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만날 메모리 도넛문고 9
민경혜 지음 / 다른 / 202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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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소녀의 조금은 어색한 포즈!
마주보고 있지 않지만 서로를 향한 눈동자,
잡고 있진 않지만 잡고 싶어하는 듯한 손 끝..
몽환적이지만 편안한, 바닷속 같은 곳에서
두 소녀는 그렇게 떠 있다.
첫 이미지가 어둡지 않아 좋았다.
낯설지만 따뜻했고, 희망적일 것 같았기에 끌렸던 것 같다.

그.런.데..
SF인가? 지구인? 우리별에서 건너간 생명체?
프롤로그는 긴장하게 하게 했다.

처음엔 학교 폭력을 다룬 이야기인 줄 알았다.
피해자와 가해자의 이야기인가?
학교에서 아이들과 만나다보니, 더구나 올해 학폭조정위원이다보니 학폭에 대해 조금 민감해서인지 자꾸 관련책들을 읽게된다. 그래서 처음엔 이 책도 학폭과 관련지며 읽게 되었는지도 모른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아니었다^^
(아주 아니라고 할 수는 없지만 그래도 나는 다른 쪽으로 포커스를 맞추게 되었고 그래서 더 좋았다.)

단짝 친구였던 채린과 아라.
둘은 같은 듯 다른 모습이었다.
채린인 어릴 적 사고로 아빠를 잃었고 아라는 태어나면부터 아빠가 없었다.
채린인 엄마의 사랑을 받지 못했고 아라의 엄마는 미혼모였기에 사랑을 한다고 했지만 아라가 원하는 사랑은 아니었던 것 같다.
채린과 아라는 같은 듯 달랐고 서로를 좋아했지만 표현하는 방법이 달랐다. 다르다보니 서툴렀고 오해가 생겼다.
오해는 상처가 됐고 상처는 둘의 손을 놓게 했다.

책을 읽는 내내 가슴이 저렸다.
아빠를 사고를 잃고 엄마의 사랑조차 받지 못하며 혼자 방치되어 자라던 채린이가 스타가 되어 잘 되었으면 좋았을텐데 어릴 적 실수가 폭로되며 겪어내야하는 일들 때문에도,
아빠없이 자라며 소극적으로 살다 간신히 마음을 연 친구와 오해로 멀어지고 간신히 잊고 살다 의도치않게 다시금 과거의 삶으로 다시금 소환되어 그 상처로 힘들어하게된 아라때문에도,
아들을 사고로 가슴에 묻어야했고 하나뿐인 손녀를 법정에서 만나야했던 채린의 할머니 때문에도,
미혼모로 딸을 낳고 애비없는 자란 티가 날까봐 전전긍긍하며 무조건 참으라며 다그치는 아라의 엄마때문에도,
부모로 인한 스트레스로 일탈을 하는 현지때문에도...
그래서 누군가 그게 아니었다고 얘기해주길 간절히 바랬는지도 모르겠다.
그래서 프롤로그에의 낯선 긴장이 감사하게 됐다~^^

그 날! 그 사건!
현지가 판을 짜고 아라가 말리다 망을 보고 채린이가 립스틱을 주머니에 넣고 나온 편의점 도둑질 사건!
그 날 그 사건을 통해 펼쳐지는 채린이와 아라의 성장이야기, 우리가 만날 메모리!

인간의 기억이라는 것이 얼마나 편협한지 생각해 볼 수 있는 시간이었다.
그리고 부모로서의, 교사와 어른으로의 모습을 생각해 볼 수 있는 시간이었다.
청소년 소설이지만 어른으로 어른답게 살아가고 있는지 질문하게 된다.
같은 사건을 바라보는, 기억하는 기억이 사람마다 다를 수 있기에 아이들과의 소통도 중요하다는 생각도 해 본다.
관계맺음에 있어 기억이 참 중요할텐데..
우정, 관계맺음, 소통, 표현, 진로, 어른다움, 부모역할.. 나눌 수 있는 키워드가 많은 책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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