지..
상처에 밴드를 붙이듯 상처를 가득 담고 있는 본인의 이름 대신 별칭으로 부르고 있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https://image.yes24.com/blogimage/blog/w/i/windybox/wiViNArJHdHlBHxn.jpeg)
'너와 나의 노이즈'는 잠을 자지 않는 미스터 킴에게 도움을 주기 위해 정원이가 미스터 킴을 온전히 이해하고 미스터 킴만을 위한 ASMR을 만들어요.
어린 딸을 잃어버리고 딸을 찾기 위해 곳곳을 돌아다니며 절실한 마음으로 사람들에게 나누어 주었던 사람찾는 전단지... 조금의 관심을 갖고 들여다보고 몇마디씩 하는 사람들.. 무심히 받아든 사람들.. 버려지는 전단지.. 이제 뭐야하면 짜증 섞은 말들... 등등
그 전단지를 들고 헤매면서 느꼈을 슬픔, 좌절, 무력감, 죄책감, 그리고 희망...
그것을 ASMR로 만들겠다는 정원이의 생각이 경탄스러웠어요.
진심은 통한다고 했어요.
미스터 킴은 일상의 행복 속으로 들어가길 선택했어요.
'너와 나의 노이즈'의 주인공인 정원이는
닫혀져 있는 미스터 킴에게 도움을 주기 위해 진심을 다하는 노력을 해요.
서로를 알아가고 공감해 가는 일은
시대와 세대를 초월해 상대를 인정하고 알아주는 데에서 시작한다는 것을...
그러한 노력이 마음을 열고 세상속으로 들어올 수 있는 길을 열어준다는 것을 알게 해주는 책이예요.
요즘 아이들이 이런 마음을 이해하고 마음에 새겼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해봅니다.
뭉스북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읽고 쓴 리뷰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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