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쿠키 두 개 ㅣ 소설의 첫 만남 33
이희영 지음, 양양 그림 / 창비 / 2025년 2월
평점 :
반 아이들에게 쿠키를 나눠 준 것도, 꼬마에게 쿠키를 선물한 것도 모두 그냥이었다. 그러고 싶었고 그게 전부였다. 어떤 목적이나 이유 따위 없었다. 그런데 왜 사람들은 이 단순한 마음을 믿지 않는걸까?
- 책 속 한 줄 47p
조금은 옛스러운 표지의 그림과 '쿠키 두 개'라는 제목이 조금은 어색해 보이는 작은 책을 손에 쥐었다.
한 자리에서 휘리릭~ 읽히는 책인데, 책 속 아이들의 마음이 세심하게 표현되어 있어 한동안 먹먹했다.
꿈을 꾸는 아이와 꿈을 안 꾸는 아이의 이야기는 같은 공간 다른 차원인 듯 했다. 그러나 같은 일의 다른 시선인 이 짧은 소설은 진한 우정을 넘는 친구를 걱정하는 마음 가득한 사랑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하게 된다.
'꿈을 꾸는 아이'는 꿈 속에서 만난 아이가 현실의 쿠키 가게에 오는 것으로 시작된다.
'꿈을 안 꾸는 아이'는 '쿠키 한 개'에 들려 쿠키를 사게 되는 이유가 그려져있다.
서로 다른 듯 하지만 쿠키를 매개로 서로가 이어져 있음이다.
왠지 L이 남겨진 친구를 위한 나름의 사랑으로 연결된 현실 친구이야기라는 생각이 든다.
'쿠키 한 개'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는 아이는 참 예쁘다.
'그냥' 예쁘다.
마음도 생각도 '그냥' 예쁘다.
쿠키 두개를 먹고 싶은 어린아이가 돈이 부족하자 그 마음에 상처를 주지 않으려 없는 이유를 대며 최고로 행복한 날을 선사해 주는 그런 예쁜 아이...
우리의 삶에서 이런 친구 한 명만 있어도 많이 웃게 되고 가슴 따뜻해지는데 말이다. 그런데 세상은 그 예쁜 마음을 곡해하는 일들이 종종 있다.
'그냥' 함께이고 싶어서 내미는 손이었고
'그냥' 지켜주고 싶어서 내미는 손이었고
'그냥' 잃고 싶지 않아서 내미는 손이었을 뿐인데 말이다.
'그냥'을 '왜?'가 아닌 '그냥'으로 받아주는 그런 세상이었으면 얼마나 좋을까?
학교에서 아이들과 함께하다보면 조금은 계산적이고 약싹빠른 아이들을 만난다. 그럼에도 보기만 해도 웃게 되는 아이들도 만난다. 전자와 후자가 공존함에 늘 감사하지만 후자가 더 많으면 얼마나 좋을까 하는 마음은 늘 있다. 그건 욕심이겠지...
그래서 아이들과 이 책을 함께하고 싶다.
자신의 모습을 바라볼 수 있게 해 주고
어떻게 친구를 대해야 하는지 생각하게 해 주고
자신이 할 수 있는 표현 방식을 가꾸어가게 해주는 그런 책이기에...
짧은 글에 긴~ 여운이 담긴 책이기에 아이들에게 선물하고 싶은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