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두의 연수 블루픽션 (비룡소 청소년 문학선) 83
김려령 지음 / 비룡소 / 202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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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소설은 아직 아물지 않은, 혹은 영원히 아물지 않을 상처를 지닌 분에게 보내는 깊은 위로와 응원입니다. 그러함에도 불구하고 오늘을 함께사는 당신에게 건네는 인사이기도 합니다. 안녕하세요, 반갑습니다. 또 만납시다.
-'작가의 말' 중에서 p331

'모두의 연수'라~
"우리 연수는 세상에서 보호자가 가장 많은 아이야. 최고지?"
제목과 띠지의 글에서 '아~ 부모님이 안계신 아이의 이야기겠구나!' 대충 감이 왔다. 청소년소설이고 직접적인 제목과 띠지의 문장의 노출이 나에게 선입견을 안겨줬다.
그런데..
'순례주택(유은실)'이후 진짜 어른, 진짜 부모, 진짜 보호자에 대해 이렇게 진지하게 생각하게 한 책은 처음이다.
뻔~한 이야기일거라 생각했는데 뻔하면서도 뻔하지 않은 연수의 이야기 속 어른들의 모습에서 나를 보고 가족을 보았다.
평범해야할 것 같은 중2 아이들의 평범하지 않은 삶 속에서 아이들의 고민과 그 안의 아이답지 않은 깊음과 우정을 보았다.
세상의 편견에 마주해야하는 이들의 삶의 자세와 그들의 아픔, 나는 얼마나 나도 모르게 상처를 주며 살고 있었나 돌아보게 되었다.
연수의 선생님과 옆반 선생님의 모습을 보며 때때로 아이들 앞에 서는 나는 어떤 선생님이던가 내 모습을 거슬러 보게되었다.
거짓으로 자신의 삶을 유리하게 이용하는 생부라 주장하던 아버지와 차민의 아버지, 사기꾼 아이들의 아버지, 연수 이모부와 할아버지의 모습속에서 나는 어떤 부모인가..
과연 보호자란 어떤 의미인가 생각해보게 되는 시간이었다.
층간소음으로 살인사건이 나고 옆집에 누가 사는지 모르는 각박한 요즘의 삶 속 명도단 골목의 사람들의 情이 지금 우리네 사회에 조금만 있어도 참 따뜻하겠다 싶기도 했다.
가끔 '아직은 살기좋은 세상~'이라는 타이틀의 신문기사가 낯설게 느껴지는 그런 내용이 명도단 골목의 사람들의 모습인데 우리사회가 조금은 더 따뜻해졌으면 좋겠다.
편견없이, 이익을 따지지 않고, 신뢰하는.. 그런 세상♡^^

아프지만 감사한
슬프지만 따뜻한
그런 소설을 간만에 만나 행복했다.

♡ 책 속 한 줄
130p 그러면서 자연스럽게 터득한 명도단의 암묵적인 규칙들. 특히 침묵은 주요 덕목이었다. 그것에 대한 보상은 신뢰였다.

154p 말도 많고 탈도 많다는 중2. 하지만 나와 시영이에게 사춘기 따위는 없었다. 중2병도 자리를 보고 찾아오는 것인지, 우리는 그것을 앓을 기회조차 없었다. 우리의 반항보다 먼저 자리잡은 선의와 빈곤 탓이었다.(중략) 우리는 이것을 반항이라고 부르지 않는다. 할 수 있는 일을 하는 것뿐이니까. 우리는 최선을 다해서 살고 있으니까. 우리는 이런 우리의 열다섯이 부끄럽지 않았다. 그러므로 신나게 웃고 떠들 자격이 있다고 생각한다.

200p 거지 근성보다 더 싫은 선의털의. 거지는 그래도 공짜라는까 마구 먹지, 선의는 공짜가 아니었다. 그것은 값으로 매길 수 없는 가치였다.

271p 자격지심에는 적어도 염치와 자존심이 있다고 했다. 염치가 있어서 사양하고, 자존심이 있어서 버티는 거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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