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인은 205마크입니다 사계절 1318 문고 148
조은오 지음 / 사계절 / 202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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폐는 스스로 움직이지 않는다는, 당연한 사실이 떠올랐다. 숨을 쉬는 건 자연스러운 움직임 같지만 사실 숨을 마시고 내뱉는 모든 과정에는 노력이 필요했다.
- 책 속 한 줄 p197

"우리는 아직 서로를 돕고 있을 거야"
희망이 없는 삶이다. 절망만 가득하다.
약해서, 보호받지 못해서...
그저 잡혀왔으니, 세상을 바꿀 수 없으니 그냥 순응하고 사는 것 뿐 방법이 없다...

우리 삶을 이야기하는 듯 하다.
입시 제도를 바꿀 수 없으니,
지배 계층과 비지배계층 구도를 바꿀 수 없으니,
갑을 관계를 바꿀 수 없으니...
바꾸려 할수록 피를 보게 되고, 어려움이 가중된다. 그러니... 그냥 주어진 환경에 순응하여 그 안에서 행복을 찾아보자.
어쩌면 우리의 삶이 그런지도 모르겠다.
개혁보다는 안위를 생각하는 삶... 목성에 잡혀온 지구인들의 삶일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어디나 움직임은 있다.
옳다는 확신에서 오는 움직임이진 않아도,
비록 그것이 죄책감에서 오는 선택적 움직임일지라도 어디서나 움직임은 있다.
그 움직임이 어떤 개혁을 바래서라기보다 나의 안위를 지키는 일 중 하나일지도 모르지만.. 그 움직임이 파도를 만들어 개혁이 될거라고는 아무도 생각하지 않겠지만...
선한 영향력! 그것이 아마도 그렇지 않을까? 아주 사소한 외침이 나비효과가 되어 큰 울림이 되어 돌아오듯이~

책을 읽으면서, 일제강점기 시절 독립운동가들이 생각났다. 그시절 누군가는 일본에 붙어 부와 권력을 축적했고, 누군가는 목숨을 바쳐 나라를 위해 싸웠다. 그러나 누군가는 묵묵히 자신의 자리를 지켰고, 누군가는 한푼 두푼 모아 자금을 댔고, 누군가는 가르침으로 일깨웠다. 각기 다른 모습의 삶이지만 그 시절, 작은 움직임은 결국 대한독립 만세를 외치게 만들었고 지금 우리가 살아가는 세상을 마주하게 됬다.

주인공 안나, 재이, 해산의 삶이 그렇다.
서로 다른 마음으로 살아가지만 결국 서로를 도우며 목적한 바를 이룬다.
목성에서 핍박받는 지구인들을 사람답게 살게 하기 위해 부단히 노력했던 재이와 안나였다. 그러나 목성인들의 꿍꿍이를 알게 되고 최대한 많은 지구인을 탈출시키기 위해 그들은 최선을 다한다. 목성인이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을 알게 된 그 배신감과 허탈함 앞에서도 서로를 향한 믿음과 희망으로 다시 우뚝 설 수 있게 된다.

희망을 품는다는 건 용감하다는 의미였고(p174) 정말 불가능한 싸움이라는 것을 알면서도 희망에 대한 믿음이 세상을 움직였다.(p129)
실패할거라며 회유하는 손길도 있지만 그럼에도 한걸음 나아갈 수 있었던 건, 누군가는 돕고 있다는 믿음과 함께할 이들이 있다는 믿음이 있었기 때문이다.

SF소설같지만 지금 우리의 삶이 고스란히 녹아있는 듯 했다.
서로 다른 삶의 방식을 비난할 수 없다.
그저 다른 가치관일뿐.. 어쩌면 모두의 목표는 하나일지도 모른다.
최악이 아닌 차악을 선택하는 삶을 살지라도 희망을 잃지 않는다면 그 언제가 승리하는 삶을 살아갈 수 있을 것이다.(p193)

때로 잘못된 신념으로 가득한 세상을 마주할지라도 묵묵히 나의 살고 살고, 지금 내가 할 수 있는 일을 하고, 희망을 잃지 않고 내딛는 한걸음은 불합리한 세상을 바꾸는 아주 작은 진동일 수 있다는 걸 다시한번 가슴에 새겨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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