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머니..나에게 할머니는 좋은 기억이 없습니다.어릴 적 할머니는 딸인 내게 야속했고어느 정도 자랐을 땐 엄마를 괴롭히는 할머니의 모습이었습니다.마지막 모습도 치매로 주변인들을 힘들게 하는 모습이었습니다.그래서 '할머니'라는 단어가 나에게는 참 힘든 단어입니다.다행히 우리 아이들에게 '할머니'는 따뜻함입니다.늘 기도해 주시고늘 안부를 전하시고늘 용돈을 주시고늘 애달파하시는..책 속 영춘할머니는 그런 소중한 할머니입니다.어느 날 할머니에게 삶의 소중한 순간들을 잊는 시간들을 마주하기 전까지 단짝친구였고 늘 옆에 있는..그 어느 날 이후..할머니와는 조금 다른 시간이 흐르는 듯 했지만..할머니에게서 전해진 스웨터는 그간의 시간의 연결을 마주하는 듯 합니다.기억..삶의 조각들의 연결이 끊어지는 것을 느꼈을 때의 상실감.그때의 영춘할머니의 마음이 찢어진 날개의 나비로, 생명을 다한 마른 유리병 속 꽃들로, 새장에 갇힌 새로, 까마귀로 표현된 그 장면에서 한참을 머물러봅니다.소중한 이들과의 사랑의 순간.그 시간의 조각들의 삶의 기억들이 조금씩 사라져간다면..그것들을 끝까지 붙잡고 싶어 빨간 뜨개실에 마음을 다한 건 아닐까.시간..'할머니는 어디로 간 걸까요?'고목나무의 매미 그림과 함께 묵직하게 울리는 한 문장이 많은 것을 생각하게 합니다.사랑이라는 시간추억이라는 시간기억이라는 시간그 모든 시간들 속에자라나는 삶들의 순간순간의 조각들의 소중함을 다시금 깊이 바라보게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