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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도의 아이들 ㅣ 꿈꾸는돌 39
정수윤 지음 / 돌베개 / 2024년 6월
평점 :
"우리는 우리가 결정하지 않은 세상 따위 원하지 않아. 여기가 바로, 우리의 나라야!"
(중략)
우리는 들었다. 우리에게 다가오며 온몸으로 답하는 바다의 소리를. 이 바다에서 모든 건, 다시 시작되고 있었다.
-책 속 한 줄 p212
하얀 바탕에 바다를 향해 달려가는 세 아이들의 사진에 손코팅지를 붙인 듯 반짝이는 표지가 인상적이었다. 왜 이렇게 했을까 궁금하기도 했다. 책을 다 읽고 나니 조금은 알 것 같다. 이 사진의 의미도~
왜 '파도의 아이들'일까 생각했다.
그런데 그들은 '파도의 아이들'이었다.
그들이 원했던 삶이, 그들을 위로했던 것이, 그들의 새로운 삶의 시작이, 그들을 온 맘으로 응원하는 것이 '바다'이고 그 대답이 '파도'이기 때문은 아닐까!
여름, 설, 광민의 이야기이다.
꿈이 많은 10대들의 이야기이다.
자유를 찾아 소중한 이들을 뒤로하고 떠나야했던 쉽지않은 걸음의 이야기이다.
흔히 이야기하는 탈북이야기는 아니다.
흔히 이야기하는 북한 사람들의 삶의 이야기는 아니다.
그래서 더 빠져들었고 그래서 더 가슴아팠고 그래서 더 간절히 응원했던 것 같다. 꼭 자유를 찾기를... 그 결말이 우리나라에 들어오는 것이 아니어서-예상했던 결말이 아니어서- 다행이라는 생각도 들었다.
그 아이들의 삶을 위로해 줄 수 있는 새로운 터전이 한정된 나라가 아니어서 왠지 더 희망적이라는 마음이 든다.
같은 또래의 아이들을 키우고 있어서일까? 같은 또래의 아이들을 가르치고 있어서일까
주인공들의 삶의 이야기가 조금은 낯설었다. 그러나 우리는 얼마나 편안하게 살고 있는가, 얼마나 삶에 감사할 줄 모르고 살고 있는가 하는 마음이 들었다.
또 이런 상황에서도 목표를 가지고 이렇게 애쓰고 살아내는데 나는, 나의 아이들은, 내가 만나는 아이들은 어떤 목표를 가지고 어떻게 살아가고 있는지,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지 생각해보아야겠다는 마음을 갖게 되었다.
디아스포라 문학인데 이 책 한 권으로 가족의 사랑, 우정, 삶의 목표, 삶의 방법, 진로, 다문화, 탈북민의 삶까지 참 많은 것을 생각할 수 있고 나눌 수 있는 소설이었다.
중학교에서 한권읽기나 인권교육, 자유학기제 주제탐구나 진로교육 등에서 함께 읽고 토론해보아도 좋을 것 같다.
여름, 설, 광민이의 다른 이야기이지만 이모지로 누구의 이야기인지 표시해주는 부분도 좋았고 일독 후에는 각 주인공별로 처음부터 쭉 이어서 읽어도 괜찮을 것 같다고 생각했다.
두렵고 외롭지만, 주어진 오늘을 헤쳐나가는 아이들의 모습에서 '잘 버텨내주어 고맙다~'고, 따뜻한 밥 한 끼라도 차려주고 싶은 마음이 드는 그런 소설은 만난 시간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