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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세계는
늘리혜 지음 / 늘꿈 / 2025년 10월
평점 :
"실제로 이 세상은 수없이 많은 가능성의 세계로 이루어져 있어. 그 가능성의 세계들을 평행세계라고 불러도 좋아. 잠깐 꿈꾼다 생각해. 꿈속에서 다른 평행세계의 너를 보고 있다고 말이야."
- 책 속 한 줄 82p
신비로움 가득 담긴 파란색의 표지는 우주같기도 하고, 밤하늘 같기도 하다. 그냥 평범한 파란색인 듯 하지만 분홍과 해바라기, 햇살을 머금은 파랑은 신비롭고, 유리처럼 투명하며, 블랙홀처럼 빠져드는 매력이 있다. 미소를 띤 소녀의 커다란 손은 나에게 손짓하는 듯 해 꼭 잡고 말겠다! 며 나도 모르게 손을 내밀게 한다.
늘리혜 작가의 매력이 고스란히 담겨 있는 표지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액자에 넣어 두고 싶다.
나에게 '늘리혜'는 그냥 장르다.
'장편소설'이라 쓰고 '늘리혜'라 읽는다!
늘리혜작가님 작품을 3번째 만났다. 22년 '하늘에게', 24년 '일곱색깔 나라와 꿈'에 이어 25년 '나의 세계는' !
늘리혜 장르라 부르는 이유는 어디에서도 만날 수 없는 세상이기 때문이다. 독창적이고 따뜻하면서 반전을 담고 있는 그 어디서도 찾아볼 수 없는 매력의 소유자이란 생각을 하게 된다.
이번 책 중간중간에 작년에 만난 화제의 노란책 '일곱색깔 나라와 꿈'의 플로로를 다시 만날 수 있다. 색깔들이 갖고 있는 많은 감정들로 연결된 하나의 세상이 고스란히 전해진다.
그러나 거기에 머물러 있는 것이 아니라 나의 삶으로 들어온다.
이번 책 [나의 세계는] 는 아영과 건우의 사랑이야기 같지만, 누구나 한번쯤은 찾아보았을 수호신 같은 존재와 지금 내 곁에도 있는 친구, 가족들과의 현실의 삶이 담겨있어서인지 책장을 열면 멈출 수 없이 빨려들어간다.
늘리혜 문체는 노랑과 짙은 파랑처럼 따뜻함과 차가움이 함께 존재할 수 있음을 보여주고, 부드러우면서도 아프고, 아프면서도 포근하다. 읽어보지 않고는 알 수 없는 늘리혜만의 표현이 참 좋다.
'가능성의 세계'
간절히 소원을 빌면 다른 별자리세계의 아영, 건우의 이야기가 펼쳐진다.
건우와 엄마의 마지막을 함께 하지 못하게 한 아영의 죄책감이 만들어낸 가능성의 세계일까? 아니면 지담의 아영에 대한 사랑을 이루고 픈 마음이 만들어낸 가능성의 세계일까? 어쩌면 건우의 아영에 대한 진실한 사랑이 만들어낸 세계일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주인공의 이야기들은 나의 삶의 모든 순간의 선택과 연결된다.
우리는 매 순간 순간 '선택'을 하며 살아간다. 오늘 아침은 무엇을 먹어야하나부터 시작해서 무얼 입을까, 무얼 할까 까지 무수히 많은 선택을 통해 자신의 삶을 스스로 만들어가고 있는지도 모른다. 그 많은 선택뒤에는 선택받지 못한 삶이 있으리라...
그 선택받지 못한 삶으로의 이동.. 미련이 만들어낸 삶이 우리에게도 무수히 많을 것이다. 내가 선택하지 않은 삶, 그 삶에 대한 미련이 어쩌면 '나의 세계는'의 주인공이 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하게 된다.
두려움으로 외면했던 그 선택받지 못한 삶들을 다시 살아볼 수 있다면 우리의 삶은 더 나아졌을까?
미련으로 남은 그 삶이 어쩌면 지금의 삶을 더 성실하게 살아가게 하는 원동력일 수도 있지 않을까?
작가님이 펼쳐낸 [나의 세계는]이지만, 나의 삶의 세계가 되는 시간을 선사함이 깊은 인상을 남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