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사이의 빛 - 빛의 세계에서 전해 주는 삶을 위한 교훈
로라 린 잭슨 지음, 서진희 옮김 / 나무의마음 / 2022년 1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빛은 밝음이다. 밝음은 긍정의 에너지이며, 그 긍정의 빛이 우리 사이에 존재한다. 여기서 우리란, 저 세상과 이 세상을 모두 포함한 개념이고, 이 모든 것은 사랑을 기반으로 형성된다. 이것이 이 책을 읽고 내린 결론이다.

책을 읽으며 가장 많이 접했다고 생각되는 단어가 '사랑'이다. 모든 빛은 사랑이 기본이 되어 우리 곁에 머문다는 것이다. 만약 다른 책에서 이렇게 말했다면, 또 그렇고 그런 뻔한(어쩌면 너무 추상적이고 아름답기만 한) 이야기일 뿐이라고 넘겼을 수도 있다. 하지만 이 책은 뭔가 달랐다. 그냥 진심으로 그렇구나, 사랑을 향해 모든 에너지가 모이는구나, 싶었다. 그래서인지 마지막 이야기(존과 부의 이야기)를 읽으며 결국 뭉클했다. 어쩜, 이렇게 감동을 받게 될 줄이야.
그동안 우리가 오해하도록 만든 것은 상상 때문이라는 생각을 했다. 우리가 알지 못하는 세계에 대해서 할 수 있는 것은 상상 뿐이니까. 상상으로 만들어낸 이야기와 형상들이 결국 우리에게 부정적인 편견을 만들어준 결과, 우리는 크게 저세상에 대한 오해를 안고 살아왔다는 생각을 했다. 그럴 수밖에 없는 것이, 지금껏 죽은 이의 모습은 늘 공포를 조성하기 위한 목적으로 그려지기 쉬웠다. 우리 곁에 죽은 이를 떠오르면 늘 창백한 가운데 상처를 입고 그 형태 그대로 무서움을 만들어낼 요소로서 자주 등장하곤 했으니까. 그러다보니 그들의 생각과 의식을 따라갈 생각을 잘 하지 못했다. 그러니 오해가 사실인 양 의심조차 하지 않았겠지.
하지만 이제 이 책을 읽은 이상, 더이상 오해할 마음은 전혀 없다. 그리고 이제는 서늘함이 아닌 따뜻함으로 이 눈에 보이지 않는 세계를 느낄 수 있을 것 같다. 이러니 오랜 시간 알게모르게 사람들을 장악하고 있던 오해의 깊은 고리를 이제 그만 끊어도 좋을 듯하다. 그러기 위해서라도 이 이야기가 곡해되지 않고 사람들에게 있는 그래도, 밝은 빛으로 읽기면 좋겠다는 생각이다.
책에서는 '초능력자' 혹은 '영매'라는 말로 불렀지만, 사실 이런 특별한 단어로 지칭하지 않아도 좋겠다는 생각이다. 책에서도 말하고 있듯이, 그저 공감할 줄 아는 능력 내지는 공감각을 매우 강하게 갖고 있을 뿐이고, 이런 능력은 누군가를 향하는 따뜻한 사랑과 배려에서 비롯되는 것이므로, 어쩌면 우리 모두도 이와 유사한 감각을 키울 수도 있겠다는 생각(책에서처럼 우리 뇌를 우리 스스로 조절할 수 있게 된다면, 모든 이들이 이런 공감 능력이 키워지고, 그러면 상처받고 아파하는 사람이 사라질 수도 있지 않을까 하는 상상)이다.

그러나 몇 년이 더 지나서야 나의 그런 낯선 능력이 그리 이상한 것이 아니며, 공감이라는 이름으로 불리기도 한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공감은 타인의 감정을 이해하고 함께 나누는 능력을 말한다.(38쪽)
이 편지에 쓰인 모든 것이 순수하고 긍정적이고 아름다워. 모든 게 치유와 관련한 것이고. 당신이 하는 일이 곧 치유인 거야.(132쪽)

그리고 우리 사이를 이어주고 있는 고리가 제대로 작동할 수 있을 선택과 행동에 마음을 다해야겠다는 마음을 먹게 만든다. 우리 주변의 모든 이들과 관계, 그 사이에서 벌어지는 사건과 상황들은 모두 이유가 있겠구나 싶다. 절대 어느 것 하나도 관련되지 않은 것이 없다는 생각, 그런 생각이 곧 우리의 삶을 조금은 더 선하고 행복하게 만들어줄 수 있을 것이다. 그래서일까, 나를 둘러싸고 있는 모든 세상과 이야기가 더욱 아름답게 느껴지는 것 같다.

우리는 한때 우리가 사랑했던 모든 이들과 빛의 끈으로 연결되어 있다. 이 끈은 절대 끊어지지 않는다.(138쪽)
우리가 하는 선택들, 특히 모든 선행은 매우 중요하다. 우리가 하는 모든 행동은 귀중하다. 찰리와 로즈앤이 한 행동도 마찬가지다. 그것은 모든 영혼이 지닌 집단 에너지에 영향을 준다. 찰리와 로즈앤이 했던 행동이 중요한 이유는, 그들이 우리가 지닌 가장 위대한 선물, 즉 가장 작은 생명체조차 사랑하고 치유하는 무한한 능력을 실행에 옮겼기 때문이다.(207쪽)
우리는 모두 연결되어 있다. 우리는 모두 뒤얽혀 있다. 우리 모두는 서로의 운명과 미래에 개입하고 있다.(331쪽)

우리가 더욱 소중해지는 오늘이다.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작성하였습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요가 다녀왔습니다
신경숙 지음 / 달 / 2022년 1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우연히 요가를 접하게 되고, 한 1년 정도 꾸준히 했던 시절이 있었다. 아이를 위해 육아휴직을 한다는 명목으로, 나를 위한 1년의 시간을 갖기로 했던 그 해, 요가 1년 회원권을 끊었다. 그리고 주 3회 이상 출석하면 쿠폰에 도장을 찍어주고 혜택을 준다는 말에 도장을 받기 위한 출석에 열심히였다. 당시 생존수영이란 말이 나오면서 그동안 물 공포증으로 가까이 갈 생각조차 못 했던 수영도 시작했다. 1년의 시간을 요가와 수영으로 보내고나니 마치 체육인이 된 듯 몸을 움직이는 것에 어색함이 없어졌다. 그런 시절이 있었다.
그 이후 10년 정도가 지났다. 당연히 그 사이에 운동을 꾸준히 했느냐? 답은 '아니오'다(이 답을 쓰기가 참 싫다). 물론 때때로 걷기나 달리기를 했을 때도 있었고, 아이들과 수영장에서 물놀이를 할 때는 수영을 배운 경험이 꽤 쓸모가 있기도 했다. 코로나19의 세상이 되면서는 홈트로 이런 저런 동작을 가끔 해보기도 했지만, 꾸준히라 말할 수 있는 정도는 아니니, 10년 전 가졌던 운동에 대한 열정이 참 아득하게 느껴지기도 한다.
그러다 일주일에 1시간 중1 아이들과 운동을 해야하는 수업이 생겼고, 겁도 없이 과거의 기억으로 '요가'반을 개설하고 말았다. 처음엔 단순히 요가 동영상을 보여주며 따라할 수 있도록 하면 되겠지, 하는 가벼운 마음이었지만 여건상 처음의 계획은 모두 실행 불가능, 직접 아이들에게 동작을 보여주며 1시간을 채워야하는 상황이 오고야 말았다. 어쩔 수 없이, 덕분에, 일주일에 1시간씩 요가를 다시 시작했다.

아침 아홉시 반이면 어김없이 요가원으로 가는 것을 루틴으로 삼은 작가의 심정을 나는 충분히 공감한다. 나도 그랬으니까. 그리고 혼자 집에서 하는 것보다 요가원에서 함께 하는 것에 더 의미를 두는 것 또한 너무나도 잘 이해가 가는 마음이다. 나 또한 그랬으니까. 몸을 움직이고 동작을 준비하고 땀을 흘리는 것은 같을지 모르지만, 같은 공간에서 함께 호흡을 맞추고 서로의 동작과 자신의 동작에 집중하는 시간이 주는 놀라운 변화는, 해보지 않은 사람은 알지 못하는 느낌이다. 그러니 작가는 낯선 공간에서도 함께할 공간을 찾아다녔던 것이겠지. 그리고 그 정도의 노력이 동반되었을 때만이 꾸준히 무언가를 해 나가는 힘을 이야기할 수 있다는 생각이 든다. 그런 면에서 나는 한참 멀었다.
마흔이 넘어 시작한 요가라는 작가의 말에, 길게 글을 쓰고 책을 읽고 싶은 동기가 있었다는 말에 나도 다시 용기를 내 시작해야 할 때라는 생각을 어렴풋이 하게 된다. 무언가 내가 하고싶은 것을 하기 위해 그만큼 투자해야 한다는 것은 너무도 맞는 이야기. 나 또한 오래도록 읽고 쓰는 일을 하고 싶은 소박한 바람으로, 이제 다시 몸을 움직이는 것에 어색함을 없애야 할 때이지 않나 싶다. 더 늦기 전에.

후퇴해도 다시 시작하자는 마음을 얻기까지 꽤 시간이 걸렸다. 나는 알고 있다. 다시 시작해도 나는 앞으로 점점 더 요가 실력이 후퇴하리라는 것을. 그럼에도 불구하고 요가를 계속하기로 한다. 앞으로 나아가지 않고 뒤로 물러나는 것들이 남겨놓을 무늬들을 끌어안기로 한다.(205-6쪽)

뭐든 꾸준히 하고 시간을 들이면 더 나아지고 다 좋아진다는 생각을 갖고 있었다. 반복은 익숙함이 되고 그 익숙함이 곧 실력이 될 것이라는 당연한 생각이었다. 그런데 그 당연함을 다시 들여다봐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가끔 그 당연함이 벽에 부딪히는 경험을 하게 되는 순간이 왔고, 그때 나는 그동안의 노력을 한순간에 폄하하고 허물어뜨리려는 마음을 먹었었다. 결국 실력이 후퇴함으로써 그동안 시간들을 포함하여 앞으로의 시간도 모두 삭제하려는 마음. 작가의 요가에 대한 마음을 읽으며 그러지 말자는 다짐을 해본다. 충분히 다시 시작해도 좋겠다는 마음을 먹어본다. 아무래도 동네 요가원을 찾아봐야겠다. 내가 10년 전 다니던 요가원이 아직 있으려나...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작성하였습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데스타이머 사계절 1318 문고 138
전성현 지음 / 사계절 / 2022년 10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결국은 우리가 감당해야 할 세상이니까."(138쪽_'드림캐처' 중)

지금 우리가 감당해야 할 세상을 보여주는 이야기 7편이었다. 이 말은 곧 소설 속 이야기들이 모두, 현실이라는 말이기도 한 것이다. 미래의 상황이라는 가정으로 지금의 현실에서 한 발 떨어져 생각하고 싶은 마음은 간절하지만, 그렇다고 이런 현실을 간과할 수만은 없는 것이 또한 지금의 현실일 것이다. 그러니, 소설 속 상황은 모두 지금 현재의 모습이라 해도 된다. 그래서일까 모두들 조금씩은 섬뜩하기도 하고 쓸쓸하기도 하며, 한편으로는 힘을 내야만 한다는 다짐까지 들게 한다. 아무것도 하지 않고 이런 현실을 맞이할 수는 없는 노릇이니까.
우리가 기대하는 삶과 세상은 무엇일까, 그리고 또한 예상할 수 있는 모습은 어떤 걸까, 질문을 던져본다. 아직 일어나지 않은 상황을 예측해서 글로 써 놓은 이야기들을 접할 때마다 드는 의문들이다. 과연 우리는 지금 어떻게 살고 있길래 하나같이 모두가 부정적이고 어둡기만 한 것인지. 지금의 상황이 변하고 역전되어(이미 나 스스로도 지금의 상황을 부정적으로 보고 있음이 여기에서 확인되지만) 밝고 환한 세상에 대한 긍정적인 기대가 그려지는 미래가, 우리에겐 허락되지 않은 미래인 것인지. 이걸 모두가 다 알고있음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왜 바뀌지 않고, 바꾸려하지 않는 것인지. 순간 울컥, 화가 나기도 한다.
그럼, 이런 이야기들은 우리에게 무엇을 이야기하려는 걸까. 앞으로의 상황이 이렇게 될테니 각오해라? 아니면, 결국 어떤 것도 변하지 않는 미래에 살아남기 위한 제 살길을 지금이라도 빨리 만들어라? 혹은, 그저 그 상황들을 받아들이고 최후를 기다려라? 물론, 지금은 욱하는 마음으로 이런 질문들을 던져보지만, 그렇지 않다는 것을 나는 너무도 잘 알고 있다. 그리고 이런 욱하는 마음으로 우리가 무엇이든 해야한다는 것을 정말 잘 알고 있다. 그럼에도 이런 순간, 감정을 가다듬지 못하고 기분을 그대로 표출하는 것 또한 어쩔 수 없다. 이러한 세상을 우리가 만들었다는 것에 더욱 화가 나는 것을 어찌할 수 있겠는가.

계속 절망을 말하기에는 시간이 촉박했다.
"이제 와 내가 무엇을 할 수 있지?"
누군가 말해 주면 좋을 것 같았다.
아직 늦지 않았다고 말이다.(113쪽_'데스타이머' 중)

사실, 내가 듣고싶은 말이기도 하다. 아직 늦지 않았다는 말. 아직 늦지 않았으니 지금이라도 무엇을 하면 되는지를 생각하면 된다고. 그 말이 사실은 듣고싶은 말일 것이다. 수명 예측 앱이 알려주는 'D-DAY'를 최소한 하루씩, 또 하루씩이라도 늦춰보겠다는 마음으로, 무엇을 어떻게 하면 될지 치열하게 고민하고 달려들어야 한다는 생각. 그 생각이 시작이고 출발점이어야 한다. 매일이 'D-1'인 기분으로 쫓아오는 미래의 부정적인 상황과의 간격을 벌려 나가야만 한다는 다급함으로 지금을 직시해야 하지 않을까.
자꾸만 이 소설들 속 아이들과 함께 뛰어나가야 할 것만 같은 기분이다. 더 이상 늦으면 안 되니까, 지각하면 안 되니까. 더 이상 어둠 속을 헤매지 않을 수 있도록, 포춘쿠키의 행운이 우리 모두에게 골고루 돌아올 수 있도록. 그리니, 함께 달려나가야 한다. 온힘을 다 해서.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작성하였습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커다란 비밀 친구
경혜원 지음 / 창비 / 2022년 10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봄빛 도서관'에 들어서는 이 아이, 이 아이가 도서관에서 읽고 싶었던 것은 무엇일까?

아픈 엄마와 바쁜 아빠를 머리로는 이해하지만, 마음으로는 너무 외로웠을 이 아이. 밖은 이미 봄이 한창이지만 여전히 계절을 넘어서지 못하고 있는 이 아이의 그늘은 시리도록 아프다. 머리카락을 살랑 넘기는 봄바람에도 그저 시큰둥한 이 아이의 무표정은 어느 곳에서도 온기를 찾을 수 없는 고요하고도 적막함일 뿐이다.
하지만, 이 때 우리 아이에게 들려오는 따스한 봄의 기운!

_"그다음이 뭐야?"

마냥 겨울의 추위 속에 혼자 웅크리고 있어야할 것만 같던 이때! 봄은 다가왔다, 아니 두리는 다가왔다.

_"네가 읽는 책 정말 재미있다. 더 읽어줄래? 내 이름은 두리야."
_"배고프지? 밥 먹자."
_"이번 주는 어땠어? 별일 없었어?"
_"또 만나자. 여기에서 너를 기다리고 있을게."
_"하고 싶은 말 모두 나에게 들려줘. 내가 들어 줄게."
_"그럴 수 있어. 그래도 괜찮아."

커다란 비밀 친구 두리는 어쩜 이리도 마음을 다 알아채주고, 따뜻한 말로 위로해주는지. 아무것도 아닌 듯한 몇 마디의 말이 차가운 마음에 온기를 불어넣어준다. 마치 봄을 만나게 하는 방법은 별 거 아니라는 듯이. 곁을 내어주고 들어주고 공감해주며, 그 모든 것에 진심이기만 하면 된다는 듯이.
그리고 이 모든 것을 모두 지켜보고 있었을 아픈 엄마와 바쁜 아빠. 결국 우리 아이 곁을 언제까지라도 지켜줄 수 있는 든든한 '커다란 비밀 친구'일 것이다.

상담을 공부하면서 만난 말 중 '마음 챙김'이란 것이 있다. 이론이야 어쨌든, 그저 춥고 아프고 힘든 마음을 잘 다독이고 챙길 수 있어야 한다는 뜻으로 받아들였다. 그 마음 챙김을 떠올리며, 토닥토닥 해주는 두리의 말들을 가만히 들여다보게 되었다. 그리고 저 말들을 자주 써먹어야겠다고 생각했다. 다른 사람에게도, 또한 나 자신에게도. 그리고 '꼬옥' 안아줘야지. 안아주는 건 중요한 거니까.

봄빛 도서관에서 만난 친구, 그리고 병원에서 확인한 엄마와 아빠의 사랑, 그리고 이 계절을 함께한 소중한 '카다란 비밀 친구' 두리에 대한 추억 덕분에, 한뼘 더 자란 우리 아이는 그 다음 겨울이 두렵지 않을 것 같다. 추위를 이겨낼 든든한 방한 대비 완료!
앞으로 우리 아이에게 늘 봄과 같은 따뜻함만이 남기를 바라는 마음 간절하다.

덧-
괜히 두리의 말을 가만히 따라 읽으며 혼자 뭉클, 또 울컥했다. 나도 알게모르게 마음의 그늘과 외로움이 있었나보다. 사실, 저 말들은 일상에서 흔히 하게 되는, 별 의미없이 주고받는 인사말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닐진데, 왜 이 말들에 마음이 사로잡히는지. 이래서 이 책을 쉽사리 책꽂이에 꽂아놓지 못하고, 내내 책상 위에서 들춰보고 또 들춰보고 있다. 이 책이 우리 아이들에게 참 좋겠다는 생각이다. 물론 어른들에게도 무척 필요한 위로다. 그냥 내내 여운이 남는다.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작성하였습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우리의 정원 - 제20회 사계절문학상 대상 수상작 사계절 1318 문고 137
김지현 지음 / 사계절 / 2022년 9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소설을 읽는 내내 달이가 누구일까를 계속 궁금해했다. 마치 어느 순간 정원의 친구들 중 누군가가 사실은 내가 달이야, 하고 비밀을 이야기해줄 것만 같았다. 그 장면을 기대하며 읽어나가고 있었다. 그리고 어느 순간 알았다. 아! 정원과 연결되어 있는 관계들이 모두 달이였고, 달이가 누구여도 상관없었던 거구나! 그리고 정원도 역시 달이가 될 수 있었던 거구나! 정원이 달이를 찾듯 혜수가 늘 정원을 찾아와 정원 안으로 들어가고 싶어했음을 알아챘다. 그리고 정원은 기꺼이 문을 열어 자신의 정원 안으로 들어올 수 있게 혜수의 손을 잡아 이끌어 주었다. 자신의 세계를 열고 자신만의 공간을 내어주는 일, 이것이 곧 사람과 사람이 이어질 수 있는 끈이며 따뜻한 연대이지 않을까. 정원은 자신의 손을 잡아준 친구들의 온기를 발판삼아 더 큰 온기를 내어줄 수 있는 힘을 만들어낼 수 있었던 것이다.

"나중에 크면 말이야. 마당이 한 100평 정도 되는 단독 주택을 짓는 거지. 그래서 갈 곳 없는 강아지들을 많이많이 데려와서 밥도 주고, 마음껏 뛰어놀게 하는 거야."(185쪽)
"여레야, 우리도 같이 할래?"(186쪽)

나는 이런 꿈을 응원해주고 함께 실천할 수 있는 어른이 맞는지 생각해봤다. 쿠쿠 책방 부부처럼 싫어하는 것이 같은 사람들끼리 좋아하는 것을 늘리며 살아낼 수 있는 어른이 맞는지. 이 소설에 등장하는 어른들은 모두, 쉽게 어른과 아이들 사이에 경계를 세우고 그 안에서 뻔한 소리만을 고집하는 어른들이 아니다. 눈을 맞추고 이야기를 들어주며 진심으로 함께 할 수 있는 지점의 고민과 열정과 사랑을 듬뿍 쏟는다. 그런 어른이고 싶은데, 과연 나는 그런 어른일지.

우리는 앞으로 어떤 어른이 될까. 어른이 된다는 건 나보다 먼저 산 사람들의 뒤를 따라가는 거라고만 생각했다. 그런데 어떤 어른이 될지는 내가 선택하고 결정하는 것들로 이루어진다니, 그게 어른이 되는 과정이라니. 그것만큼 다행인 사실이 또 있을까?(151쪽)

어떤 선택과 결정을 할 것인가에 대한 자기 자신의 지분을 늘릴 수 있다는 것(100 중 100이 될 수만 있다면... 물론 이런 생각도 순전히 먼저 산 사람들의 뒤를 따라갔던 고리타분한 어른의 생각일 수도!)만으로도, 그래야 한다는 것을 안다는 것만으로도 안심이 된다. 그저 그렇게 하지 못했던 겁쟁이 어른의 반성이 아니냐며 놀려도 할 말이 없다. 사실이니까. 다만 우리 아이들에게만큼은 우리 아이들의 '가치관이나 살아가는 방식 같은 중요한 것들도 함께 만들고 공유하는'(151쪽) 어른으로 성장할 아름다운 기회가 주어지기를 바랄 뿐이다.

<투덜이 참새> 책이 궁금해졌다. 가끔 좋아하는 것이 뭐냐, 어떤 게 싫으냐 누가 물으면, 단박에 대답이 나오지 않는다. 우선 처음에는 음... 하고 시간을 끌고, 그나마 말해도 괜찮을 듯한 분위기나 사람 앞에서만 겨우 나의 생각을 조금, 아주 조금 내비칠 뿐. 대부분은 그저 이것도 좋고 저것도 좋아, 다 좋아. 좋아도 괜찮아, 싫어도 괜찮아, 하고 다른 사람의 생각을 따라가기 일쑤다. 그래서일까, 다른 이의 관심을 살피지 않고 자신을 있는 그대로 드러내고 보일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얼마나 대단한 것인지. 투덜이 참새가 또 누구이고 그 속에 담긴 이야기가 너무 궁금해졌다. 그리고, 나도 '투덜이 OO'이 되어 한 번 번호를 매겨볼까 싶은 생각도 들었다. 재밌겠는데, 싶은.
그리고 정원과 정원의 친구들이 부러웠다. '노잼 리스트'를 뽀개는 <<목요 독서회>>'를 만들어 함께 할 친구를 살피고 이에 마땅한 정원을 초대한 친구들이 멋지다고 생각했다. 그런 친구들의 초대에 기꺼이 응하고, 그러면서 더 눈부신 시절을 즐기는 이 아이들의 삶과 시간들이 어찌 이리도 아름다운지. 이 시간들의 소중함을 이미 어른이 된 이후 언젠가에 회상하며 느끼는 것이 아닌, 지금 현재 이 시간들의 순간순간에 느끼고 있다는 것이 감동이었다. 질투이면서 흐뭇함이기도 한, 이 아이들의 '정원'을 또 다시 엿볼 수 있는 기회가 생기면 좋겠다.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작성하였습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